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車보안 기술 확보…삼성·현대차 이어 3파전 1300억 투입, 사이벨럼 경영진 유지 가닥…고객사 네트워크 확보 목적
손현지 기자공개 2021-09-27 07:53:10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4일 13: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가 자동차 관련 사이버보안 기술을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관련 기술을 이미 확보했고 현대차는 관련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LG전자는 자동차 전장 사업 강화와 함께 사이버 보안 분야에서 3파전 구도를 형성할 전망이다.미래 커넥티드카 시대에선 보안 역량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자동차업계도 스마트폰처럼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있다. 하드웨어 측면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SW)' 기술력이 강조되는 이유다. 외부 해킹에 통제권을 빼앗기지 않고 얼마나 내부 민감 정보를 지켜낼 수 있는지가 중요한 역량으로 평가되고 있다.
◇테슬라도 해커에 뚫렸다…전장업계 보안 비상
2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스라엘 기업인 사이벨럼(Cybellum)의 지분 63%(약 1060억원)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함께 2000만달러(235억원) 규모로 신주투자계약(SAFE)을 체결했다. 사이벨럼의 기업가치는 약 1억4000만달러(약 1600억원)를 고려할 때 LG전자가 이번 인수를 위해 투입한 비용은 1억1000만달러(약 1300억원)로 추정된다.
사이벨럼은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본사를 두고 있는 자동차 사이버보안 솔루션 기업이다. 직원수는 50명에 불과하지만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분석하는 '멀티플랫폼 분석도구'를 개발해 뛰어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차량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나 부품을 검사해 정부규제와 소비자 요구사항 등에 부응하는지를 확인해주는 시스템이다.
LG전자가 사이벨럼을 인수한 건 자동차와 관련한 사이버 보안 위협이 커지고 있어서다. 해커들이 해킹으로 브레이크나 잠금장치, 내비게이션 등을 원격 조정하면, 운전자의 목숨까지 위태로워질 수 있다. 테슬라가 작년 진행한 보안 취약 점검 대회에서도 한 해커가 테슬라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X'을 2분30초 만에 해킹한 사례가 있다.
글로벌 추세에 부응한 조치이기도 하다. 최근 미국, 유럽 등 각국의 자동차 사이버 보안 규제 기준도 한층 강화됐다. 예컨대 유엔유럽경제위원회(UNECE)는 사이버공격에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자동차에 적용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내년 7월부턴 사이버보안 국제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유럽 현지에선 판매하지 못하도록 규제키로 했다.
삼성전자도 자동차 사이버보안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7년 인수한 하만이 중심이 돼 사이버보안업체인 타워섹을 7000만달러(828억원)에 인수했다. 타워섹은 에큐실드 등 강력한 보안시스템을 만든 업체로 유명하다.
현대차그룹도 내년 상반기 중으로 장거리 통신 해킹을 막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보안 솔루션 개발 역량을 보유한 계열사 현대오토에버 중심으로 커넥티드카 시스템 '블루링크' 등에 적용할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연내 출시될 GV60 등 전기차 보안 성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사이벨럼 독립경영 보장…글로벌 네트워크 확보 '시너지'
LG전자는 사이벨럼 경영권을 인수한 뒤에도 기존 사이벨럼 경영진을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모회사의 개입을 최소화해 사업운영의 독립성을 보장해주기로 한 만큼 딜이 수월하게 성사됐다는 전언이다.
사이벨럼이 지닌 자동차 업계의 네트워크를 보존하기 위한 전략이다. 사이벨럼은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 재규어랜드로버, 카누 등 협업하는 등 글로벌 완성차·전기차 업체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다양한 자동차 부품회사, 정보기술(IT) 솔루션 기업들과도 협업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LG전자는 인포테인먼트를 비롯한 소프트웨어 쪽에서 역량을 갖추고 있다. 뒷단인 보안 솔루션 파트를 메우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평가다.
사이버보안 기술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목적이란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애플 등 글로벌 파트너사들과의 거래를 대비한 행보라는 관측도 있다. 애플은 완전 자율주행 전기차인 애플카를 준비 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양사가 윈윈하는 방향"이라며 "미래 커넥티드카 시대를 체계적으로 준비해 온 LG전자가 사이버보안 경쟁력을 글로벌 시장에서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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