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모니터/KT스카이라이프]KBS·KT 출신 이사진 명맥 끊길까②20년간 양사 출신 주축, 현재도 3명…과기부 이해관계 요건 강화, 변화 부를듯
최필우 기자공개 2021-02-02 08:06:45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6일 07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스카이라이프 이사회는 출범 이래 20년간 주요주주 한국방송공사(KBS)와의 고리를 끊지 못했다. KBS 출신 대표이사가 역사의 절반인 14년 동안 회사를 이끌면서 낙하산 논란에 시달렸다. 사외이사 한자리는 여전히 KBS 인사 몫으로 배정되고 있다.이를 의식한듯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말 이해관계가 없는 사외이사를 선임하라는 조건을 KT스카이라이프에 부과했다. 이해관계 범위에 주요주주 KBS와 KT 출신 인사까지 포함시킬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독립성 측면에서 보완된 이사회 구성이 예상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 20년간 KBS 출신 인사 19명, KT그룹 출신 인사 4명을 사내이사(대표이사 포함) 또는 사외이사로 기용했다. 양사 출신 이사가 이사진에 속하지 않은 해는 단 한해도 없었다. 현재는 홍기섭 사내이사와 국은주 사외이사가 KBS, 권행민 사외이사가 KT 측 인사로 분류된다.

KT스카이라이프 이사회가 KBS 출신 인사들과 깊이 얽혀있는 건 소유구조 영향이다. KT가 49.99%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고 한국방송공사는 6.77%를 보유해 2대 주주다. 위성방송 독점 사업자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공공성 있는 방송 기관 출신 인사가 필요하다는 게 선임 사유로 꼽히지만 주요주주가 이사진 선임에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에서 자유롭지 않다.
KT스카이라이프 이사회는 2001년 한국디지털위성방송으로 출범할 때부터 KBS 출신과 인연을 맺었다. KBS 이사 출신인 강현두씨를 초대 대표이사에 임명한 게 시작이었다. KBS 기획조정실장이었던 황규환 전 대표(2002~2004년), KBS 부사장이었던 강대영 전 사내이사(2005~2007년), KBS 보도국장이었던 이몽룡 전 대표(2010~2011년), KBS 워싱턴특파원이었던 문재철 전 대표(2012~2013년), KBS PD였던 이남기 전 대표(2014~2017년)가 사내이사 주축이 됐다.
이 전 대표 취임에 이르러서는 사회적으로 낙하산 논란이 일었고 사내에선 KBS 출신 대표이사에 대한 거부감이 표출됐다. 이 전대표가 정치권과 연결된 인사였기 때문이다. 그는 박근혜 정부에서 초대 홍보수석을 맡았던 인물이다. 당시 정치권 외풍에 취약했던 모회사 KT가 개입한 인사였다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이후 강국현 전 대표, 김철수 현 대표가 잇따라 선임되면서 낙하산 대표 굴레를 끊었으나 KBS 출신 사외이사 선임은 지속되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출범 이래 2001년, 2011년, 2012년, 2018년 단 네 해를 제외하고 매년 KBS에 적을 둔 사외이사를 기용했다. 사외이사 한 자리가 관행적으로 주요주주 측 인사의 몫이 된 것이다. KT스카이라이프에 대한 독립성 문제가 두고두고 제기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KT 측 인사도 사외이사 한 자리를 꿰차고 있다. 권 이사는 최근 매각이 결정된 KT 그룹사 KT파워텔 대표이사 출신이다. KT에서 전략CFT장, 재무실장, 경영실장 등 핵심 보직을 두루 거진 KT측 인사로 분류된다. 선임에 법적 하자는 없으나 경영진 감시와 견제라는 사외이사 제도 본연의 취지에는 부합하지 않는다는 평이다.
국 이사와 권 이사는 내년 주주총회일까지 사외이사 임기를 남겨두고 있다. 사외이사 임기가 6년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권 이사는 추가 연임이 불가능하다. 과기정통부가 최대주주 KT 뿐만 아니라 주요주주 KBS에 몸 담았던 인사를 사측과 이해관계가 있는 인물로 분류하면 KBS 전략기획실장인 국 이사 연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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