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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오너가 유일 등기임원 '39년생 정재은 회장' 일선 물러나 27년째 조선호텔앤리조트 사내이사, 호텔사업 '애착'

최은진 기자공개 2021-05-21 08:10:13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0일 07: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그룹 오너일가는 '군림하되 지배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계열사 사내이사로 참여하지 않는다. 총수인 이명희 회장은 물론 경영 전면에 나선 실질적 경영주체인 정용진·정유경 남매 역시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지 않는다. 회장·부회장·사장이라는 직함 뒤에서만 존재할 뿐이다.

하지만 오너일가 중 유일하게 그룹 계열사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인물이 있다. 바로 이 회장의 남편 정재은 명예회장이다. 그는 30년간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사내이사로 활약 중이다. 실질적으로 경영에 나서는 주체가 아닌 그가 오랜기간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데 관심이 몰린다.

신세계그룹 오너일가는 경영전면에 나서 직접 지배하는 형태의 경영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문서로 드러나지는 않는다. 상위권 대그룹의 경우 오너일가가 대표이사 혹은 이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하는 것과는 다르다. 신세계그룹 총수인 이 회장은 물론 실질적으로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정용진 총괄 부회장, ㈜신세계 계열 회사들을 책임지는 정유경 총괄 사장 모두 미등기 임원으로만 존재한다.

표면적으로 따져보면 신세계그룹은 전문경영인 체제가 확실하게 자리잡힌 기업으로 꼽힌다. 그러나 그룹 모기업격인 ㈜이마트와 ㈜신세계의 대표이사가 각각 사장직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총괄 부회장과 총괄 사장 직급을 가진 오너일가가 이들 대표이사보다 서열상 한단계 윗 직급이다.

굵직한 경영사안에 대해 전략실 등을 통해 오너일가에 보고되고 최종확정되는 수순을 거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신세계그룹 오너일가는 경영은 하되 결과에 대해선 책임지지 않는 애매한 위치에 서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재계서 신세계그룹 경영시스템에 대해 '그림자 경영'이라는 말로 평가한다.

그런데 오너일가 가운데 유일하게 이 회장의 남편 정 명예회장이 조선호텔앤리조트 등기임원으로 활약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신세계그룹 경영원칙을 감안하면 이례적이고도 특이한 사례다.

더욱이 총수인 이 회장이나 정 총괄 부회장, 정 총괄 사장과 달리 공식적으로 정 명예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인물이라는 데 주목된다. 총수인 이 회장조차 출근을 하는 등 실질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미 오래 전 일선에서 물러난 정 명예회장이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린다는 점은 꽤 독특하다는 평가다.

정 명예회장은 1994년부터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삼성그룹 등에 편입됐다가 완전히 신세계그룹 품에 안기게 된 때부터 정 명예회장이 등기임원으로 활약한 셈이다.

조선호텔앤리조트의 대표이사가 7번이나 바뀌는 27년의 세월동안 정 명예회장의 등기임원 지위는 유지됐다. 최근에는 한번 더 중임까지 하며 명맥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게다가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이사회에 정 명예회장 외 한채양 대표이사, 임영준 지원담당 단 세명만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 명예회장의 입지는 꽤 크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가 1939년생으로 현재 82세 고령의 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사회 활동을 계속해 나가고 있는 지 불분명하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비상장법인이기 때문에 이사회 내역이 공개되지 않는다. 정 명예회장이 조선호텔앤리조트 본점에 집무실을 차려놓고 간혹 출근을 한다고 전해지지만 실질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는 않고 있다. 간혹 아이디어가 있을 경우 직원들에게 전달하는 정도에 그친다.

신세계그룹 주주에서도 정 명예회장은 빠져있다. 2006년경 두 자녀에게 지분 전량을 증여했다. 총수인 이 회장과 두 자녀의 지분만 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이마트가 지분 100%를 보유한 완전 자회사이다. 엄밀히 말하면 정 총괄 부회장 체제 하에 놓여있다.

그럼에도 정 명예회장이 등기임원직을 유지하는 배경에 대해서는 나름의 애착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신세계그룹 명예회장이라는 직함과 함께 조선호텔 명예회장이라는 직함도 함께 활용한다.

딸인 정 총괄 사장이 조선호텔앤리조트에 임원직급으로 근무할 당시 그를 지원하기 위해 매일 상주했다는 일화가 회자되기도 했을 정도로 고급화를 위해 공을 쏟았다는 후문이다.

이러한 애착이 최근까지 이어지며 등기임원에서 손을 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는 정 명예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정 총괄 부회장이 조선호텔앤리조트의 고급화 전략을 한층 더 확대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정재은 명예회장은 현재 경영활동을 하지 않지만 조선호텔앤리조트 본사에 집무실을 마련하고 출근을 한다"며 "아이디어나 인사이트가 있을 때 이를 직원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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