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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성과보수 짚어보기]기준 수익률 '0%' 펀드 증가, 성과보수 체계 변화 바람④사후 정산 방식, 잦은 인력 이동 현실 '미반영'

이명관 기자공개 2021-06-18 08:39:39

[편집자주]

제2벤처붐' 확산과 함께 벤처캐피탈(VC)의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해 신규 벤처투자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올해 역시 활발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대 이상의 '잭팟'이 터지며 주변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성과보수 배분을 두고 회사와 심사역간 갈등이라는 새로운 문제점이 드러나기도 한다. 더벨은 성과보수 배분으로 인한 벤처캐피탈 업계의 고민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4일 13:1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VC)은 주로 초기기업을 발굴해 투자를 한다. 현금흐름을 통해 기업가치를 산출해 투자하는 사모펀드와는 달리 투자기업의 잠재력에 가치를 부여한다. 상대적으로 실패할 확률도 크다. 반대로 성장에 대한 기대값은 더 높은 편이다. 만약 유니콘으로만 성장한다면 거기서 나오는 과실을 온전히 먹을 수 있다.

유니콘이 아니더라도 약정된 기준 수익률을 충족할 경우 이에 대한 성과보수를 기대할 수 있다. 보통 연환산 수익률인 IRR을 기준으로 성과보수 지급 유무가 결정된다. 성과보수는 운용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유인책이다. 선진국의 사례를 연구해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질적인 성과보수 체계는 더디게 변화하고 있다. 아직까지 정형화된 방식으로 청산 후 성과보수를 지급하고 있다. 인력 이동이 잦은 업계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책자금 펀드 IRR '0%' 대세

스타트업 투자 활성화 차원에서 수년 전부터 정부 정책자금은 기준 수익률 '0%'를 성과보수 지급 조건을 내걸고 있는 추세다. 이 같은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한 시기는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모태펀드 운용기관인 한국벤처투자는 정시 출자사업에서 과감하게 기준 수익률로 0%를 제시했다. 사실상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지 않는다면 성과보수를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당시 한국벤처투자가 기준 수익률 0% 내건 분야는 창업초기였다. 청산 시점 IRR이 0%만 넘기면 초과 수익의 최대 20%를 성과 보수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업계에선 파격적인 선택으로 받아들였다. 종전 창업초기 분야의 기준 수익률은 5%였다. 다소 리스크가 있는 초기기업들이 핵심 투자처라는 점에서 보면 높은 편으로 받아들여졌다. 이에 VC도 창업초기 분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한국벤처투자가 파격적인 선택을 한 이유이기도 하다.

VC업계 관계자는 "과거 성과보수를 받기 어렵다는 점을 이유로 창업초기 펀드 조성을 기피하는 풍토가 있었다"며 "이를 타개하고, 초기기업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기준 수익률 0%를 내걸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한국벤처투자는 VC뿐만 아니라 민간 LP의 참여율도 끌어올리기 위해 추가로 유인책을 내놨다. 창업초기 펀드의 전체수익이 IRR 50%를 초과할 경우 모태펀드는 자신들이 받게 될 초과 수익의 최대 50%를 운용사와 다른 LP들에게 배분키로 했다. 민간 LP도 마찬가지로 기대 수익이 낮다는 이유로 창업초기 펀드 투자를 꺼려했었다.

그로부터 3년 후인 2016년 이후 '기준 수익률 0%'인 자펀드 비율이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모태펀드 출자를 통한 자펀드결성 현황을 살펴보면 2016년 기준수익률이 0%인 자펀드의 비율은 35.7%였으나 2017년 49.4%, 2018년 52.5%, 2019년 62.5% 등 매년 비율이 상승했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이하 농금원)도 2018년 기준 수익률 0% 펀드를 선보였다. 2018년 농림수산식품모태펀드 1차 정시출자사업에서 청년층의 창농업을 지원하는 농식품벤처펀드를 신설했다. 이때 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인센티브, 출자비율, 성과보수 내부수익률(IRR) 기준 등을 운용사에 친화적으로 제시했다.

◇성과 보수 '미국방식 vs 유럽방식'

정책 자금 중심으로 파격적인 IRR 0%인 펀드가 선을 보이고 있는 데는 선진국의 풍토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으로 미국을 예로 들 수 있다. 미국의 경우 국내와 달리 업계의 중심은 스타트업이다.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VC와 LP가 참여하는 구조다.

여기서 중시되는 것은 수익 창출이다. 수익 창출에 초점을 두면서 동시에 단기 회수에 연연하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스타트업의 평판을 중시하게 된다. 이 같은 풍토가 영향을 미쳐 VC는 독립성과 자율성을 부여받고 투자에 나선다. LP도 마찬가지로 의사결정 과정에 깊이 개입하지 않는다.

이는 성과보수 지급 방식에도 드러난다. 미국방식은 쉽게 중간 정산을 하는 형태다. '건바이건'으로 중간에 심사역에서 먼저 배분을 한다. 이후 향후 청산 할 때 그 실적에 따라 다시 정산한다. 성과가 미미할 경우 중간 정산 받은 보수를 뱉어내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때 그때 정산이 이뤄지다 보니 성과에 대한 책임소재 또한 분명히 할 수 있다. 사후 분쟁의 요소를 사전에 제거할 수 있는 셈이다.

국내는 유럽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미국방식과 달리 유럽방식은 펀드를 청산하고 나서 지급하는 형태다. 중간에 정산이 이뤄지지 않다 보니 간혹 분쟁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예컨데 펀드를 결성한 이후 투자도 순조롭게 이어나갔는데, 정작 펀드 청산 시점에 회사에 남아 있지 않을 경우 국내에선 성과보수를 지급받기 힘들다.

물론 해당 심사역의 공로를 인정해줘야 한다는 시각은 존재한다. 다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VC업계 관계자는 "펀드 청산 이후 성과보수가 지급되는 구조다 보니 중간에 회사를 옮기게 됐을 때 논쟁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며 "국내에선 몇몇 운용사를 제외하곤 이직한 심사역은 성과보수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독립 운용사가 아닐 경우 사실상 나간 심사역에게 보수를 추가로 지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이때 대부분 회사에 귀속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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