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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ETF 교차상장 명암]폭풍성장속 경쟁심화, 중국 ETF가 '게임체인저'되나①중국 ETF 국내등록 허용 법개정 눈앞…운용사, 재간접상품 등 라인업 검토 분주

이민호 기자공개 2021-08-17 13:14:06

[편집자주]

한국과 중국의 상장지수펀드(ETF)를 각국에서 교차 등록·판매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다. 중국 ETF 재간접투자가 용이해져 중국 투자기회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재간접구조에 따른 이중보수 부담과 투자자금을 유인할 수 있는 상품성 제고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더벨이 한·중 ETF 교차상장에 따른 영향과 국내운용사들의 상품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3일 07: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시장에 투자하는 새로운 길이 열리면서 국내 운용사들이 상품성 검토에 착수했다. 금융당국이 중국 상장지수펀드(ETF)의 국내 등록과 판매가 가능하도록 자본시장법 시행규칙 개정에 나서면서 부터다.

중국 ETF에 재간접투자가 가능해지면 국내시장에서 중국 투자상품 라인업을 손쉽게 늘릴 수 있다. 최근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국내 ETF 시장에서 게임체인저가 될지 주목된다.

◇중국 ETF 국내등록 허용…한·중 운용사 MOU 활발

금융위원회는 올해 5월 중국 ETF의 국내 등록 및 판매를 허용하는 자본시장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지난달에는 법제심사를 거치며 다시 한 번 입법예고가 이뤄졌다. 현재 국내에 등록 및 판매할 수 있는 역외펀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과 홍콩, 싱가포르에서 발행된 것으로 한정돼있다. 이를 중국으로 확대하되 모든 펀드가 아닌 ETF에 국한해 허용하겠다는 의미다.

앞서 금융당국은 중국과의 자본시장 협력을 추진해왔다. 한국거래소가 올해 5월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와 자본시장간 연계를 강화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면서 ETF 교차상장과 공동지수 개발을 우선 추진하기로 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해당 두 과제는 자본시장법 시행규칙 개정 등을 거쳐 연말까지 결과물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중국 ETF가 국내에 등록되면 국내 운용사는 해당 ETF를 랩핑(wrapping)하는 형태로 상품을 출시할 수 있다. 중국 ETF를 피투자펀드로 100% 재간접투자하는 구조다. 이는 사실상 중국 ETF를 국내시장에 상장하는 효과가 있다. 반대로 중국 운용사는 국내 ETF를 랩핑해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

금융당국간 논의와 국내 관련법 개정이 본격화되면서 운용사들도 상품 출시 가능성에 대한 검토에 나섰다. 재간접투자 구조인 만큼 가장 먼저 중국 파트너 운용사 확보가 우선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차이나AMC(China Asset Management Company)와, KB자산운용이 보세라자산운용(Bosera Asset Management)와 각각 MOU를 체결하고 관련 상품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재간접구조로 상품라인업 확대 용이…경쟁심화 ETF시장 게임체인저 가능성

한·중 ETF 교차상장이 가능해지면 국내 투자자들의 중국에 대한 투자기회가 확대되는 효과도 있지만 국내 운용사로서도 수익확보에 유리한 면이 있다. 중국 운용사와의 MOU로 상품성 검토를 시작한 것도 국내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며 기존에 없던 기회가 열리는 만큼 이를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우선 현재 보유한 국내 ETF를 중국 ETF의 피투자펀드로 연결시키면서 국내 운용사는 운용보수를 수취할 수 있다. ETF는 운용보수가 기본적으로 액티브펀드 등에 비해 크게 적지만 다수 ETF로 교차상장이 활성화될 경우 대규모 자금유입에 따른 일종의 박리다매 효과로 수익에도 기여할 수 있다. 여기에 ETF는 그 자체로 활용도가 높기 때문에 ETF를 활용한 EMP(ETF Managed Portfolio) 펀드 등으로 확장될 여지도 있다.

국내시장 측면에서는 중국 라인업을 손쉽게 늘릴 수 있는 것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랩핑 구조 특성상 일단 해외펀드를 국내에 등록할 수만 있으면 이후 상품 출시에는 큰 어려움이 따르지 않는다. 중국시장 투자에 대한 국내투자자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는 만큼 이 수요를 공략할 상품 공급이 지속돼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 ETF 수는 지난달말 497개로 400개를 돌파한 2018년 이후 큰폭 증가를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특히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국내 ETF 시장에서 중국 ETF는 차별화를 시도할 수 있는 한 가지 수단이 될 수 있다. 지난달말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59조8142억원으로 60조원에 육박한다. 2018년말 약 41조원, 2019년말 약 52조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꾸준히 시장규모를 키우고 있다.

최근 들어 국내 ETF 시장 지각변동의 기미도 보이고 있다. 16개 운용사가 참여하고 있는 국내 ETF 시장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2강을 필두로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이 그 뒤를 따르는 구도를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면서 지난달말 순자산총액 기준 시장점유율을 29.6%까지 끌어올리고 다른 운용사들도 섹터형과 테마형 등 특화 ETF로 자금을 끌어들이면서 삼성자산운용 점유율이 46.7%까지 내려온 상황이다.

ETF 운용업계 관계자는 “한·중 ETF 교차상장이 가능해지면 국내에 상장되지 않은 중국 ETF 상품들을 소개할 수 있어 분명히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며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추후 판단해봐야 하더라도 운용사로서는 제도적으로 새로 주어진 자원을 이용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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