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유증&디테일]벼랑 끝 공모한 뉴로스 BW, 이례적 거래 '눈길'②수성자산운용·경진기술투자 등 한달 만에 매각, 대규모 손실…특정 개인투자자 '잭팟'

방글아 기자공개 2021-02-08 10:33:37

[편집자주]

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4일 10: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뉴로스의 11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한 개인투자자가 잭팟을 터트리면서 당시 거래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청약 미달로 기관재매각(셀다운)된 BW를 인수한 운용사가 한 달여 만에 6분의 1 가격에 되파는 과정에서 장종성 씨 등 개인투자자로 손바뀜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거래가격이 뉴로스 주가 보다도 현저히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뉴로스가 2019년 11월 발행한 11회차 BW가 최근 잇따라 신주 발행 청구로 이어지고 있다. 작년 6월부터 인수권 행사가 가능했지만 올해 들어 채권자들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뉴로스가 중국 기업으로부터 자금을 수혈받게 된 소식이 호재로 작용해 투심을 되살린 결과로 풀이된다.

BW 행사가격은 2667원으로 뉴로스 시가 6500원(3일 종가 기준)의 40% 수준이다. 최초 발행 당시 3803원이었지만 지난해 세 차례 조정(리픽싱)됐다.


이번 BW 투자로 장종성 씨 등 특정 개인투자자가 대규모 차익 실현을 하게 됐다. 이들은 60억원가량의 평가 차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특정 개인투자자가 BW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이례적 거래가 있었다는 점이다. 수성자산운용, 경진기술투자 등 기관투자자들이 헐값에 매각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기관투자자는 차익 실현 기회를 놓쳤고, 개인투자자는 잭팟을 터트리게 됐다.

11회차 BW는 공모 당시 물량의 14%만 소화돼 주관사(신한금융투자)가 345억원어치(907만3100주 분량)를 떠안아야 했다. 이에 신한금융투자는 인수 직후 10%가량(92만335주)만 남기고 310억원어치를 2019년 12월 셀다운했다. 이에 수성자산운용과 경진기술투자가 각각 14억원, 50억원씩 사들였다.

하지만 두 기관투자자는 1~2개월만에 되팔며 손해를 봤다. 수성자산운용은 인수 직후 주당 500~504원에 전량 장내에서 매각해 16억원가량의 손실을 보았다. 경진기술투자도 한 달여 뒤 주당 495~501원선에서 24만6837주를 팔아 9억원 가까운 손실을 기록했다.

문제는 이들이 매도를 결정할 당시의 뉴로스 주가다. 주당 3500~4000원선을 형성하고 있었던 것. 이 때문에 시장 일각에선 이해하기 어려운 거래하는 얘기가 나온다. 2020년 6월부터 인수권 행사가 가능했던 만큼 4~5개월가량 기다리면 손해를 상당부분 막을 수 있었던데다 차익 실현도 노려볼만 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수성자산운용은 같은 시기 인수한 뉴로스 전환사채(CB) 상당수를 현재까지 보유하는 등 장기 투자하고 있다. 이같은 투자 결정에 대해 수성자산운용에 배경 설명 등을 요구했으나 "내부 사안"이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기관투자자의 매도 결정으로 장내에 풀린 BW를 대거 사들인 게 장종성 씨와 친인척 5인이다. 이들은 청약 참여를 통해 44만7014주, 이후 장내매수를 통해 추가 88만3903주 등 총 133만917주 분량의 BW를 인수했다. 이어 세 차례 행사가 조정으로 얻은 45만6383주를 포함해 178만7300주를 주당 2667원에 살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1년3개월 만에 22억원을 투자, 79억원을 가져갈 수 있게 된 셈이다. 장 씨 등은 이미 처분을 통해 3억원의 차익을 실현했고 나머지 56억원가량은 미실현 상태다.

뉴로스는 사업 안팎에서 다양한 리스크에 노출됐을 때 11회차 BW를 4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당시 추진하던 저축은행 인수가 무산돼 주식 거래가 일시적으로 정지됐고, 분기 실적은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창립 이래 사실상 최악의 경영난을 맞고 있었다. 이에 최대주주인 김승우 대표는 대규모 지분 희석을 감내하고 BW 발행에 나선 셈이다.

두 기관투자자의 BW 인수는 이런 리스크를 감안하고 내려진 결정이었다. 특히 BW 발행에 앞서 2년간 뉴로스가 여섯번 CB를 찍어 500억원가량을 조달했다는 점에서 추가 CB 발행도 쉽지 않았다. 여기에 2019년에만 147억원 물량에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가 이뤄져 오버행 이슈도 제기됐던 시기다.

뉴로스는 현재 중국 자본 유입 소식과 함께 반전을 맞으며 주가가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11회차 BW 10억원어치(26만2950주)를 인수했던 김 대표도 10억원가량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평가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