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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플로 모니터]투자로 현금흐름 둔화된 ㈜한진, 주주친화정책도 부담2023년까지 5400억 투자, FCF 플러스 전환 언제쯤…배당 확대 이어 자사주 취득

유수진 기자공개 2021-08-25 07:45:57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3일 15: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이 수년째 마이너스(-) 잉여현금흐름(FCF)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유입이 크게 늘었지만 그 이상을 설비투자(CAPEX)에 투입하고 있는 영향이다. 현금흐름 악화를 불사하면서 CAPEX에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다.

여기엔 이유가 있다. 지금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한진의 경쟁력을 좌우할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설비투자를 통한 핵심역량 강화는 ㈜한진 뿐 아니라 물류·택배업계 전반의 움직임이다. 눈앞의 이익보단 미래 준비에 나서야 향후 점유율 싸움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다. 당분간은 이같은 현금흐름 지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진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한 사업보고서 등을 종합해보면 지난해 FCF는 마이너스(-)246억원으로 전년(-120억원) 대비 두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역시 1분기(-103억원)와 2분기(-99억원)를 합해 -202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2018년을 제외하곤 매년 FCF가 마이너스였다. 잉여현금이 한 푼도 없는 걸 넘어 부족했다는 의미다. FCF는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에서 자본적지출(CAPEX)을 빼고 남은 여윳돈을 의미한다. 배당이나 투자, 차입금 상환 등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이다.

기본적으로 NCF는 큰 틀에서 실적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영업활동 결과를 기반으로 현금흐름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한진에는 NCF가 음수(-207억원)였던 2016년을 제외하곤 매년 수백억대의 현금유입이 이뤄졌다. 비대면 소비 확산의 수혜를 직접적으로 입은 지난해엔 NCF 규모가 1342억원으로 전년의 두배 가까이 커졌다.

그럼에도 FCF가 플러스 아닌 마이너스를 가리킨 건 CAPEX 때문이다. ㈜한진은 2016년 374억원을 비롯해 △2017년 551억원 △2018년 554억원 △2019년 863억원 등 매년 유·무형의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엔 1588억원으로 그 규모를 전년의 84% 가량 키웠다. 올해도 이 같은 기조가 '진행 중'이다.

현재 ㈜한진은 다양한 택배, 물류 관련 투자를 실시하느라 여념이 없다. 지난달 첫 삽을 뜬 대전 스마트 메가허브 터미널 구축이 대표적이다. 2023년까지 2850억원을 투입해 대전종합물류단지 내 축구장 20개 규모(연면적 14만9110m²)의 거점 물류센터를 짓는 작업이다. 택배 공급능력 확대와 원가 절감, 운영효율성 극대화를 위해서다.

동서울 허브터미널 증설과 원주 허브터미널 신축도 상반기 중 진행됐다. 현재 ㈜한진은 전국에 모두 11개 허브터미널을 보유하고 있다. 대전 메가허브가 완공되는 2023년 시장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이 밖에 글로벌 이커머스 수요 확보를 위한 인천공항 배후단지 GDC(글로벌 배송센터) 구축과 인천 냉동 전용창고 신축 등이 상반기에 진행됐다.


다수의 투자 건들로 단기간 내 FCF의 플러스 전환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진행 중이거나 기발표한 투자계획 등이 산적해있기 때문이다. 대전 스마트 메가허브의 경우 기투자액은 393억원에 불과하다. 2457억원의 투자금이 추가로 들어가야 한다.

구체적으로 각종 터미널 구축과 자동화, 물류거점 확보 등에 확정된 투자만 2023년까지 5418억원에 달한다. 올해 2080억원, 내년 2070억원, 2023년 1268억원이다. 작년(1588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의 CAPEX가 진행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FCF는 NCF 규모에 따라 플러스/마이너스가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출처:(주)한진 2021년 2분기 반기보고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주주친화정책 역시 현금흐름에 마이너스(-)로 작용하는 요인이다. 지난해 개선된 실적을 반영해 전년 대비 확대한 배당은 물론 주가 안정을 위한 자사주 매입 역시 현금흐름을 악화시켰다. 재무개선을 위한 차입금 상환이 아닌 주주친화 목적의 현금 유출은 회사에 일부 부담이 될 수 있다.

㈜한진은 2019년 2월 발표한 '중장기 비전 및 경영발전 방안'을 바탕으로 배당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당시 택배 캐파 확충과 자동화 설비 등 성장사업의 투자를 감안해 적정수준의 배당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엔 주당 6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2019년 500원에서 20% 증액한 것이다. 배당총액은 90억원으로 전년 60억원에서 50% 늘었다. 해당 금액은 2분기 현금흐름표상 재무활동현금흐름에 마이너스로 명시됐다.

이밖에 자기주식 취득 자금 100억원도 함께 기록됐다. 작년에는 없었던 마이너스 요인이다. 앞서 ㈜한진은 지난 3월 NH투자증권과 자기주식 취득을 위한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6개월 동안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해 주가를 관리,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겠다는 계획이었다.

전체 200억원 중 6월 말 기준 절반 가량에 해당하는 23만4399주(100억원) 취득이 완료됐다. 오는 9월까지 나머지 100억원 어치의 주식 취득이 이뤄진다. 해당 내역은 3분기 현금흐름표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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