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반도체 수급 극복한 현대모비스, '한일 무역분쟁'이 계기 약 1년반전 수급 상황 재점검, 코로나19 확산 후 재고 확대 전략
김경태 기자공개 2021-02-15 10:24:29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9일 11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들어 글로벌 자동차업계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부 완성차는 생산을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별다른 차질이 없는 상태다. 악영향을 최소화한 배경에는 그룹에서 반도체사업을 담당하는 현대모비스가 약 1년반 전부터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점이 중요하게 작용했다.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가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 재점검에 나선 시기는 2019년 한·일 경제 분쟁이 발생했던 때다. 당시 기존보다 리드 타임(lead time: 물품의 발주부터 납입돼 사용할 수 있는 때까지의 기간)을 길게 가져가는 전략으로 바꿨다.
현대모비스의 대응은 그룹 완성차인 현대차와 기아가 밝힌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 재점검 시점보다 반년가량 빠르다. 앞서 기아는 지난달 말 컨퍼런스콜에서 코로나19를 계기로 부품 수급 체계를 다시 살펴봤고 작년 10월부터는 차량용 반도체 재고에 대한 집중 관리를 시작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현대모비스가 그룹에서 반도체사업을 담당한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가운데 차량용 반도체를 개발하거나 공급·품질관리를 하는 곳은 현대오트론이다. 현대모비스도 현대오트론과 협의해 차량용 반도체를 수급에 관여하는 구조다.
한·일 분쟁이 발생하던 시점에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제조사에 이목이 집중됐지만 당시 현대차그룹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정의선 회장(당시 수석부회장)이 일본을 방문해 부품 공급망을 점검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차량용 반도체를 담당하는 현대모비스도 수급 체계를 다시 살펴보고 전략을 수정한 셈이다.
최근 자율주행 기술이 접목되며 자동차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가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과거 차량 한 대에 반도체 300여개가 들어간 반면 자율주행 3단계 이상의 차에는 반도체 2000여개가 필요하다. 현대모비스가 관리하는 반도체 품목은 14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기아처럼 코로나19가 확산 시점에 다시 전략을 점검했다. 작년 2~3월부터 재고를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고 다른 완성차보다 상대적으로 재고를 축적하게 됐다. 그 후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리드타임을 늘리면서 이슈에 대응해 생산 차질이 불거질 만큼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됐다.

현대모비스는 작년 12월 현대오트론의 반도체사업부문을 가져오며 향후 대응 역량 강화에 나서기도 했다. 현대오트론이 보유한 반도체 통합공급 및 연구개발사업을 1332억원에 인수를 올 1월1일 완료했다.
현대오트론의 반도체사업은 현대모비스가 50여명의 인력을 보낸 것에서 시작했다. 현재 반도체사업의 향후 사업 방향에 관해 검토 중이다. 사측은 지난달 말 컨퍼런스콜에서 토요타와 덴소가 벤치마킹 대상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현대모비스는 선제적인 대응으로 비교적 여유를 갖췄지만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앞으로도 시장에 수급이 불충분한 상황이 계속되면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현 상황을 위기감을 갖고 지켜보면서 리드타임 확대를 지속하며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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