이 기사는 2020년 12월 18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 2차전지 산업 발 그린뉴딜 열기가 전선업계로 옮겨가고 있다. 해상풍력 발전이 그린뉴딜 핵심 산업으로 떠오르면서 해저케이블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국내 전선업계 1위 LS전선이 대표 수혜 기업이다. 아직 실적에 반영되지 않은 해저케이블 수주 잔고만 1조원에 달한다고 하니 변수가 없으면 내년 큰 폭의 성장이 점쳐진다.수개월 전만 해도 LS그룹은 국내 그린뉴딜 열풍을 보며 마냥 웃을 수 없는 처지였다. 그룹사 LS엠트론이 2018년 동박 사업부를 사모펀드 KKR에 매각한 기억 탓이다. KKR은 3000억원에 인수한 동박 사업부를 이듬해 1조2000억원에 SKC에 매각했다. 1년 4개월 만에 무려 4배 뛰었다.
당시 LS그룹은 재무건정성을 위해 주요 사업부 매각이 불가피했다. 다만 '알짜'를 지나치게 싸게 팔았다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않다. 동박이 2차전지 핵심 소재로 주목 받으면서 SKC 주가가 올해 80% 오르자 KKR의 매각가 1조2000억원마저 싸보일 정도다. SKC 시가총액은 최근 약 3조5000억원까지 커져 ㈜LS(약 2조4000억원)를 크게 따돌렸다.
LS그룹이 안타까움을 남긴 딜은 M&A에 국한되지 않는다. 전기차 부품 자회사 LS EV 코리아 기업공개(IPO) 계획이 올해 3월 철회됐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유행이 막 시작돼 정상적인 수요예측이 불가능했다. 이후 코로나19가 일상이 되고 '따상(공모가 두배로 시초가 형성 뒤 상한가 기록)'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IPO 호황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독히도 운이 없었다.
돌이켜 보면 LS그룹은 유독 IPO 시장에서 고전했다. 2010년대 초중반 기대를 모은 LS전선 IPO는 자회사 리스크 등에 노출되며 흐지부지 됐다. 2016년 전략을 바꿔 자회사 LS전선아시아를 상장시켰으나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2017년에는 LS오토모티브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다가 돌연 지분매각으로 방향을 틀면서 거래소와 주관사 원성을 샀다.
LS그룹이 거듭한 시행착오를 곱씹어보면 매번 운이 없었다고 치부하긴 어렵다. 산업 현장 성과를 생각하면 자본시장 내 행보는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LS전선은 해저케이블 뿐만 아니라 전기차 부품 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낼 채비를 마쳤다. LS일렉트릭은 신재생에너지를 취급하는 융합사업부 흑자 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의 주가 상승 만으로 만족하기엔 잠재력이 크다.
다시 시험대에 오를 날은 머지 않았다. 재무적투자자(FI)가 3년째 묶여 있는 LS EV 코리아는 IPO 재도전이 불가피하다. 작년 FI를 유치한 LS알스코도 전기차용 알루미늄 전선을 내세워 수년내 IPO에 나서야 한다. 전기차 시장 성장성을 의심할 여지가 없는 만큼 철저한 준비가 뒤따르면 성공적인 딜이 될 수 있다. LS그룹이 쌓은 그린뉴딜 관련 실적과 역량을 자본시장에서도 꽃피울 수 있길 바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스튜디오산타클로스ENT, 주주권익 보호 '구슬땀'
- 이에이트, AI 시뮬레이션·디지털 트윈 기술 선보여
- MBK, '몸값 2조' 지오영 인수 SPA 체결 임박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한인이 설립한 RCE, 세계 첫 ‘중장비 온라인 중고거래’
- 회계법인 해솔, 부동산 타당성 자문 업무협약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베트남의 지오영 '바이메드'·전기오토바이 '셀렉스' 눈길
- 지아이에스, 코스닥 상장 위한 예비심사신청서 제출
- [꿈틀대는 토큰증권 시장]'업계 표준' 루센트블록, '두자릿수' 레코드 조준
- [Company & IB]조달 '막바지' 롯데그룹, 롯데케미칼에 쏠리는 눈
- '910억 CB 발행' 아스트, 경영 정상화 속도 낸다
최필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대수술]우리아메리카은행, 글로벌그룹 침체 속 '맏형 노릇' 톡톡
- 대구은행, '계좌 임의개설' 제재 수위 가닥…불확실성 제거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신한카자흐스탄은행, 고집스런 '기회의 땅' 도전 결실
-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대수술]베트남법인 특명 '삼성전자 예금' 의존도 낮춰라
-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대수술]조병규 행장 파격 제안, '우수 법인장' 근무지 선택권 준다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KB미얀마은행, 악재 딛고 사상 첫 연간 흑자 '의미 크다'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KB프라삭, 캄보디아 '1등' 도전 앞두고 숨고르기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KB국민은행, 어렵게 되살린 인니 부코핀 '성장 불씨'
- 우리금융, 포스증권 인수 앞두고 '라이선스 보강' 논의 한창
- [금융지주 사외이사 뉴 노멀]NH농협금융, 여전히 미흡한 '임추위·경영진' 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