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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Watch]영구채·후순위채 투심 급감, 농협은행 조달금리 촉각금리 상승, 금소법 시행에 수요 위축…비용 상승 불가피 관측도

피혜림 기자공개 2021-04-12 13:23:38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9일 0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금융회사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후순위채에 대한 투심이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비교적 높은 금리 등을 바탕으로 무난히 투자 수요를 확보하던 것과 대조적이다. 장기금리 상승으로 현재 수준의 조달금리를 유지하기 어려워진 데다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금소법) 시행으로 투자 수요 자체가 위축된 점 등이 맞물린 결과다.

당장 이달 발행을 앞두고 있는 NH농협은행 딜에 관심이 쏠린다. NH농협은행은 이달 21일께 4000억원 안팎의 영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급변한 시장 분위기를 확인한 우리금융지주 영구채와 소액 미배정을 겪은 메리츠화재 후순위채에 이은 발행이다. NH농협은행 딜에 대한 우려가 더욱 고조되는 배경이다.

◇수요 위축·금리 부담 '이중고'…투심 급변

활황을 이어갔던 금융사 영구채·후순위채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국고채 등 금리 반등으로 해당 채권에 대한 금리 부담이 높아지면서다. 시장금리가 상승세로 전환된 후 투자자와 발행사의 조달 눈높이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는 모습이다.

특히 영구채는 금소법 시행과 맞물려 조달이 더욱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지난달 25일 금소법 시행으로 주요 투자층이 리테일인 영구채의 투심 위축세가 더욱 두드러졌다는 설명이다. 소비자 보호 강화 등으로 영구채 세일즈가 이전 대비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영구채 수요예측에 나선 우리금융지주 딜을 기점으로 조달 분위기는 급격히 바뀌고 있다. 시장금리 반등과 금소법 시행의 이중고를 직면한 우리금융지주는 최대 발행금액(2000억원)을 겨우 웃도는 수준의 청약금을 모았다.

올 1분기 조달을 마친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영구채 수요예측에서 각각 1.1조원, 7040억원의 자금을 모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금융지주사의 잇따른 발행으로 물량 부담이 상당해진 데다 공격적인 발행금리 등으로 투자 여력이 감소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 시장에서 매입한 영구채를 팔아 북(book)을 비우고 새 물량을 담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하는데 2%대 조달금리를 달성한 KB금융지주 딜 이후 이같은 구조가 깨져버린 모습"이라며 "기존 투자 수요가 위축된데다 금리 상승과 금소법 시행 등의 악재가 맞물려 조달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뀌었다"고 말했다.

◇농협은행 발행금리 예의주시…금융사 투자 매력도 저하 '주목'

녹록지 않은 시장 여건 속에서도 수요를 모았던 우리금융지주와 달리, 후발주자들의 상황은 더욱 쉽지 않아지고 있다. 이달 후순위채 발행에 나섰던 메리츠화재는 수요예측에서 2000억원 모집에 1900억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이후 추가 주문을 확보해 모집액을 채우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달라진 투심을 드러내기엔 충분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후발주자로 나선 NH농협은행의 경우 조달금리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이달 21일 4000억~5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한다.

후순위채에 비해 금소법 영향력이 더욱 높은 영구채 발행인 데다 비교적 대규모 조달이라는 점에서 물량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뒤를 이어 NH금융지주가 3000억~4000억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을 대기하고 있다는 점 역시 투자 매력도를 낮추는 요소로 지목된다.

NH농협은행이 수요예측을 거치지 않는 방식을 택한 것 역시 이같은 부담을 고려한 요소일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달라진 시장 환경 탓에 공개입찰에 대한 부담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투자 수요 감소와 금리 반등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조달금리 상승을 피하긴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NH농협은행은 특수은행 지위 상 수요예측 제도를 활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농업협동조합법에 의한 특수은행이라 일반 시중은행 및 지방은행과 달리 채권 발행에 있어 수요예측 방식이 아닌 모집·매출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최근 은행과 금융지주 등 금융사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낮아진 점 역시 마이너스 요소다. 각종 규제 정책 등으로 금융기관의 성장성 저하가 가속화되고 있어 채권 중에서도 안정성이 떨어지는 영구채와 후순위채에 대한 인기가 낮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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