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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신한은행 서울시금고 제재 근거 '배임죄' 은행법 아닌 형법상 문제로 판단, 6000만원 과태료 의결은 변동 없어

손현지 기자공개 2021-04-26 07:53:21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2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원회가 신한은행의 서울시금고 입찰 과정에서의 불건전 영업행위 제재에 대한 새로운 법적 근거안을 내놨다. 당초 금융감독원이 '은행법', '지배구조법' 위반 사항으로 판단한 것과 달리 '형법상' 배임죄를 적용해야 할 사안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이미 의결이 끝난 사항이라 제재상 달라지는 점은 없겠지만 향후 지자체금고 유치 과당경쟁 감독 기류에 변화가 줄 여지를 남긴 판단 근거란 평이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18일 제3차 안건검토 소위원회를 열고 금감원의 신한은행 종합검사 결과에 대한 조치안을 상정했다. 올해 2월 이미 의결된 사항에 대한 검토 회의였다. 이날 회의에는 은성수 위원장, 도규상 위원장, 최훈 위원, 윤석헌 위원, 이승헌 위원, 위성백 위원 등이 참여했다.

금융감독원은 올 2월 신한은행 측에 2019년 실시한 종합검사와 관련해 총 21억3110만원 상당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기관 조치 사항은 총 12건이었는데 △장외파생상품 거래시 설명서 교부의무 위반 △주가연계증권(ELS) 신탁계약 체결과정 녹취의무 위반 △영리목적의 광고성 정보 전송행위에 개인신용정보 부당 이용 △지자체금고 입찰 불건전행위 등이 포함된다.

그 중 이번에 금융위가 다시 화두를 꺼낸 조치안은 바로 '자자체금고 입찰 관련 불건전 행위'이다. 금감원 종합검사 결과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2018년 서울시금고 입찰에서 운영제안서를 제출할 때 전산시스템 구축비용 명목으로 1000억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그 중 차세대전산구축비용으로 산정됐던 393억3000만원은 사실상 불필요한 부분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이를 불건전 영업 행위로 판단했다. 위반 행위 판단의 근거는 '은행법'과 '지배구조법'이었다. 우선 은행법 제 34조2 제1항 제3호에 의거해 '정상적인 수준을 초과하는 재산상 이익 제공 금지' 조항을 위반한 것으로 봤다.

아울러 사외이사들에게 거짓 정보를 제공했다는 점에선 '지배구조법'을 어겼다고 봤다. 신한은행 기관고객부가 서울시금고 입찰 과정에서 비용 예산과 관련해 이사회 의결을 받는 과정에서 전산 구축 예상 비용으로 1000억원이 아닌 650억원을 반영해 보고했던 것이다.

이로 인해 출연금(3321억원) 한도가 333억원이나 과다 산출됐는데 만일 비정상적 재산상이익을 반영했다면 더 줄어들었을 것이란 관측이다. 지배구조법 제18조 제1항 등에 의거해도 금융회사는 사외이사의 원활한 직무수행을 위해 충분한 자료를 제공해야 하며 거짓으로 제공해선 안된다고 명시돼 있다.

결국 금감원은 올해 2월 신한은행 측에 6000만원 상당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5대 시중은행이 모두 뛰어든 서울시금고 입찰과정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400만원 상당의 비정당한 출연금을 제공한 것으로 평가한 것이다. 금융위에도 제재조치 안건을 상정했다.


당시 금융위도 해당 안건을 의결했다. 그러나 제재안에 동의했던 사유는 금감원과는 아예 달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는 '형법'상 배임죄로 간주하고 과태료 제재를 의결했다. 이는 금감원의 제재 근거를 뒤엎는 시각이다. 지난 2월 제재안을 원안대로 처리했지만 2개월 만에 안건검토 소위원회를 통해 다시 짚어준 이유이기도 하다. 금융위의 처벌 근거는 금감원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적시한 셈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원안대로 의결했던 건 신한은행이 내부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한 행정처분이었을 뿐"이었다며 "금감원의 방식대로 해당사항에 은행법과 지배구조법을 적용하는게 적절한지 다소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신한은행 서울시금고 사태와 관련해 이사회에 대한 보고 등 법령상 정해진 내절차를 준수하지 못한 문제로 판단했다. 금감원의 논리처럼 은행법이나 지배구조법까지 적용해 평가할 사안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아울러 '이사회에 대한 허위 보고'을 주요 지적사항으로 꼽았다. 당초 신한은행이 지자체에 제공할 재산상 이익은 1000억원었지만 기관영업부는 이사회에는 그 중 600억원만 보고했다. 나머지 400억원에 대한 부분을 보고하지 않은 점이 화근인데 이는 형법상 '배임죄'에 해당한다는 논리다.

이날 금융위는 금감원 일반검사국측에 이를 추후 검토 과제로 여겨달라는 입장을 전했다. 다만 금감원은 신한은행 임직원이 회사의 이익을 위하여 지방자치단체에 재산상 이익을 제공한 것은 ‘경영상의 판단’이기에 배임죄에 해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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