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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노틱인베스트먼트]산은캐피탈 10년차 내공, 독립계서 '2막' 조정민 상무문피아·링바오왓슨 '잠재력'에 성공적 베팅 경험

서하나 기자공개 2021-09-03 08:06:10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2일 11: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노틱인베스트먼트는 이제 설립 4년 차를 맞은 신생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지만 산업은행 뉴딜펀드 루키리그에 이름을 올리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는 노틱인베스트먼트 자체적인 성과뿐 아니라 오랜 PEF 투자 경험을 보유한 조정민 노틱인베스트먼트 상무(사진) 등 주요 멤버의 개인 트렉레코드가 있었기에 가능한 결실이었다.

조정민 상무는 산은캐피탈 기업금융2실에서 PEF 업무를 주도하다 직접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에 합류한 인물이다. 약 10년간 산은캐피탈에 재직하면서 다양한 투자 경험을 거쳤다.

웹소설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시절 문피아에 과감히 투자했고, 높은 성장성에 대한 확신으로 2차 전지용동박 제조사 링바오왓슨에 투자한 경험은 그의 주요 트랙레코드로 꼽힌다. 올해 산업은행 뉴딜펀드 루키리그 선정을 발판으로 연내 500억원 규모의 첫 블라인드펀드를 성공적으로 조성하는 게 최우선 목표다.

◇성장스토리 : 산은캐피탈서 쌓은 다양한 운용 경험, 독립 발판

1985년생 조 상무는 성균관대 경제학과 재학 시절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학업에 매진하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 동아리 선배였던 김충원 현 LX인베스트먼트 대표와 만남을 계기로 인수합병(M&A) 분야에 깊은 관심이 생기면서 진로를 완전히 틀게 된다. 꾸준히 사모펀드운용사(PEF) 업무와 산업은행캐피탈·IB투자 등 LP(Limited Partnet, 유한책임투자자) 업무에 대한 정보를 얻었고, 2011년 7월 졸업과 함께 산은캐피탈에 입사했다.

조 상무는 산은캐피탈에 입사해 곧바로 IB실로 발령받았다. 산은캐피탈은 2008년부터 PEF를 직접 설립하고 투자를 진행하며 타 캐피탈사에 비해 적극적인 GP 역할을 해왔다. 결과적으로 그가 산은캐피탈 IB실에서 약 8년 반가량 근무한 경험은 LP 출신임에도 PEF 설립 및 투자 경험을 빠르게 익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조 상무가 최초로 관리책임 실무를 맡은 투자 건은 2010년 1600억원 규모로 결성된 프런티어 챔프(펀드명: KoFC KDBC-JKL Frontier Champ 2010-1 PEF) 펀드 관련 투자였다. 당시 그는 JKL파트너스 Co-GP였던 테이팩스의 바이아웃 인수와 한국정수공업 투자건 등의 관리를 진행했다.

조 상무는 테이팩스 딜을 관리하면서 경영자 역량의 중요성을 깨닫고 실제 PE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배울 수 있었다. 특히 한국정수공업 투자건의 경우엔 기존 대주주와 경영권 분쟁으로 최종 엑시트(Exit)까지 지난한 협의 과정과 법적 분쟁을 겪었다. 이 과정은 조 상무가 실무자로서 드래그얼롱(Drag-along) 등 주주 간 계약 내 다양한 조항에 대해 심도있게 검토하고 실제 적용을 하는 기반이 됐다.

조 상무는 2012년부터 산은캐피탈이 SK증권 PE본부(현 SKS PE)와 Co-GP로 운용한 블라인드 사모운용펀드를 핵심운용인력으로서 최초로 운용하며 동진세미켐, 영창케미칼, 대유위니아 등 8곳의 다양한 산업군에 투자했다. 해당 펀드는 기준 수익률 이상의 성과를 달성했다. 이후 더 가파르게 성장하는 기업들을 보면서 '엑시트 타이밍' 역시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조 상무는 2018년부터 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에 입학해 2019년 말까지 업무와 학업을 병행했다. 매주 퇴근 후 7시까지 출석을 챙겨야 하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당시 다양한 산업군에 있는 분들과 맺은 인연을 지금까지도 이어오며 의미 있는 결실을 맺었다. 2020년 1월엔 산은캐피탈 자금 조달 팀장으로 옮겨 1년 반가량 회사채 발행 등 DCM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조 상무가 산은캐피탈을 떠나 노틱인베스트먼트에 합류하게 된 계기는 SK증권 PE본부와 블라인드펀드를 공동운용하던 당시 김성용 대리(현 노틱인베스트먼트 대표)와 만남이었다. 그는 김 대표가 SK증권 PE본부를 떠나 노틱인베스트먼트를 꾸리는 모습을 지켜보며 독립계 PE에 대한 동경을 느꼈다.

