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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공모채 증액 확정…녹색경영 진정성 강조 [Deal Story]1500억 모집에 5890억 주문 확보…조선업계 첫 녹색채권, 나신평에서 최고등급

이지혜 기자공개 2021-02-26 10:27:49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5일 16:0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이 녹색채권을 3000억원 규모로 증액발행한다. 모집금액을 1500억원으로 설정했지만 최대 증액 한도를 꽉 채워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이다. 수요예측에서 흥행한 덕분이다. 현대중공업은 수요예측에서 모집금액의 4배에 가까운 투자수요를 확보했다.

녹색채권의 진정성과 성장성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중공업은 녹색채권 조달자금을 친환경선박 관련 사업에 모두 투자한다. 환경부의 녹색채권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기로 MOU를 맺은 것은 물론 나이스신용평가에서도 인증평가를 받아 최고등급을 획득했다.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도 수요예측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3000억원 증액 발행 확정, 3년물에 방점

25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이 이번 공모채를 3000억원으로 증액발행키로 했다. 2년물은 600억원, 3년물은 2400억원 발행한다. 당초 모집금액이 2년물 300억원, 3년물 12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각 만기구조 별로 발행규모를 두 배 확대했다. 당초 제시한 증액한도를 모두 채웠다.

증액 기준 조달금리는 A- 등급민평금리 대비 2년물 -4bp, 3년물 +10bp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 발행금리는 2년물 1.9%대, 3년물 2.5%일 수 있다. 민간채권평가회사 4사(한국자산평가㈜, 키스채권평가㈜, 나이스피앤아이㈜, 에프앤자산평가㈜)에 따르면 19일 기준 A-등급민평은 2년물 1.97%, 3년물 2.37%다.

현대중공업이 증액발행을 결정한 데는 오버부킹의 영향이 컸다. 현대중공업은 24일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모두 5890억원의 투자수요를 확보했다. 2년물 3000억원, 3년물 2890억원 등이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A- 발행사는 장기물에 대한 수요가 많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감수하고 3년물 발행을 확대하는 것”이라며 “녹색채권이라는 점과 사업안정성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도 일부 열렸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A-/안정적'으로 평정했지만 나이스신용평가는 'A0/안정적'을 매겼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현대중공업이 세계 수위권의 시장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영업환경이 불리해 수익성이 당분간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단기적으로 수주규모가 확대되면서 사업안정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중공업은 2019년 6월 한국조선해양(구 현대중공업)에서 물적분할돼 설립됐다. 2020년 말 기준으로 한국조선해양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건조능력 기준으로 세계 1위에 올라 있으며 수주잔량 기준 전세계 시장점유율은 7.1%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의 여파 등에 타격을 받았지만 올 들어 신규수주 회복기조를 보이고 있다.

2020년 별도기준 조정부채비율은 131.1%, 조정순차입금의존도는 30.6%로 재무안정성은 우수한 수준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경쟁기업과 비교해 재무구조가 우수하다”며 “올해 IPO를 통해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재무안정성은 우수한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선업계·현대중공업그룹 첫 최고등급 녹색채권

현대중공업의 녹색채권은 상징성이 크다. 조선업계에서 처음 발행되는 것인 데다 현대중공업그룹에서 처음으로 인증평가를 거쳐 최고등급을 받았다. 그룹 최초 녹색채권 발행사는 현대오일뱅크다. 그러나 인증등급을 받진 않았다. 인증등급은 검증이나 인증의견보다 평가절차가 한층 엄격하게 이뤄진다.

현대중공업의 녹색채권은 나이스신용평가에서 인증평가를 받았다. 그 결과 △프로젝트의 적합성 △프로젝트 선정의 적정성 △자금관리의 적정성 △외부공시의 충실성 등 모든 부문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인증등급에 영향을 줄수 있는 기타고려요소(α)의 △ESG 관련 부정적 논란과 대응 △그린워싱(무늬만 녹색) 리스크 △크레딧 이벤트 등에서도 걸리는 지점이 없었다.

현대중공업은 녹색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을 모두 친환경선박을 건조하고 관련 시설투자와 기술을 개발하는 데 향후 3년 안에 모두 투입하기로 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녹색채권의 현금흐름을 추적할 수 있을 것”이라며 “녹색채권을 상환할 때까지 연 1회 사후보고를 진행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적정한 내부승인 절차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이번 녹색채권 발행은 그룹 경영방침에 따른 것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초 ‘그룹 최고 지속가능경영 책임자’로 가삼현 사장을 선임하고 ‘그룹 ESG실무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룹 ESG실무위원회는 그룹 경영전략을 반영해 ESG 성과관리 체계를 세우고 ESG개선활동을 진행한다.

사후관리도 철저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환경부와 녹색채권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기로 MOU를 맺었다. 이 MOU는 사후관리를 외부기관에서 인증받도록 권고하는 내용이 포함된다. 한영석 사장이 직접 참석해 협약서에 서명했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경영진과 실무진이 녹색채권 발행과 인증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며 “만기까지 사후관리 인증평가를 제대로 진행해서 현대중공업이 SRI채권(사회책임투자채권, ESG채권) 인증의 모범사례로 남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의 이번 공모채는 5일 발행된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대표주관업무를 맡았다. 이밖에 하이투자증권과 키움증권, DB금융투자가 인수단으로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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