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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 MBK 회장 "한중일 투자 기회 여전히 많다" 런던정경대 대체투자학회서 3개국 투자 견해 밝혀

한희연 기자공개 2021-05-20 13:57:56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0일 13: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사진)이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3개국 투자 기회에 대한 자신만의 견해를 피력했다. 아시아 최대 독립계 사모펀드를 이끌며 얻은 혜안을 영국 런던정경대 학생들과 나누는 자리에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최근 영국 런던정경대(London School of Economics and Political Science, LSE) 대체 투자 학회(Alternative Investments Society, AIS)가 초청한 화상 대담에 참여했다.

MBK파트너스가 한국과 중국, 일본을 무대로 활동하는 만큼 이날 대담은 이들 지역의 투자 전략과 전망 등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이어졌다. 대체투자학회 소속 학부생 30여명들은 △동서양 사모투자(private investment)의 차이점 △한·중·일 동북아시아를 타깃한 이유 △한국의 대기업과 유니콘 기업들 △초기 운용사 설립 스토리 등을 다양하게 질문했고, 김 회장은 90여분 동안 이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동북아 3대 투자 포인트 강조…한국은 '역동성' 특징

김 회장은 한국에 대해 ‘특유의 역동성(dynamism)’을 강조했다. 한국 시장을 ‘페이스북’이나 ‘구글’에 비유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연결된(connected) 국가이며, 사람들은 항상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며 "이러한 엄청난 역동성이 비지니스의 흐름으로 다가오고, 우리의 투자 기회도 여기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한국 혁신기업들의 성장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서 ‘기업가(entrepreneurship)’가 주목받고 성장한다는 것은 무척 고무적인 신호”라며 “혁신 기업의 스토리는 더 많은 한국의 젊은 기업가들이 자신의 길로 나아가도록 영감을 준다는 면에서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한국의 경제 회복에 있어서도 대기업의 역할이 크겠지만 여러 혁신기업들의 방향성도 추가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기업과 혁신기업이 서로 균형을 맞춰 경제 성장과 ‘Korea Inc.’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본시장에 대해서는 여전한 경제규모와 비지니스 기회가 있음을 언급했다. 그는 “일본 사람들은 지난 20여년 간 자신들이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었음을 잊어버리곤 한다”면서도 “비록 5-6년 전에 중국에게 자리를 내주긴 했으나 여전히 일본 경제의 규모(스케일)나 막대한 부는 매력적인 포인트”라고 말했다.

중국시장에서는 방대한 내수시장 규모에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회장은 “맥킨지는 향후 10년 내 10억명의 새로운 중국인 중산층이 생겨난다고 예측했다”며 “이는 중국 내수 소비 시장에 대한 MBK파트너스의 믿음을 더욱 확고하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MBK파트너스는 최근 중국에서의 투자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2019년엔 'eHi (중국 점유율 2위 렌터카 기업)'에 투자한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점유율 1위 렌트카 회사인 '선저우주처(神州租車 · CAR Inc.)'를 인수했다.

김 회장은 “현재 중국에서 운전면허증은 3억9000만개가 발급됐지만 승인된 자동차번호판은 2억개에 불과하다”며 “이론적으로는 영국 전체 인구의 3배에 가까운 1억9000만명이 CAR Inc.의 잠재 고객이 될 수 있다는 의미여서 내수 잠재력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는 렌터카 기업 외에도 대학원 입시 학원 체인인 ‘웬두(Wendu)’, 뷰티 및 스파 브랜드인 ‘시안리(Siyanli)’ 등 투자를 중국내에서 광범위하게 집행하고 있다.

◇동서양 투자환경 차이 뚜렷, 상황별 맞춤 접근법 필요

MBK파트너스가 동북아시아 투자에 포커싱을 맞춘 PE 하우스인만큼 동서양 지역 사모투자의 차이에 대한 본인만의 확고한 견해도 밝혔다.

그는 1985년 취업 면접 당시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의학저널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으로 착각할 정도로 월스트리트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몰랐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김 회장은 동서양 사모투자의 차이에 대해 고 리콴유 싱가포르 총리의 ‘아시아 모델’을 인용하며, “아시아 고유 형태의 자본주의(capitalism)가 발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시아에서의 ‘사모투자(private investment)'는 식물 이식에 비유됐다. 그는 “뉴욕에서 자라던 식물을 서울이나 도쿄로 가져와 심는다고해서 다 되는 것이 아니라, 토양은 물론, 일조량, 물의 산성도 등 모든 환경이 다르니 그에 맞춰서 키워야 한다"며 "영미식이 꼭 정답은 아니만큼 각기 다른 현지 시장의 상황과 환경에 대해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서양의 차이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키워드로는 ‘인위적인 구조조정(lay offs)’과 ‘차입 자본(leverage)’을 꼽았다.

김 회장은 “서양에서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비용 절감의 방법 중 하나로 고려되지만 아시아 지역, 특히 한국에서는 현실적, 구조적으로도 거의 불가능하다”며 “아시아 고용시장의 경직성을 비롯해 문화적·사회적인 반향 등을 고려해 온라인 채널 강화를 통한 매출 증진이나 운영 성과를 늘려 마진을 키우는 방법 등 다른 접근법을 활용해왔다”고 설명했다.

차입자본과 관련해 김 회장은 “MBK파트너스는 지난 2년 동안 불안정한 경제 상황을 고려해 특히나 더 신규 투자시 차입을 적게 가져가려 노력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차입 자본에 대한 학문적 혹은 상법상 규정 뿐 아니라 그 사회에서의 시선과 철학적인 개념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서양에서는 대규모 차입 자본거래가 활발하지만 아시아에서는 금융기관은 물론 직원들, 고객들, 정부 당국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논의하고 중론을 모아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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