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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삼성운용, 의결권 행사 '롯데'에 유독 엄격했다③쇼핑·케미칼·하이마트 등 '반대표'...SK·LG·현대차 계열사 안건 모두 찬성 ‘상반’

김시목 기자공개 2021-03-22 13:28:14

[편집자주]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들이다. 자금을 맡긴 고객들의 집사이자 수탁자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개별 운용사들의 조직체계와 주주활동 내역을 관찰·점검하고 더벨의 시각으로 이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7일 10: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자산운용의 의결권 행사는 5대 대기업 중 롯데그룹에 유독 엄격했다.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롯데하이마트 등 세 곳 계열사에 무더기 반대표를 행사했다. 임직원퇴직금 관련 지급규정 개정을 모두 제지한 가운데 일부 사외이사, 감사 등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계열 패밀리그룹인 삼성그룹을 제외한 5대 주요 대기업과 비교하면 반대표 행사는 더욱 두드러졌다. SK그룹, LG그룹, 현대차그룹 등에선 이사 및 감사 선임, 임직원보수 관련 안건에 대해 산하 계열사에 대해 단 한 건의 반대표가 나오지 않았다.

◇롯데그룹 계열사 연거푸 반대표

더벨이 삼성자산운용의 지난해(2019년 4월초~2020년 3월말) 의결권 행사 내역을 분석한 결과 총 297개 투자기업의 주주총회에서 2048건의 안건에 대해 찬성, 반대, 중립으로 의결권을 행사했다. 반대표를 행사한 안건은 총 114건으로, 반대율은 5.57%다.

눈에 띄는 대목은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내놓은 안건에 대한 반대율이 상당히 높았던 점이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3월 주총에서 세 건의 안건을 반대했다. 롯데쇼핑 역시 같은 규모로 반대표를 행사했다. 롯데하이마트는 두 곳보다는 적은 한 건이었다.


롯데케미칼은 당시 13개의 안건 중 3건을 삼성자산운용에서 반대했다. 낮은 출석률 전적이 있는 사외이사와 감사 등에 대한 선임과 임원퇴직금 지급규정 개정(주총에서 이사회로 넘기는 안)에 대해 제지했다. 다만 삼성자산운용의 반대권에도 원안대로 가결됐다.

당시 롯데케미칼 안건에 대해선 의결권을 보유한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입장이 엇갈렸다. KB자산운용의 경우 해당 안건에 대해 모두 찬성표를 던졌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삼성자산운용과 함께 사외이사, 감사, 임원퇴직급여 지급규정 개정 등에 반대했다.

삼성자산운용은 롯데쇼핑에 대해서도 롯데케미칼과 같은 동일 잣대를 적용해 사외이사, 감사, 임원퇴직급 지급규정 개정 등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했다. 롯데쇼핑 지분을 보유한 한국투자신탁운용도 동일한 원칙을 적용해 3건의 안건에 대해 모두 반대했다.

삼성자산운용의 엄격함은 한 해 전 같은 기간(2018년 4월~2019년 3월)과 비교하면 상당히 강도가 높아졌다. 이번에 반대표를 던진 롯데케미칼, 롯데쇼핑, 롯데하이마트뿐만 아니라 롯데그룹 계열사 전체 안건에 대해 2019년 3월엔 모두 찬성 의결을 냈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 인사, 규정 등에 대해 의결권 지침을 벗어나는 경우가 많았다”며 “기본적으로 삼성자산운용이 해당 계열사 지분을 모두 들고 있는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범위를 넓혀봐도 이슈가 많았던 일부를 제외하면 반대표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 SK·현대차·LG그룹 무사패스 ‘대조’

국내 5대 간판 그룹과 비교하면 롯데그룹에 대한 스탠스는 두드러진다. 현대차그룹뿐만 아니라 LG그룹, SK그룹 등 계열사 안건에 대해선 단 한 차례의 반대표도 없었다.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 감사 등 인사 및 이사보수한도와 분할계획 등까지도 모두 찬성이었다.

가장 많은 안건이 올라온 SK그룹은 10개 기업의 86건에 대해 대부분 찬성표를 던졌다. 특히 롯데에 엄격했던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에 대해서도 반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유일하게 반대한 SKC코오롱PI(이사회 단축기간 축소 변경 건)은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현대차 계열사에 대해서도 예외는 없었다. 현대차를 비롯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 현대건설 등 8곳 기업에 대해 반대표는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역시 사내 및 사외이사, 감사 등의 인사와 이사보수한도, 분할계획 등 다양한 안건이 통과됐다.

LG그룹은 5개 계열사(디스플레이, 화학, 유플러스, 생활건강, 이노텍) 26개 안건 역시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계열사 전원 안건에 올라온 이사보수한도 증액에 대해선 적절한 보상과 유인 등의 측면을 감안하면 주주가치를 훼손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통과시켰다.

삼성자산운용은 5대 그룹 간 동일한 의결권 행사 원칙과 기준이 적용된 점을 강조한다. 외형상 동일한 안건이라도 기존 제도와 시스템 등 실질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점에서 의사결정 차이가 발생한다는 입장이다. 그룹 간 차이점이 다른 결과의 배경이란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 대비 타그룹의 찬성율이 상당히 높은 것은 지표상으로 나타난다”며 “한 해 전만 해도 롯데그룹도 다르지 않았던 점도 사실”이라며 “그룹이 아니라 안건이나 이슈 등에 따라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점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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