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ES·SK이노 배터리 분쟁]거부권 행사 직전 전격 합의…종식까지 2년현금 1조+로열티 1조, 향후 10년 간 추가 쟁송 안하기로
박기수 기자공개 2021-04-13 19:02:10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1일 17: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확히 2년 걸렸다. 2019년 4월 말 불거진 LG에너지솔루션(LGES)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전쟁'이 이달 11일 종결됐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가 결정되기 하루 전이다. 양 사가 합의(Settlement)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모든 소송절차는 모두 마무리됐다.◇합의까지 꼬박 2년, 배상금 '2조원'
11일 양 사에 따르면 LGES와 SK이노베이션은 미국 ITC에서 진행되고 있는 배터리 분쟁을 모두 종식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포함해 국내·미국 법원에 계류돼있는 모든 소송절차가 마무리됐다.
이번 합의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은 LGES에 현재가치 기준 2조원을 지급한다. 현금 1조원과 로열티 1조원이다. 구체적인 로열티 지급 방식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또한 양 사는 향후 10년 간 추가 쟁송도 하지 않기로 했다.
김종현 LGES 사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한미 양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 발전을 위해 건전한 경쟁과 우호적인 협력을 하기로 했다"면서 "미국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배터리 공급망 강화 및 이를 통한 친환경 정책에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라고 공동 입장을 밝혔다.
LGES는 "이번 합의는 공정경쟁과 상생을 지키려는 LGES의 의지가 반영됐고, 배터리 관련 지식재산권이 인정 받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라면서 "폭스바겐과 포드를 포함한 주요 고객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됐고, SK이노베이션의 조지아 공장도 정상적으로 운영이 가능하게 됐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변함 없는 지지를 보내준 조지아주 주민들과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 주정부 관계자 등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라면서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배터리사업 운영 및 확대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됐으므로 조지아주 1공장 안정적 가동 및 2공장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글로벌 전기차 산업 발전과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국내외 추가 투자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조원씩 양보한 양 사
올해 2월 ITC의 최종판결 이후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기간은 한국시간 기준 이달 12일이었다. 사실상 하루 앞둔 극적 협상 타결이다.
양 사의 극적 타결 배경은 현 분쟁을 관할하고 있던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중재였다고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 배터리 산업 환경에서 양 사가 차지하고 있는 위상이 작지 않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도 양 사가 원만히 화해하는 것이 최고의 시나리오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장 큰 관심사였던 합의금을 살펴보면 양 사가 서로 한 발씩 공정하게 양보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최종 판결 이후 합의금 규모 과정에서 LGES는 약 3조원을 요구했던 반면 SK이노베이션은 마지노선으로 약 1조원을 설정했다고 알려져 있다. 서로 1조원씩 양보한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은 LGES가 요구한 3조원을 절대 낼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심지어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은 LGES의 요구를 들어주느니 미국 사업을 철수하는 것이 주주가치를 보호할 수 있는 길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은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미국 사업을 철수한다는 계획을 유력히 검토 중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이 행사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최종 판단한 SK이노베이션과 상생 협력의 필요성을 공감한 LGES가 서로 한 발씩 양보해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년 간의 분쟁을 끝으로 합의를 본 양 사는 향후 미국 내 경영 불확실성을 모두 제거할 수 있게 됐다. 이번 합의로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도 없던 일이 됐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이 승소한 특허권 관련 ITC 분쟁을 포함해 SK이노베이션의 배상금을 판결할 델라웨어 민사법원 분쟁도 없던 일이 됐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우리금융 "롯데손보 M&A, 과도한 가격 부담 안한다"
- 신한캐피탈, 지속성장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체계 강화
- 하나금융, ELS 악재에도 실적 선방…확고한 수익 기반
- 하나금융, 자본비율 하락에도 주주환원 강화 의지
- 국민연금, '역대 최대 1.5조' 출자사업 닻 올렸다
- [도전 직면한 하이브 멀티레이블]하이브, 강한 자율성 보장 '양날의 검' 됐나
- [퍼포먼스&스톡]꺾여버린 기세에…포스코홀딩스, '자사주 소각' 카드 재소환
- [퍼포먼스&스톡]LG엔솔 예견된 실적·주가 하락, 비용 절감 '집중'
- [퍼포먼스&스톡]포스코인터, 컨센서스 웃돌았지만 주가는 '주춤'
- 신한금융, ‘리딩금융’ 재탈환에 주주환원 강화 자신감
박기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동화일렉의 보물 '중국', 유럽·미국 확장 기반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엔켐, 운전자본 '다이어트'…투자 재원 마련 묘수
- 'IFRS'라는 시스템
- 스마일게이트RPG, 기업가치 '7조' 추산…IPO 전망은
- 'K-GAAP과 IFRS 사이' 스마일게이트의 CB 스토리
- 스마일게이트, CB 전환권 만료 덕 순이익 '8512억'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롯데·SK·솔루스' 재무 한눈에 보니…CAPA가 실적 갈라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후발 주자 케이잼의 든든한 버팀목 '고려아연'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롯데 전지박 큰그림 속 조용히 힘 키우는 '롯데정밀화학'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재무체력 우수' 롯데EM, 배터리 캐즘 극복 청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