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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종 bhc그룹 회장 "제2의 남양유업 나오면 당장 인수" 'IPO 대신 M&A' 성장 방점, 'bhc·창고43' 동남아·미주 글로벌 출격

전효점 기자공개 2021-06-09 08:16:25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8일 07:3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남양유업 매물이 3000억원에 시장에 나온 것을 알았다면 당장 인수했을 겁니다. 기업의 내재적 가치에 비해 너무 싼 가격에 팔린 거죠."

5일 서울 무교동에서 더벨과 만난 박현종 bhc그룹 회장(사진)은 최근 남양유업 인수합병(M&A)을 언급하면서 "지금도 M&A 매물을 계속 물색하고 있다"며 "이번 거래도 미리 알았다면 인수전에 참여했을텐데 아쉽다"고 언급했다.

한앤컴퍼니는 5월 27일 남양유업 오너일가가 소유한 지분 52.6%를 약 3100억원에 인수키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매매 계약 체결일 종가 기준 주당 43만9000원의 1.8배에 해당하는 주당 82만원을 지급한 셈이다. 80% 프리미엄은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거래 시 통상적으로 부가되는 30%의 프리미엄을 크게 웃돈다.

이번 거래를 지켜본 박 회장은 "여러 상황을 감안해도 싼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양유업의 경우 60년 역사와 브랜드, 유업계 2위의 지위가 있는 반면 기업가치는 더 떨어질 곳이 없을 만큼 바닥"이라면서 "기회가 주어졌다면 인수하고 싶었던 기업 가운데 한곳"이라고 언급했다.

◇'골리앗' 인수 꿈꾸는 '다윗'…풍부한 자금·경영 능력 '자신감'

연매출 1조원의 남양유업 인수합병을 놓친 아쉬움의 뒤에는 박 회장의 자신감이 깔려있다. 그룹 대표 계열사 bhc는 지난해 무려 26% 성장하면서 독립 경영 7년 만에 연매출 4000억원선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연간 영업이익률은 32%로 업계에서도 전무후무하다.

물론 이같은 성장에도 불구하고 bhc는 여전히 매출 1조원 규모 남양유업에 비해서는 덩치가 작다. 그럼에도 이날 만난 박 회장은 휘청이는 이종업계의 중견기업을 인수해 정상화를 순조롭게 이끌어낼 수 있다는 확신으로 가득차 보였다. 이같은 확신은 bhc그룹이 최근 대규모 자금조달에 성공하면서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재평가 받았을 뿐만 아니라 제너시스비비큐 시절 작은 자회사였던 bhc의 기업가치를 수배 성장시켜 낸 스스로의 경영능력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됐다.

bhc그룹은 작년 12월 MBK파트너스의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SSF)로부터 재투자를 이끌어내면서 상당한 현금을 확보했다. SSF펀드는 특수목적회사(SPC)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를 통해 bhc 모회사인 글로벌레스토랑그룹(GRG)을 합병하면서 기존 투자금의 약 4배에 이르는 5685억원을 투입했다. bhc그룹은 이밖에 캐나다의 온타리오교원연금(OTPP, Ontario Teachers’ Pension Plan)으로부터 3100억원을 추가적으로 유치했다.

박 회장 역시 기존 구주 매각대금 850억원을 투입했지만 지분 희석이 불가피했다. 이같은 사실 때문에 시장에서는 박 회장이 bhc IPO(기업공개)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 막대한 투자금은 bhc의 성장 잠재력과 박 회장의 경영 능력을 보고 들어왔다. 박 회장은 IPO 가능성을 일축하는 한편 이 투자금을 바탕으로 M&A에 나서겠다고 말한다. 그는 "3년 뒤, 5년 뒤 기업가치가 성장할 게 확실한데 지금 기업공개에 나서는 것은 손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이 언급한 M&A 기준은 비교적 명확하다. △연간 매출은 최소 5000억~6000억원 이상으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기업 △제조업에만 의존하지 않는 기업 △외식업이나 프랜차이즈업의 경계에 한정될 필요는 없지만 bhc그룹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 △몸값을 저평가 받고 있는 기업 등의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남양유업 역시 유업이라는 전혀 다른 업태를 영위하고 있지만 박 회장의 기준에 정확히 부합하는 사례였다.

