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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 커버드본드, '한국물 공급→투심 증대' 선순환 하나은행 동참, 이슈어 3곳으로 확대…유동성 보강, 금리 절감 속도

피혜림 기자공개 2021-01-28 13:06:28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6일 06: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 조달처로 유럽 시장이 각광받고 있다. 투자층이 탄탄한 데다 담보(Cover pool) 설정 등으로 'AAA' 등급으로서의 지위를 톡톡히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2018년 한국주택금융공사에 이어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등이 발행 행렬에 동참하는 등 시장 형성에 속도가 붙는 배경이다.

한국물 커버드본드의 잇따른 등장에 발행-투자의 선순환 구조도 탄탄해지고 있다. 올해 첫 유로화 커버드본드 발행주자로 나선 하나은행은 데뷔전임에도 압도적인 투심을 확인했다. 연이은 공급으로 유동성을 확인한 유럽 기관들이 투자 규모를 늘리는 등 강한 수요로 화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원화 물꼬 후 '유로화' 가속…한국물 커버드본드 시장 확대

하나은행은 이달 26일(납입일 기준) 5억유로 규모의 커버드본드를 발행한다. 이로써 유럽 내 한국물 커버드본드(만기 5년) 발행주자는 한국주택금융공사와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세 곳으로 확대됐다. 아시아 국가 중 가장 활발하게 해당 채권을 발행하고 있는 싱가포르의 주요 이슈어 또한 DBS, UOB, OCBC 등 세 곳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유로화 커버드본드의 첫삽을 뜬 건 한국주택금융공사였다. 2010년부터 달러화로 커버드본드를 찍어왔던 한국주택금융공사는 2018년 유럽 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후 매년 유럽 시장을 찾아 커버드본드 발행을 이어오고 있다.

원화 커버드본드에 대한 예대율 수혜와 함께 시중은행의 발행세도 가속화되고 있다. 2019년 금융당국이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액을 예대율 산정 시 예수금(1% 한도)으로 인정해주겠다고 밝힌 후 국내 은행의 조달 관심이 높아졌다.

물론 외화 커버드본드는 예대율 수혜를 누릴 수 없다. 하지만 원화 조달을 위해 관련 작업에 나섰던 국내 은행권들이 조달 안정성 확대 효과 등을 겨냥해 해외 시장으로도 발행처를 넓히는 모습이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은 2019년 국내 은행 최초로 원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한 후 유로화 조달에 속도를 냈다. 국민은행은 2016년까지 커버드본드를 달러화로만 발행했으나 2019년과 2020년 각각 원화, 유로화 시장으로 조달처를 확대했다.

원화 커버드본드 채비에 나섰던 하나은행은 유로화 시장을 먼저 찾았다. 원화 커버드본드 시장의 경우 투자층이 탄탄하지 않아 수요확보가 녹록지 않은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커버드본드 장점 부각, 마이너스 금리 달성도

유럽의 경우 커버드본드 본고장으로 불릴 정도로 시장 규모가 상당하다. 유럽 역내 은행은 물론 캐나다와 호주, 싱가포르 등의 주요 은행 역시 유로화 커버드본드 발행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대비 투자자 모집 등의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배경이다.

'AAA' 등급 채권으로서 몸값을 높일 수 있는 점 역시 긍정적이다. 원화 시장의 경우 국내 시중은행이 AAA 등급을 보유하고 있어 커버드본드의 안정성을 신용등급과 몸값 등의 측면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국제 신용등급이 기준이 될 경우 상황은 다르다. 한국주택금융공사와 국내 시중은행의 국제 등급은 AA급 이하로, 이들의 커버드본드는 높은 상환 안정성 등에 힘입어 'AAA' 등급을 부여받고 있다. 유로화 커버드본드가 발행사 크레딧물 대비 높은 몸값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리 절감 효과 역시 겨냥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하나은행은 이달 유로화 커버드본드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달성했다. 프라이싱에서 가산금리(스프레드)를 유로화 미드스왑(EUR MS) 대비 27bp까지 끌어내린 결과다. 쿠폰금리를 0.01%로 설정하는 대신 할증발행해 실질 금리는 -0.17% 수준을 형성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역시 지난해 1월 프라이싱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달성했다.

◇유동성 개선, 투심 끌어올려

연이은 한국물 커버드본드 등장에 유럽 기관들의 투심도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한국물 'AAA' 커버드본드가 꾸준히 공급되자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금융기관이 발행한 유로화 커버드본드 잔량은 35억유로 수준이다.

한국물 커버드본드는 국내 주택담보대출 등을 담보로 설정하기 때문에 유럽 기관 입장에선 사실상 동일한 형태의 채권으로 간주된다. 이슈어에 따른 채권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하나은행 발행 당시에도 기관들은 이슈어보다는 향후 지속적인 발행으로 유동성을 확대할지 등에 더욱 관심을 가졌다는 후문이다.

투자수요에 기반한 발행과 이에 따른 유동성 개선으로 유로화 커버드본드 조달의 선순환 구조는 견고해지고 있다. 프라이싱 참여 기관의 주문량이 이전 딜에 비해 대폭 늘어나는 등 기관들의 투자 규모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발행-투자 호조 속에서 수요는 물론 금리 조건 등도 개선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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