또 자신의 오랜 멘토 중 한 사람인 김충원 LX인베스트먼트 대표와 같은 팀이었던 김성용 대표가 두산특장차, 한국화이바 등의 엑시트를 모두 지켜봤다. 이 과정에서 비교적 젊은 나이임에도 이해 관계자를 차분하게 설득해나가는 모습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조 상무는 당시 김 대표가 2대 주주 투자자로서 1대 주주를 설득해 전체 지분을 매각하고, 피투자사의 성장 발판을 마련해나가는 등 추진력에서 확신을 얻게 됐다고 전했다.

2021년 산업은행 루키리그 지원을 준비하고 있던 김성용 대표는 조 상무에 함께 일하자고 제안했고, 곧장 블라인드펀드 조성을 돕기 위해 노틱인베스트먼트에 합류했다.


◇투자스타일 및 철학 : 다양한 엑시트플랜이 가능한 강소기업 투자 선호

조 상무는 산은캐피탈 시절 테이팩스와 한국정수공업을 관리하며 LP의 출자금을 관리하는 PE 운용역의 책임감을 새삼 다시 깨달았다. 동시에 PEF 운용역으로 일하기 위해선 재무적 분석력 기반뿐 아니라 협상력·친화력·인내력 등 다방면 능력이 필요한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돼야 한다는 것도 체득했다.

오랜 업력을 보유한 강소기업을 발굴해 다양한 엑시트플랜(Exit plan)이 가능한 투자가 그의 핵심 전략이다. 투자 이후 엑시트를 하기까지 최소 2~3년이 지나면서 외부 환경과 피투자업체의 내부적 역량은 초반과 매우 달라질 수 있다. 선택한 산업과 피투자업체가 다양한 색깔을 갖고 있어 어떠한 상황에서도 엑시트가 가능한지를 오랜 기간 고민한다고 강조했다.

투자 철학은 출자자-운용사-피투자기업 간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구조를 설계하는 것과 적극적인 경영 참여를 통해 내재적 성장에 기여하는 것이다. 그는 "출자자와 피투자기업은 어떤 부분에서는 상충하는 이해관계가 있을 수 있어 선관주의 의무를 달성하면서 모든 참여자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것이 운용사의 역할"이라며 "이를 위해 적극적인 경영 참여와 당사자 간 직접 커뮤니케이션 활동 증대는 가장 핵심 활동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항상 열정을 다해 일하되, 긍정적이고 수용적인 태도로 모든 상황을 인식하고자 노력하는 게 기본적인 삶의 태도"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미국의 유명 방송인 코난 오브라이언이 하버드 대학교 졸업식 축사에서 한 발언을 강조했다. 그는 "당연한 일이지만 열심히 일하면서 동시에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는 태도로 대하려고 노력하면 목표하고자 하는 모든 일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믿음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조 상무는 "수많은 투자 건을 진행하면서 소위 말하는 '갑'과 '을'이라는 최초 포지션에 고정되지 않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관계가 뒤바뀌는 경우를 자주 목도했다"며 "만났을 때 포지션을 충분히 존중하면서 일하되 어떤 상황이든 진정성 있는 태도로 이해관계자들을 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랙레코드 1: 웹소설이 생소하던 시절, IP 잠재력 간파한 '문피아'

조 상무가 2016년 11월 S2L파트너스와 공동 GP로 문피아 바이아웃(buyout) 투자를 진행한 것은 그의 투자 이력에서 아주 중요한 경험이었다. 최근에는 웹소설 시장이 보편화되고 플랫폼에 대한 투자가 일상화됐지만 투자 검토 당시만 해도 웹소설 시장은 이제 막 태동하던 시기였다. 성장 초창기 웹툰시장 대비 규모가 작았고 경쟁사 등에서 투자하는 경험도 많지 않았다.

당시에도 콘텐츠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산업이라는 것이란 공감대가 있었다. 여기에 더해 조 상무는 웹소설은 캐릭터나 배경 등이 시각화되어 있지 않고 글로만 전개되는 특성으로 원소스 멀티유즈(OSMU, One Source Multi Use)에 유리한 원천 지식재산권(IP)이라는 판단을 했다. 문피아는 경쟁사 대비 다소 특수 장르인 무협·판타지에 특화돼 버티컬 플랫폼(vertical platform)으로서 성장 잠재력이 높고, 경쟁사와 명확히 차별화되는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고 확신해 인수 투자를 진행했다.

당시 웹소설 플랫폼에 대한 투자 업계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았고 바이아웃 투자라는 부담까지 더해져 펀드 규모(310억원)대비 상대적으로 많은 10곳 이상의 LP를 마케팅을 통해 끌어들이는 묘수를 발휘해 딜을 클로징했다. 당시 경험은 지금까지도 많은 LP분들과 좋은 인연을 이어가는 계기가 됐다.