박 회장이 M&A와 PMI(인수후통합)를 이끌어내는 능력은 이미 시장에서 검증을 받았다. 박 회장은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인 로하틴그룹(TRG)으로 피인수되면서 제너시스비비큐로부터 독립한 2013년 이후 줄곧 bhc 수장을 맡으면서 크고 작은 M&A를 진두 지휘했다.

2014년 9월 한우 전문점인 '창고43'을 시작으로 2015년 12월 수입쇠고기 구이 전문점 '불소식당'을 인수했다. 2016년 3월 순댓국 전문점 '큰맘할매순대국'에 이어 쇠고기 전문점 '그램그램'을 인수하면서 5개 외식브랜드를 거느리는 현 구조를 확립했다. 특히 이중 창고43은 치킨프랜차이즈 사업에 이어 높은 성장성을 보이면서 그룹의 성장동력으로 안착했다.

박 회장은 bhc그룹의 높은 성장성과 이익률에 대해 "bhc의 '페이퍼리스' 경영 시스템은 주먹구구식 외식 프랜차이즈 경영 관행의 비합리성을 제거하고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킨 결과"라며 "외식 기업에서 30%의 영업이익률이 안 나온다면 오히려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bhc가 도입한 경영 시스템은 어떤 업종에 적용해도 통한다"면서 업종 경계에 구애받지 않고 인수 매물을 물색하고 있는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창고43' 美 진출 정조준…bhc치킨 말레이시아·베트남 다음 타깃

박 회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인수합병을 통해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는 것 외에 신시장 진출을 통해 기존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bhc그룹은 홍콩법인을 통해 현지에서 bhc치킨 직영점 2곳을 운영해왔다. 하지만 그외 글로벌 지역 진출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hc그룹은 재작년부터 창고43과 bhc치킨 양대 브랜드로 해외 진출을 준비해왔다. 창고43은 선진국을 위주로 직진출을 계획하고 있었고 bhc치킨은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마스터프랜차이즈 파트너십을 통해 간접 진출하는 게 골자였다. 그러나 예기치 않게 코로나19가 확산되고 국경이 봉쇄되면서 계약서 서명까지 마쳤던 일부 마스터프랜차이즈 파트너십까지 올스톱 되기에 이르렀다.

박 회장은 올해 백신이 보급된 국가를 중심으로 멈춰선 사업을 재개하는 데 글로벌 사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창고43의 경우 지난해 싱가포르와 캐나다 등지에 직진출을 목표로 사이트(site, 장소)까지 모두 잡아뒀지만 국경 봉쇄로 결국 진출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며 "올해는 머리를 틀어 먼저 백신이 보급된 미국에서부터 직영점을 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bhc치킨의 경우 기존 매장이 있던 홍콩에서 먼저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코로나19가 걷히는 대로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에서 파트너사들과 현지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치킨프랜차이즈업계는 외관상 해외 사업이 상당한 진척 단계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이익을 내는 곳은 드물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박 회장은 "우리나라 F&B 기업이 진출한 해외 직영 매장의 경우 돈 버는 곳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회의적으로 말했다. 반면 bhc 홍콩법인이 운영하는 현지 매장은 올 들어 영업이익이 20%선을 회복했다.

박 회장은 "bhc그룹은 주재 한인들을 중심으로 연에 의존한 사업보다는 시장에 정통한 현지 기업들을 엄선해 파트너십을 개진하겠다"며 "앞으로도 철저히 이익을 내는 모델을 지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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