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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S·SK이노 배터리 분쟁]SK "비현실적 배상 없다"…'n조원' 배상 가능성은급등한 부채 부담…LGES 측 제안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듯

박기수 기자공개 2021-03-12 11:08:05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1일 15:4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LGES)과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전 패소 후 SK이노베이션 이사회가 LGES의 과도한 배상 요구가 있을 경우 이에 대해 '수용 불가능'하다고 결정을 내리면서 실제 합의금 규모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더불어 최근 부채 부담이 가중되고 있었던 SK이노베이션의 재무구조 역시 재조명받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이사회는 10일 "경쟁사(LGES)의 요구 조건을 이사회 차원에서 향후 면밀히 검토하겠지만 사실상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배터리 사업을 지속할 의미가 없거나 사업 경쟁력을 현격히 낮추는 수준의 요구 조건은 수용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LGES는 ITC 소송 승소 후 "(SK이노베이션이) 진정성 있는 자세로 대화에 임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밝히며 적절한 수준의 합의금을 마련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LGES 측은 SK이노베이션의 수주 잔고와 향후 배터리 사업의 현금창출력에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적용해 많게는 6조~9조원의 배상금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이 LGES의 요구액을 받아들일 만한 상황일까. 시장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LGES와 마찬가지로 SK이노베이션 역시 지난 몇 년간 공격적 투자를 단행한 결과 부채 부담이 눈에 띄게 높아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말 SK이노베이션의 연결 부채비율과 순차입금비율은 각각 149%, 63.7%다. 2019년 말보다 부채비율은 31.9%포인트, 순차입금비율은 21.3%포인트 상승했다. 2020년 말 순차입금의 규모는 9조8404억원으로 10조원에 육박한다.

높은 부채 부담으로 SK이노베이션은 작년 말 국제 신용평가사들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내렸던 바 있다. 간신히 '투자 등급'에 드는 등급으로 떨어진 셈이다.


유동비율 역시 매년 하락세다. 작년 말 유동비율은 120.7%로 2019년 말보다 45.3%포인트 하락했다. 유동비율은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단기 지급 능력의 잣대가 된다.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작년 말 기준 4조9115억원이다. 다만 총차입금(14조7519억원)이 15조원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자금 상황이 여유롭다고 보기 힘들다.

여기에 SK이노베이션은 작년 코로나19와 원유전쟁의 여파로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바 있다. 연결기준 영업손실액만 2조5688억원이다. 유동성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한 이 시점에서 LGES 측의 'n조원' 배상 요구는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LGES 측에서는 분할 지급 방식, 계열사 지분 등을 이용해 합의를 봐도 된다는 입장을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자회사인 SK종합화학과 SK루브리컨츠의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와 맞물려 업계에서는 LGES가 SK이노베이션 자회사에 재무적 투자자(FI) 혹은 전략적 투자자(SI)로 들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다만 이 역시 SK이노베이션이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지급 방식이 어떻게 됐든 LGES가 제시한 금액 총액을 SK이노베이션이 받아들일 경우 사업 경쟁력 약화 등이 이어질 만큼의 큰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양 사가 합의금 규모에 대해 공통점을 찾지 못할 경우 미국 델라웨어 연방법원에서 진행되는 손해배상과 관련한 민사 재판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다만 이 경우 재판 결과가 나올때 까지 1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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