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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IPO본부, PI투자도 최정상 노린다 전담조직 '솔루션팀' 신설…업계 1위 주관업무와 시너지

이경주 기자공개 2021-11-24 14:34:04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2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증권 IPO본부가 자기자본투자(PI)를 본격화한다. PI투자만 전담하는 IPO솔루션팀을 신설했다.

주 수입원인 주관수수료에 그치지 않고 알짜 발행사를 발굴하고 투자해 캐피털게인(지분 시세차익)까지 노린다는 의미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IPO 주관실적 1위다. PI를 본업과 가장 잘 연결시킬 수 있는 하우스 중 하나다.

◇김형석 이사 초대팀장…IPO 관련 PI 독자 수행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IPO본부가 이달 13일 후속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한 IPO솔루션팀은 PI와 신디케이션(기관 대상 세일즈)을 별도로 전담하기 위한 조직이었다. PI는 증권사의 자기자본을 활용해 투자하고 수익을 내는 업무다. 증권사 고유업무 중 하나로 전사차원의 조직이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PI부문이 있다.

IPO솔루션 팀은 IPO와 관련한 PI를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조직이다. PI부문과 별개로 별도의 예산(북)이 IPO솔루션팀에 배정된다. IPO본부가 딜 소싱을 하면서 알짜 발행사를 발굴해 오면 IPO솔루션팀이 자체 북으로 투자를 한다. 반대로 IPO솔루션팀이 선제적으로 유망기업에 투자해 본업(주관업무 수임)에 유리한 구도를 조성할 수도 있다.

초대팀장으론 김형석 이사를 발탁했다. 김 이사는 직전 IPO1팀을 이끌었던 부서장이다. IPO1팀에서 올해 다수의 빅딜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낸 것을 인정받아 중책을 이어가게 됐다. IPO1팀은 △크래프톤(공모액 4조3098억원)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2조2459억원) △솔루엠(1088억원) 등을 상장시켰다.

PI는 수년전부터 빅하우스 뿐 아니라 중소형 하우스들도 강화해왔던 사업이다. 주 수입원인 주관수수료만으론 성장에 한계가 있는데다 들이는 노력 대비 보상도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통상 공모액이 조단위인 빅딜은 수수료율이 공모액의 최대 1%에 그친다.

공모액이 1조원이라고 치면 수수료는 많아야 100억원이다. 그런데 이것도 함께 주관업무를 한 파트너들과 나눠 받아야 한다. 빅딜은 주관사단이 4~6곳으로 꾸려진다. 이탓에 현대중공업(공모액 1조800억원)의 경우 인수물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대표주관사들도 보수로 20억원을 받는데 그쳤다.

반면 딜 하나를 상장시키려면 4~5명의 인력이 약 1년 동안 달라붙어 공을 들여야 한다. 딜이 무산되면 무보수로 끝나기도 한다. 주관수수료가 유일한 수입원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성장까지 도모하기 위한 사업이 PI였다.

PI는 발행사 한 곳 발굴에 필요한 인력이 1~2명이다. 발행사 관리에 드는 노력도 본업보단 크게 적다. 더불어 캐피털게인도 안정적이다. 통상 프리IPO 당시보다 IPO밸류가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물론 투자한 기업 IPO가 불발되면 투자금이 묶일 위험성은 있다.

◇한국증권 가장 활발…미래에셋 1위 주관업무와 시너지

미래에셋증권이 본업 뿐 아니라 PI에서도 최상 하우스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이다. 현재 증권사 IPO본부 가운데 가장 PI에 적극적인 하우스는 한국투자증권으로 평가되고 있다. 건수로나 규모로나 가장 많았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은 2016년 게임사 펄어비스 보통주를 20억원에 매입했다. 2019년엔 파나시아 보통주를 약 30억원어치 사들였다. 가장 최근인 올해 10월엔 오아시스마켓에 50억원(보통주)을 투자했다. 이외 SCM생명과학과 천랩, 젠바디, 카카오모빌리티가 주요 PI사례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다수의 크고 작은 PI 투자를 해왔다. △카인사이언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브이원텍 △피엔케이피부임상연구센타와 △포바이포 △에이치투 △젠바디 △엘앤피코스메틱 등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올 들어 본업이 워낙 잘돼 PI엔 상대적으로 힘을 쏟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이달 22일 기준 IPO 주관실적이 3조4931억원으로 1위다. 2위(NH투자증권, 2조8324억원)와 격차가 상당한 1위다. 미래에셋증권은 같은 날 기준 주관건수도 22건으로 가장 많다. IPO본부 인력이 PI투자까지 병행하기엔 물리적으로 쉽지 않았다.

PI 전담 조직인 IPO솔루션팀을 신설한 이유다. 본업과 시너지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IPO본부가 업계에서 가장 많이 발행사들과 접점(연간 20건 내외 IPO주관)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 대상 물색이 상대적으로 수월할 수 있다.


◇신디케이션도 독립…빅딜 세일즈 역량 강화

IPO솔루션팀에게 부여된 신디케이션 업무도 주목된다. 신디케이션 역시 전사차원의 업무다. IB부문이 DCM(채권자본시장)과 ECM(주식자본시장) 딜을 주관하면 대형 기관을 대상으로 투자를 권유하고 가격을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해외기관이 필요한 빅딜은 홍콩법인이 신디케이션 업무를 수행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IPO본부는 IPO솔루션팀을 통해 IPO에 한해선 신디케이션 기능을 내재화하기로 했다. 올해 다수의 빅딜을 수행하면서 보다 빠른 의사소통과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을 실감했다.

국내 기관 유동성이 풍부해진 것도 이유다. SK바이오사이언스(공모액 1조4917억원)의 경우 국내 유동성을 믿고 조단위 빅딜 최초로 외국계 주관사를 쓰지 않았다. 연장선에서 영문 투자설명서(OC·Offering Circular)도 생략했다. OC는 국내기관들이 참조하는 공시인 투자설명서와 같은 문서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기관수요예측에서 경쟁률이 1275.47대 1에 달했다.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해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 토종IB들이 이룬 성과였다. 미래에셋증권은 IPO솔루션 팀을 통해 SK바이오사이언스와 같은 국내 기관 위주 빅딜 세일즈에 더욱 유연하게 대처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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