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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하는 전기트럭]'1호 주자' 제인모터스, 실패딛고 운반차 시장 재도전①2019년 '칼마토EV' 출시, 현대기아차에 밀려 사업정리...새 브랜드 '테리안' 승부수

방글아 기자공개 2021-11-04 08:17:19

[편집자주]

비대면·친환경 경제 전환 과정에서 전기화물차 시장이 뜨고 있다. 배송시장 확대, 탄소중립 정책, 내연기관 차량의 단종 등 호재도 다양하다. 이 과정에서 과거 내연기관차 시대에 완성차 제조에 나서지 못했던 중소·중견기업이 과감히 도전장을 던져 눈길을 끌고 있다. 사업 진출의 허들로 작용했던 부품 조달 등의 난관이 허물어지자 기회를 찾아 나선 것이다. 더벨은 개화하기 시작한 전기화물차 시장에 뛰어든 중소·중견기업의 현황을 집중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8일 15: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1톤 전기트럭(초소형 전기화물차)을 선보였던 '제인모터스'가 중저가 운반용 전기차 시장에서 재도전에 나서고 있다. 2019년 자체 브랜드를 내놨지만 현대·기아차에 밀려 사업을 중단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 로드맵을 원점에서 재검토, 초소형 특수목적 전기차로 승부수를 던졌다.

제인모터스는 코스피 상장사 '디아이씨'가 설립한 전기차 제조·판매업체다. 디아이씨의 완전자회사 디아이씨글로벌이 2016년 5억원을 출자해 설립했다. 이후 디아이씨가 50억원 규모의 채권을 출자전환했다. 디아이씨는 현대자동차 1차 벤더사다. 창업주 김성문 회장이 제인모터스 대표를 맡아 직접 사업을 챙기고 있다.

제인모터스는 지난해부터 사업 전략을 원점에서 재수립해 전기차 시장에서 재도전에 나섰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1톤 전기트럭 '칼마토EV'가 현대·기아치에 밀렸던 원인을 분석해 재정비한 후 틈새시장에서 기회를 찾았다. 특히 제인모터스가 주목한 부분은 단점이던 짧은 1회 충전 주행거리(85㎞)가 문제점으로 대두되지 않고 상용화 가능한 시장에 주목했다.

타깃은 8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다목적 전기운반차 시장이다. 현대·기아차의 진입 가능성이 낮은 1톤 미만 전기트럭 뿐만 아니라 모기업 디아이씨와 시너지 제고가 가능한 농업용 등 특장차로 주력 품목을 새롭게 개편한 것이다. 연간 3000~4000대가 판매되는 전기운반차 시장에서 상당 수준 점유율을 차지하면 수익 경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로운 사업 전략에 맞춰 선보인 첫 제품은 올해 초 골프카트 용도로 개발·출시한 '테리안'이다. 테리안은 최고 시속 30㎞, 적재중량 400㎏, 1회 충전 주행거리 25㎞의 전기차다. 지난 6월 연간 100대 이상 구매 유지를 계약 조건으로 총판업체 ㈜남경과 계약을 체결해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남경은 골프장, 관광지, 관공서 등에 테리안을 속속 도입시킬 예정이다.

제인모터스는 테리안을 시작으로 소규모 전기차 라인업을 지속 선보이겠다는 목표다.
현재 농업용 운반차와 초소형 트럭 라인업을 추가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어떤 특장 장치를 접목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설계가 가능한 만큼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또 기존 칼마토EV 생산사업장을 신규 라인업에 맞춰 재구성하면서 이에 필요한 자금을 모기업 디아이씨 외 계열사들로부터 수혈받을 계획이다.
왼쪽부터 칼마토EV, 테리안.(사진=제인모터스)
제인모터스가 운반차 시장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국내 최초로 선보인 칼마토EV가 판매 부진으로 사업 정리 수순을 밟게 되면서 신성장동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2016년 3월 테슬라가 출시한 중형 전기 세단 '모델3'가 전세계적 돌풍을 일으키며 국내에서도 전기차 인프라 구축 논의가 급물살을 타자 전기트럭 시장에서 퍼스트무버 전략을 취했다.

효율적 의사결정이 가능한 독립법인으로 사업구조를 설계하고 모기업의 탄탄한 자금력에 힘입어 2년만에 굵직한 사업 채비를 모두 마쳤다. 특히 설립 직후 1년여 동안 400억원 가까이를 투입해 칼마토EV를 개발하고 이어 2018년 5월 생산공장을 준공하면서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 대구 국가산업단지 4만212㎡(1만2164평) 부지에 연간 3000대 이상 생산이 가능한 신공장을 세웠다.

2019년 3월 국내 최초 국고 보조금 지급 대상 전기트럭으로 선정되며 초창기만해도 기대감이 컸다. 그해 8월 쿠팡을 시작으로 GS글로벌, 오비맥주, 롯데글로벌로지스 등과 사업 협력 MOU 및 판매 계약 등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후 시장 환경이 빠르게 바뀌면서 장밋빛 전망은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2019년 12월 현대차의 포터2일렉트릭 출시를 시작으로 이듬해 1월 봉고3EV로 기아자동차가 1톤 전기트럭 대열에 합류하면서 관련 수요가 두 제품에 집중된 탓이다. 당초 첫해 판매 목표치로 내세운 450대의 3% 수준인 15대 판매에 그치는 등 고전하자 작년 결국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디아이씨 관계자는 "칼마토EV는 (현대·기아차) 경쟁력에 밀려 판매가 어려워졌기 때문에 현재는 새로운 라인업을 포함 판매 계획 등을 면밀하게 새로 잡고 있다"며 "전기차 부품 라인 일부를 제인모터스에 이관시켜 자생력을 갖추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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