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승부수]권오준에서 최정우까지…포스코 7개년 신년사 돌아보니내실 다졌던 2010년대, 향후 과제는 '철강 초격차·모빌리티 산업 선점'
박기수 기자공개 2021-01-07 08:21:00
이 기사는 2021년 01월 05일 14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년사는 한 해 기업의 방향성을 읽을 수 있는 이정표로 분류된다. 얼핏 '뻔한 이야기'처럼 보일 수 있으나 연도별 신년사를 보면 각각 드러나는 키워드와 분위기가 다름을 알 수 있다.포스코 역시 마찬가지다. 2010년 중반에는 '구조조정'과 '재무건전성 확보'가 키워드였으나 최정우 회장의 포스코가 시작된 2019년부터는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 모양새다.
최정우 회장 직전 포스코의 수장이었던 권오준 전 회장은 2014년 집권했다. 그의 첫 신년사는 2015년이었다. 권 전 회장의 핵심 키워드는 '재무적 성과 창출'이었다. 이전 회장이었던 정준양 전 회장의 '확장 정책'에 따라 권 전 회장이 포스코를 맡았던 2014년 당해 말 포스코에는 연결 순차입금만 무려 22조2780억원이 쌓여 있었다.
권 전 회장의 이어진 신년사에도 '구조조정', '구조혁신 가속', '저수익·비효율 사업 정리' 등 확장보다 내실을 다진다는 의미가 담긴 단어들이 키워드로 등장한다. 실제 권 전 회장이 회장직을 맡았던 2014~2018년 포스코는 재무건전성을 확보했다. 2014년과 2018년 말을 비교했을 때 부채비율은 88.2%에서 67.3%로, 순차입금비율은 29.2%에서 20.6%으로 떨어졌다.

권 전 회장의 마지막 신년사였던 2018년에 사뭇 다른 느낌의 문구가 등장한다. '고유 신성장 동력을 육성한다'라는 내용이었다. 이는 현재 최정우 회장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는 사안이다. 기존 철강 사업의 경쟁력을 확실히 확보하고, 비철강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탈(脫)철강'그룹으로 거듭난다는 내용이다.
2019년 첫 신년사를 발표했던 최 회장은 '100대 개혁과제'를 외치며 임기를 시작했다. 100대 개혁과제는 △프리미엄 철강제품 판매체계 강화 및 원가경쟁력 제고 △그룹사별 고유역량 중심의 사업 재배치 및 수익모델 △에너지소재사업의 성장기반 구축 △기업시민 경영이념 정립 △공정·투명·윤리에 기반한 동반성장 생태계 구축 △신뢰와 상생 기반의 포스코 기업문화 창달 등 향후 50년 기반을 다지기 위한 작업이었다.
2020년과 올해의 신년사는 변화하고 있는 재계의 흐름을 탄 듯한 느낌을 준다. 전기차와 대체에너지가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포스코 역시 그룹 차원에서 관련 수요를 창출하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특히 올해는 '이차전지소재사업 육성'과 '그린에너지·모빌리티 사업 육성'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가 등장했다.
최 회장은 최근 신년사에서 "급변하는 미래 사업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고성장과 리더십 확보가 가능한 차세대 신성장 사업으로 그린앤모빌리티(Green & Mobility) 선도 신사업을 중점 육성하고자 한다"라면서 "그룹의 핵심사업으로 육성 중인 이차전지소재사업은 리튬, 니켈, 흑연 등 원료에서부터 양극재, 음극재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강화하고, 생산능력을 지속 확대하여 글로벌 톱티어(Top Tier)로 도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작년 말 포스코그룹의 계열사 포스코케미칼은 그룹사 증자규모로는 사상 최대인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미 포스코그룹은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음극재를 포함해 그 원료인 리튬 생산까지 일괄공급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시장 확대에 따라 더 큰 투자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ESG 경영에 대해 강조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이제 제조업은 단순히 '만드는 것'을 넘어 '어떻게 잘 만들 것이냐'가 생존을 결정짓는 요인이 될 것"이라면서 "기업의 ESG 경영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더욱 커지면서 우리의 기업시민 경영이념 실천이 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ESG 부분에서도 시장의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포스코는 작년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으로 부터 ESG 종합평가 A+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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