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소합병 다시보기]'KVTS' 품은 메카로, 환기종목 원인제공 'KFR&D' 아웃①'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적정 단초, 손해 감수 처분…신성장 동력·자회사 리스크 통제 강화
신상윤 기자공개 2021-09-03 07:24:59
[편집자주]
인수합병(M&A)은 달콤한 유혹이다. 성장 동력을 찾거나 변화가 필요할 때 손쉽게 선택하는 전략 중 하나다. 많은 기업이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전환, 지배구조 개편 등에 M&A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다수의 기업이 하나로 합쳐지는 합병은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줄이는 전략이다. 더벨은 상장사 합병을 전후해 재무구조 변화와 파급 효과 등을 면밀하게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7일 15: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부품 및 소재 전문기업 '메카로'가 환기종목 지정 원인이던 '케이에프알엔디(KFR&D)'를 매각했다. 올해 초에 2020사업연도 '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적정 의견의 단초를 제공한 자회사다. 메카로는 KFR&D 매각과 맞물려 자회사 리스크 통제 및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지난해 인수한 '케이브이티에스(KVTS)'를 합병했다.코스닥 상장사 메카로는 이달 3일 100% 자회사 KVTS를 합병했다. 2016년 9월 설립된 KVTS는 반도체 및 태양전지용 특수밸브 제조 전문기업이다. 메카로는 지난해 11월 사업다각화를 목적으로 KVTS 구주 100%를 12억원에 인수했다.
자회사 편입 9개월 만에 KVTS를 합병한 메카로는 특수밸브 시장에 직접 뛰어들어 사업다각화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 KVTS는 메카로 밸브사업부로 자리를 잡았다. 이와 관련 KVTS는 지난해 기준 23억원 상당 매출액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억원에 조금 못 미치지만 자체 수익을 내면서 외산 중심의 반도체용 밸브 국산화 개발에 주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현재 R&D에 주력하고 있는 반도체용 '자동공정제어 밸브(APC VALVE)'는 독일산 제품이 시장 상당부문을 점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국산화 성공 시 미래 먹거리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제품이다.
그러나 이번 합병의 이면에 그간 메카로의 발목을 잡은 회계 이슈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메카로는 올해 3월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내부회계관리제도'가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내용의 비적정 의견을 받았다. 코스닥 시장 입성 4년여 만에 겪은 초유의 사태였다.
원인은 자회사였던 KFR&D에서 비롯됐다. KFR&D는 메카로가 2019년 9월 50억원을 투자해 지분 58.07%를 취득했던 곳이다. 문제는 외부 감사인이 종속회사와 관련해 내부 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보면서 시작됐다. 자산 손상 관련 통제 절차와 종속기업의 내부 통제 미흡, 내부회계관리제도 감독 기능 등을 지적받았다.
실제로 메카로는 2020사업연도 연결 재무제표 가운데 △만기 미도래채권 미수금 6억1099만원→6억8457만원 △매출채권(12개월 초과) 1008만원→ 대손충당금 처리 △손상채권 대손충당금 3억5020만원→3억9470만원 등을 수정했다.
이와 관련 외부 감사인은 "내부감사기구의 재무정보에 대한 검토 및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감독 기능이 효과적으로 운영되지 않았다"며 "이는 전사 수준의 내부통제와 잠재적 왜곡표시 위험에 대한 내부통제의 미비점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미비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회사 내부회계관리제도에 중요한 취약점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상장사가 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적정 의견을 받게 되면 환기종목에 지정되고, 2년 연속일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이 된다. 지난 5월 메카로가 환기종목에 지정된 이유다. 메카로가 KFR&D를 매각하기로 한 배경이다.
문제는 KFR&D 인수 과정에서 기대했던 바를 제대로 거두지 못했다는 것이다. KFR&D는 반도체 공정 R&D 전문기업으로 메카로와 함께 차세대 기술 확보 및 사업다각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지난해 순손실(56억원)로 적자가 심화됐고, 계속기업 존속 여부가 불확실 하는 등 메카로에는 부담이 적지 않았다. 여기에 KFR&D는 톱텍 등과 각종 소송전에 휘말리는 등 대외 변수도 있었다.
메카로 입장에선 사실상 환기종목 지정 등 잃은 것이 더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구나 KFR&D를 매각하면서 1억4380만원의 처분이익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지분 인수에 50억원을 투자했던 것을 고려하면 손해를 감수하고 떼어 낸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이어진 KVTS 합병도 앞선 KFR&D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방지 차원이란 해석이 나온다.
메카로 관계자는 "KVTS 합병으로 그동안 진출하지 않았던 반도체 밸브시장에서 국산화를 이끌어 사업적 시너지도 만들 것"이라며 "KFR&D 매각으로 일부 손실이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되는 결단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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