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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독자노선' 택한 KCGI, 펀드 하나만 '손실'전체 평가익 2900억 상회…헬레나홀딩스 평가손실, 타코마앤코도 위험수위

유수진 기자공개 2021-04-06 09:53:14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2일 14: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과의 지분 공유 관계를 정리하고 독자노선을 걷는다. 기업가치 개선을 위해 주주로서의 역할을 계속하겠다고 밝혔지만 자유로운 지분 매각이 가능해진 만큼 본격적으로 엑시트(자금회수) 전략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출자자(LP)들로부터 투자를 받아 펀드를 만들고 한진칼 지분을 산 KCGI는 기업가치를 높여 수익을 극대화하는 게 최종적인 목표다. 경영권 분쟁 종식으로 한진칼 주가가 작년 11월 대비 33% 가량 떨어졌지만 여전히 70% 안팎의 수익율을 기록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평가이익이 약 2800억원에 달한다.

KCGI는 현재 8개의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한진칼 주식 1162만190주(신주인수권 제외)를 보유하고 있다. 2018년 8월 첫 SPC인 그레이스홀딩스를 설립한 이후 계속 SPC 수를 늘려가며 지분 매집을 이어왔다. 가장 최근 거래는 지난달 그레이스홀딩스가 조현아 전 부사장의 주식 5만5000주를 매입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그레이스홀딩스(64.8%) △엠마홀딩스(13.8%) △헬레나홀딩스(7.4%) △디니즈홀딩스(4.7%) △베티홀딩스(3.4%) △캐트홀딩스(2.3%) △캐롤라인홀딩스(1.9%) △타코마앤코홀딩스(1.8%) 등이 있다. 8개 SPC가 들고 있는 지분 가치를 현재 주가(1일 종가 5만7400원)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약 6670억원으로 산출된다.


투자수익을 확인하기 위해선 취득금액을 알아야 한다. 공시상 KCGI가 그레이스홀딩스를 통해 초반에 매수한 주식 293만8938주는 가격 확인이 불가능하다. 당시 지분율이 5% 미만이어서 공시 의무가 없었기 때문이다. 강성부 KCGI 대표도 저가매수 했다고만 밝힐 뿐 매입단가를 정확히 언급한 적이 없다.

대략적인 계산은 가능하다. 주당 1만7500원에서 2만3000원 사이에 거래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레이스홀딩스 법인 등기일인 2018년 8월28일부터 보유 지분 5% 초과로 인한 공시 전날인 11월13일 사이 한진칼 주가(종가 기준)가 이 범위에 속하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면 그레이스홀딩스의 초창기 지분 매입가는 514억~676억원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KCGI가 지금까지 한진칼 지분 17.54%(1162만190주)를 확보하는 데 총 3614억~3776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산출된다. 주당 평균 매입단가가 3만1105~3만2496원이다. 1일 종가가 5만7400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수익률이 77~85%라는 계산이 나온다. 지분 평가이익이 2900억~3000억원 가량이다.

KCGI가 수익 측면에서 선방하고 있는 건 주가가 크게 오른 뒤 매집을 멈췄기 때문이다. 작년 5월 엠마홀딩스를 통해 11만1390주를 주당 9만4248원에 산 것과 최근 조 전 부사장과의 블록딜을 제외하면 작년 3월 주총 전후가 사실상 마지막 거래다.

다만 작년 8월 한진칼의 신주인수권증권(워런트) 80만주를 공개매수했다. 주당 2만5000원을 줬으니 200억원을 투자한 셈이다. 또한 지난 2년 간 그레이스홀딩스와 엠마홀딩스 등의 보유 지분으로 담보대출을 받고 연장하며 지분을 늘려왔다. 이자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실제 평가이익은 이보다 적을 수 밖에 없다.

SPC 중 하나인 헬레나홀딩스에서는 평가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SPC를 통한 지분 매집은 작년 2월부터 3월 두달 간 이뤄졌다. 당시 주당 4만7143~7만9177원에 총 85만4257주를 샀다. 평균 매입단가가 5만8870원으로 유일하게 현재 주가(5만7400원)를 상회한다. 손실율은 2.5% 가량이다.

3자연합의 해체 등을 이유로 주가가 더 떨어지면 타코마앤코홀딩스 역시 손실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평균 취득가격은 5만5999원으로 현재 주가와 큰 차이가 없다. 나머지 SPC들은 주당 매입단가가 평균 3~4만원 대로 단기간에 마이너스가 되긴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초기 물량이 많은 그레이스홀딩스와 디니즈홀딩스는 취득가가 주당 2만원대로 수익률이 100%를 상회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KCGI의 한진칼 주식 보유 기간(추정) 내 주가 흐름 <출처:네이버 금융>

추후 KCGI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현재 주가가 매입 시점보다 오른 건 맞지만 지분 보유기간 내 고점(작년 4월24일) 대비 반토막 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일단 시간을 갖고 출구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있다. 증권업계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고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완료되면 주가가 지금보다 오를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공격'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였다면 이젠 '협력'으로 노선을 바꿀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KCGI는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및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주주로서 견제와 감시를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경영진의 올바른 결정에 대해서는 지지를 할 것"이라고 태도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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