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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업계, '디폴트옵션'발 퇴직연금 이탈 우려 환노위 이달말 법 개정안 심의, 구성상품 '원리금보장' 등 배제 촉각

이돈섭 기자공개 2021-05-25 08:10:34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1일 16: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손해보험업계가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도입을 앞두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디폴트옵션 구성상품에 원리금보장형을 배제하는 안이 선택될 경우 자칫 퇴직연금 재원이 타업권으로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손보사는 해결책으로 신탁업 라이선스 확보를 계획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이달 말 3개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대상은 디폴트옵션을 도입하되 구성상품에 실적배당형만을 넣어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 안호영·김병욱 의원 안건과 실적배당형 외 원리금보장형도 포함시켜야 한다는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 안건이다.

255조원 규모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원리금보장형을 배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서 지지를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은행 및 보험업권은 연금 성격을 감안, 보수적 운용을 선호하는 일부 소비자 선택권도 존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국회 통과가 유력시되는 법안은 디폴트옵션 구성상품에 실적배당형만을 도입하는 안이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비공식 토론회 등에 나가보면 디폴트옵션 제도 취지를 살려 원리금보장형을 제외하는 것이 맞는다는 주장이 상당수"라고 말했다.

해당 내용을 담은 민주당 안 의원의 안건은 디폴트옵션 구성상품에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승인을 받은 펀드만 올릴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 퇴직연금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6개 손보사 중 대부분은 퇴직연금 재원을 자체 설정한 펀드와 이율확정형(GIC) 상품 등을 통해 운용하고 있다.

6개 손보사는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삼성화재 △한화손해보험 △현대해상화재보험 등이다. 보험업법 시행령에 따르면 보험사가 겸영업무로 퇴직연금 사업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금융위에 신고해야 한다. 해당 신고를 마친 손보사가 이들 6개 보험사다.

GIC는 고객 연금기금을 일정기간 운용해 약속한 기한이 되면 사전에 약속한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는 원리금보장형 상품이다. 보험사가 연금 재원으로 담보 대출을 일으켜 이자 수익을 챙기고 그 수익의 일부를 운용 수익률로 제공한 뒤 나머지를 챙기는 식이다.

문제는 GIC가 펀드가 아니라는 점이다. 안 의원의 안건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디폴트옵션 구성상품에 펀드가 아닌 GIC를 올려놓는 것은 불가능하다. DB손해보험과 KB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등 4곳은 투자중개업 라이선스도 갖고 있지 않아 외부 펀드를 판매할 수도 없다.

다시 말해 디폴트옵션 적정상품에 올릴 수 있는 상품은 직접 설정한 펀드밖에 없다는 의미다. 자체 펀드 운용 인력을 두고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손보사는 롯데손보가 거의 유일하다. 운용 규모와 상품 종류는 극히 제한적이다. 손보사가 제공할 수 있는 옵션이 은행업권과 금융업권 등과 비교해 상당히 좁다.

일부에서는 이 안건이 적용되면 손보사 연금 규모가 작아질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원리금보장상품을 배제하는 안 의원 안이 통과된다면 손보사 퇴직연금 재원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현상이 단기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물론 가입자가 GIC 등과 같은 원리금보장상품을 디폴트옵션으로 지정하면 아무 문제 없다. 하지만 투자자 관심 부족이 원리금보장상품 비중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가입자들이 자발적으로 GIC 등과 같은 원리금보장상품을 운용상품으로 선택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손보업계에선 투자중개업 라이선스 확보에 박차를 가하는 움직임도 관찰되고 있다. 실제 KB손해보험과 롯데손해보험 등은 퇴직연금 시장 보폭 확대를 위해 투자중개업 라이선스 인가를 목표로 내걸기도 했다. 하지만 새로운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신탁업 라이선스 인가에 필요한 시간은 업체마다 천차만별"이라며 "인가 과정에서 법적인 하자가 발견될 경우 절차가 지연되면서 최종 인가를 받기까지 최장 몇년 이상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은 약 255조원. 이중 손보업계가 맡고 있는 적립금은 13조원(5.2%) 수준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원리금보장상품을 넣느냐 안 넣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실적배당형상품과 어떻게 밸런스를 맞춰 수익률을 끌어올릴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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