조 상무는 GP 역할 이외에도 LP로서 다양한 투자 건을 진행했고 캐피탈사의 특성상 투자와 동시에 선순위 인수금융을 동시에 진행하는 등 자본시장에서 선순위부터 후순위까지 다양한 역할로 참여하는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트랙레코드 2: 2차전지 성장성 확신으로 발굴한 링바오왓슨

조 상무는 최근 LP 투자건 중 인상 깊었던 경험으로 2019년 초 진행한 중국내 2차전지용 동박(Copper Foil) 제조회사 링바오왓슨(Lingbao Watson, LBW)을 꼽았다. 링바오왓슨은 2차 전지내 음극재 관련 필수 부품인 동박(copper foil)을 생산하는 업체로 주요 매출처는 파나소닉(Panasonic), LG화학 등 글로벌 배터리 생산 업체들이다.

조 상무는 투자를 진행하던 당시 2차 전지에 대한 높은 성장성과 함께 동박 제조 공정 고려 시 공급에 대한 비탄력성으로 빠른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2018년 4분기 중 중국 내 국유기업과 연관돼 발행된 채권의 디폴트(default)가 발생하는 등 중국에 대한 리스크 우려가 급격히 커지면서 투자 검토가 쉽지 않았다.

그는 해당 산업 및 투자사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감이 높았기에 투자 승인을 주도했고, 다양한 관점에서 리스크가 제한적이라는 것을 설득하며 딜을 마무리했다. 조 상무는 딜 초기부터 투자를 검토하면서 끝까지 타 LP와 적극적으로 결과를 논의하고 공유하는 등 딜 클로징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업계 평가 : "입체적인 시야·능동적인 자세, 최고 장점"

장호영 JKL파트너스 상무는 조정민 상무를 '도그푸딩(Dogfooding)'으로 비유했다. 도그푸딩이란 신제품이나 서비스를 가장 먼저 체험해 보는 것을 뜻하는 용어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삶의 자세를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장 상무는 "산은캐피탈 재직시절에도 피투자 업체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찾고, 본인 스스로 이해될 때까지 직접 필요한 부분을 찾아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장 상무는 해외 M&A 건으로 함께 미국 출장을 갔을 때는 "항상 웃는 얼굴로 뛰어다녀 모든 사람들과 관계가 좋고, 이해관계자의 니즈(Needs)를 최적화하는 조율능력은 귀감이 된다"며 "배울 점이 많은 업계 동료"라고 평가했다.

신재국 SKS프라이빗에쿼티 이사는 조정민 상무를 "PEF 출자자로서 GP와 LP 양쪽 모두 풍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흔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라며 "투자 건을 다양한 관점으로 볼 수 있는 입체적인 시야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이사는 또 "조 상무는 패기와 열정, 딜을 진행하는 능력이 탁월해 같이 일하고 싶은 스타일"이라며 "투자를 진행함에 있어 중요한 요소를 빠르게 캐치하고 효율적으로 여러 이해관계자를 빠짐없이 아우르는 능력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계획 : 첫 블라인드펀드 조성 마무리 1차 목표

조 상무 앞에 놓인 최우선 과제는 노틱인베스트먼트의 첫 번째 블라인드펀드를 성공적으로 결성하는 것이다. 노틱인베스트먼트는 올해 산업은행 뉴딜펀드 루키리그에 선정되면서 산업은행과 성장금융 출자분 120억원에 더해 민간금융 130억원을 조성해 총 25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한 뒤 펀드 규모를 연내 500억원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조 상무는 루키 매칭이 가능한 금융사나 캐피탈사 등에 투자계획서(IM)을 배포하던 중 코로나 4단계 격상으로 대면 미팅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최근 들어 다시 여러 LP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진행하며 막판 펀드레이징 작업에 몰입하고 있다.

조 상무는 "이 과정에서 서로 다른 업무 성향을 보유한 김성용 대표와 김윤모 부회장과 상호보완이 잘 되고 있다는 점은 힘이 된다"라며 "오랜 기간을 GP 업무에 집중한 딜 소싱 전문가 김 대표와 LP들의 니즈가 무언인지를 잘 캐치할 수 있다는 점이 서로 보완이 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4년차 PE 운용사인 노틱인베스트먼트는 2017년 김성용 대표가 SK증권에서 독립해 설립했다. 현재까지 6개 펀드를 조성해 3개를 엑시트하며 주목을 받았다. 최근 합류한 주요 멤버 김윤모 부회장은 KTB PE, 리딩투자증권, 하나증권 IB본부 등에서 총 30년 이상의 투자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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