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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십 시프트]'속전속결 봉합' 이디티-이화전기, 신사협정 있었나④4개월 만에 분쟁 종결, 실질사주 논란 불식·투자 실익 '이해관계' 맞아

박창현 기자공개 2021-08-09 07:30:26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5일 14:3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화전기공업과 이디티(현 휴센텍) 간 경영권 분쟁 이슈가 4개월 만에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던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디티 경영진의 압승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다. 다만 대주주였던 이화전기공업은 추가 공세가 가능했지만 바로 칼을 거둬들였다. 이에 시장에선 상호 간에 실질 사주 논란 확산을 막고 실현 가능한 경제적 실익을 고려해 빠른 봉합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디티 경영진과 이화전기공업 간 경영권 분쟁은 올해 3월 말에 불거졌다. 이화전기공업과 이디티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소명섭 전 대표가 이화전기공업 오너일가의 전횡을 문제 삼으며 시작됐다. 곧 이화전기공업은 이사회를 통해 소 전 대표를 해임했다.

하지만 소 전 대표는 이디티 대표이사직을 계속 유지했고, 이후 전장이 이디티로 옮겨졌다. 곧 경영권과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한 소 전 대표 측과 이디티를 사수하려는 대주주 이화전기공업 간에 표 대결이 펼쳤다. 결과는 소액주주의 지원을 받은 소 전 대표 측의 승리로 끝났다.


그럼에도 갈등의 불씨는 계속 남아있었다. 여전히 이화전기공업이 22%가 넘는 이디티 지분을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차 표 대결을 앞두고 이화전기공업은 보유 지분을 팔기 시작했다. 5월 말 장내에서 9% 넘게 지분을 매도하더니 지난달에는 남은 11.75%까지 모두 처분했다. 사실상 이디티에서 완전히 손을 턴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디티 경영진과 이화전기공업 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신사협정에 의한 합의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먼저 양 측 모두 실질 사주 논란에서 빠르게 벗어나기 위해 이 같은 결단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이번 분쟁의 발단은 이화전기공업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였다. 예기치 않게 오너십 문제가 불거진 만큼 이화전기공업 역시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막는 것이 경영권 방어보다 더 급선무였다는 설명이다.

이디티 경영진 또한 배후세력 존재를 두고 다양한 목소리가 쏟아졌다. 표면상 소 전 대표가 대척점에 서서 반란을 주도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과거 이디티 M&A 과정에서 이화전기공업과 틀어졌던 세력들이 실질적인 분쟁 주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단순 소액주주들의 결집만으로는 표 대결 승리가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경영권 분쟁 승리 후 소 전 대표가 갑자기 물러나고 다른 이사진들이 대거 합류한 것 역시 이 같은 관측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양 측은 경제적 실익을 챙겼다. 이화전기공업은 이디티 보유 주식을 주당 1148~2000원 씩 240억원에 팔았다. 경영권 분쟁 영향으로 주가가 오른 시점이라 가격을 제대로 받았다. 사실상 경영권 프리미엄에 준하는 웃돈을 챙겼다는 평가다.

이디티와 이화전기공업 간 신사협정의 화룡점정은 바로 '부동산 거래'였다. 양 측은 돌연 지난해 말 부동산 매매를 단행했다. 이화전기공업 계열사 '지이'가 보유하고 있던 구미시 공단동 공장 부지를 이디티에 넘기는 거래였다. 거래 금액은 45억원에 달했다.

일반적인 경영권 분쟁 당사자들과는 전혀 다른 행보다. 경영권 분쟁은 갈등의 골이 워낙 깊어 통상 수년 간 서슬 퍼런 갈등 관계가 이어지곤 한다. 하지만 양 측은 토지와 건물을 주고받으며 바로 거래 관계를 텄다. 이 때문에 상호 합의를 거쳐 경제적·사업적·전략적인 이해관계를 따져 주고받기를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 앙금이 남았다면 절대 이뤄질 수 없는 거래"라며 "일정 부분 합의를 거쳐 각자의 길을 가는 그림이 그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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