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ETF 교차상장 명암]‘이중보수’ 지불할 가치있을까②ETF 재간접투자시 수익자 보수 부담↑…국내운용사 직접운용 대비 메리트 ‘의문’
이민호 기자공개 2021-08-18 13:20:26
[편집자주]
한국과 중국의 상장지수펀드(ETF)를 각국에서 교차 등록·판매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다. 중국 ETF 재간접투자가 용이해져 중국 투자기회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재간접구조에 따른 이중보수 부담과 투자자금을 유인할 수 있는 상품성 제고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더벨이 한·중 ETF 교차상장에 따른 영향과 국내운용사들의 상품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3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 상장지수펀드(ETF)의 국내 등록이 허용되면 펀드 라인업을 늘리기 용이하지만 이중보수 부담이 발목을 잡는다. 이미 해외지수를 가져와 국내 운용사가 직접 운용하는 구조가 보편화된 점도 중국 ETF 재간접투자의 실효성에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중국 ETF의 국내 등록과 판매를 허용하는 자본시장법 시행규칙 개정이 임박하면서 국내 운용사들도 상품성 검토에 나섰다. 중국 ETF가 일단 국내에 역외펀드로 등록되면 국내에서 재간접투자하는 형태로 ETF를 출시할 수 있다. 투자구조가 비교적 단순해 중국 라인업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럼에도 운용사들이 획기적인 라인업 확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는 이유는 재간접구조가 가지는 이중보수 문제 때문이다. 이 구조를 따르면 중국 ETF 운용사와 여기에 재간접투자하는 국내 ETF 운용사 두 곳에서 운용보수가 발생한다. 국내 ETF 운용사가 직접 운용할 때보다 보수 수준이 높아져 펀드수익자로서는 그만큼을 수익에서 덜어낼 수밖에 없다.
애초 ETF 상품 자체는 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에 운용보수가 다른 상품에 비해 크게 낮다. 여기에 최근 수년간 국내 ETF 시장에서 운용사간 경쟁이 과열되며 운용보수 상승이 제한됐고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낮은 운용보수에 대한 인식이 자리잡았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ETF 상품보다 높은 운용보수를 매긴 ETF를 출시하는 것 자체가 운용사로서는 부담이다.
굳이 해외 ETF에 재간접투자하는 구조가 아니라도 해외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이 이미 보편화돼있는 점도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중국이 타깃인 ETF는 이미 국내시장에 다수 상장돼있다. 사용료를 납부하는 조건으로 중국지수를 들여와 국내 운용사가 직접 운용하면 된다. 중국지수를 이용할 수 있으면 굳이 중국 ETF를 국내에 등록하는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된다. 이는 중국뿐 아니라 다른 해외시장에도 적용되는 보편적인 구조다.
현재 국내 ETF 운용사들은 중국 대표지수를 이용한 ETF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CSI300지수를 추종하는 ‘KODEX중국본토CSI300’과 ‘TIGER차이나CSI300’이 대표적이다. CSI300지수는 중국 상해거래소와 심천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A주 대형주 300개 종목으로 구성돼있다.
최근에는 섹터나 테마 지수로도 점차 범위를 넓히고 있다.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인터넷·핀테크·클라우드·전자상거래 등 IT 관련 30개 종목으로 구성된 항생테크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다수 출시돼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반도체 관련 25개 종목으로 구성된 ‘FactSet China Semiconductor’, 전기차 관련 20개 종목으로 구성된 ‘Solactive China Electric Vehicle and Battery’, 클린에너지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Solactive China Clean Energy’ 등 지수를 상품에 도입하고 있다.
해외 ETF 재간접투자 구조가 과거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 사례가 많다는 점도 부담이다. 삼성자산운용이 2019년 6월 출시한 ‘삼성KODEX모닝스타멀티에셋하이인컴ETF’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의 주식, 채권, 대체투자 관련 iShares ETF에 자산배분하는 구조를 취한다. 이 펀드는 순자산 규모가 55억원에 불과하다.
해외시장을 보면 일본과 중국이 2019년 ETF 교차상장을 시행했다. 올해 5월 한국거래소가 중국 상해거래소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ETF 교차상장과 공동지수 개발을 추진하기로 한 것과 유사한 맥락이다. 이에 따라 닛케이평균지수와 상해종합지수 등 시장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양국에 상장됐다. 하지만 자금유입에 실패하며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지난달에는 키움투자자산운용이 프랑스 운용사 릭소(Lyxor)의 ETF에 재간접투자하는 ‘키움KOSEF릭소글로벌퓨처모빌리티MSCI증권ETF’와 ‘키움KOSEF릭소글로벌디지털경제MSCI증권ETF’를 내놨다. 아직 출시 초기로 성과를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순자산이 각각 87억원과 83억원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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