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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하우스의 반란, 공모운용사 실적 넘본다 VIP·DS 등 '실적 톱10' 속속 진입...성과보수+고유계정 한몫

양정우 기자공개 2021-09-01 07:31:41

이 기사는 2021년 08월 30일 10: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상반기 자산운용업계에서 전문 사모 운용사의 실적 선전이 두드러진다. 공모펀드 부진 속에서도 공모 운용사들이 선방했으나 사모 운용사의 비약적 성장세에 뒤처지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의 실적 순위에서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 하우스가 최상위권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주식시장 호황에 따른 성과보수와 고유계정 투자의 결실이 공모 운용사의 실적을 제치고 있는 비결로 평가된다.

30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운용업계 실적 순위(당기순이익 기준)에서 VIP자산운용(5위), 이지스자산운용(6위), DS자산운용(7위) 등 3곳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이들 운용사는 공모펀드를 운용하지 않는 사모 하우스로 분류된다.

부동산 운용사인 이지스운용을 제외하면 주식 운용사 2곳이 최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사모펀드 수익이 절대적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까지 포함한다면 '톱10' 가운데 총 4곳이었다. 지난해와 2019년 상반기엔 부동산 운용사 2곳만 10위권이었다. 일반 주식을 다루는 사모 운용사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간 국내 자산운용업계에서 실적 상위권을 독식한 건 공모펀드 운용사였다. 1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을 필두로 KB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대기업 내지 금융 그룹 계열사가 시장을 주름잡았다. 키움투자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신영자산운용 등도 상위사로 도약하고자 경합을 벌였던 하우스들이다.


판도 변화가 뚜렷하다. VIP운용과 DS운용 등 주식에 특화된 사모 하우스가 웬만한 메이저 공모 운용사의 실적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공모 하우스의 실적이 추락한 건 아니다. 미래에셋 계열사의 지분법이익이 반영되는 미래에셋운용(1265억원→3431억원)은 물론 KB운용(239억원→404억원), 삼성운용(327억원→373억원) 등 대체로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사모 운용사의 고속 성장은 드라마틱하다. VIP운용은 올해 상반기 318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역대 상반기를 통틀어 최고 실적이다. 지난해 상반기엔 적자였다. DS운용도 순이익 규모가 89억원에서 224억원으로 껑충 뛰면서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모두 공모 운용사의 성장 속도를 압도하고 있다.

헤지펀드 운용사의 호실적 배경엔 성과보수와 고유계정 투자가 자리잡고 있다. 운용사의 수익 측면에서 공모펀드와 사모펀드의 최대 차이점은 인센티브다. 공모펀드는 운용 성과에 따른 추가 보수가 없으나 사모펀드의 경우 통상 20% 수준의 별도 보수를 받는다. VIP운용, DS운용 등은 코로나19 뒤 주가 급등세로 대규모 성과보수를 거머쥐었다.

여기에 고유계정 투자로 얻은 결실도 한몫을 했다. 운용 펀드에 시드머니(seed money) 성격으로 출자하거나 상장 내지 비상장주식을 직접 매수한 것도 폭발적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이들 투자 성과는 모두 증권평가 및 처분이익 계정에 반영되는 만큼 결과적으로 순이익 확대로 이어진다.

반면 공모펀드 운용사는 성장 잠재력이 약화되고 있다. 지난 10년(2020년 1월 말 기준) 간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공모펀드 시장에서 약 57조원의 자금이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주식형펀드에 대한 개인 판매잔고는 2009년 말 107조원에서 29조원으로 73%나 급감했다. 팬데믹 이후 투자 광풍이 불었으나 공모펀드의 부활은 여전히 녹록치 않다.

WM업계 관계자는 "주요 사모 운용사는 올해 하반기에도 실적 잔치를 준비하고 있다"며 "시장 전반의 호황세 덕에 3~4분기 청산을 준비하는 헤지펀드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연간 실적 결산 결과 사모 하우스가 상위권에 추가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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