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12월 23일 07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창조란 '무(無)'에서 '유(有)'를 이끌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세상에 없던 무언가를 만들어 내다보니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를 거칠 뿐만 아니라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고통을 동반하기도 하지만 성공의 과실은 그 어느 때보다 달콤하고 짜릿하다.최근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패러다임은 전동화를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가고 있다. 지금까지의 통념과 다르게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작업이 더 수월할 수도 있다는 견해가 나온다. 내연기관차를 생산한 경험 없이 곧바로 전기차를 만들어 낸 테슬라를 두고 하는 얘기다.
테슬라는 자동차 부품의 위치를 재배치하고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차량에 쓰는 등 기존 자동차 생산 문법을 파괴했다. '창조적 파괴'에 나선 테슬라와 달리 현대차는 태생부터 내연기관차에 뿌리를 두고 있다. 경험과 연륜이란 자산을 가졌다. 그러나 기존의 차량 제조 틀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기에 혁신의 폭은 좁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현대차의 변화를 좌우하는 오랜 경영 특성으로는 노조의 강력한 존재감이 꼽힌다. 전동화 트랜드 가속과 안정적인 노사관계는 대척점에 위치한 형국이다. 전동화 시대에는 현장 생산직보다 연구직 노동자로 중요도가 옮겨가기 때문이다. 또한 전기차의 부품 수가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30% 이상 줄어든다. 이는 노동력, 노동자의 감소를 뜻한다.
현대차는 국내 자동차 부품사들과 거미줄과 같이 촘촘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수백 곳 넘는 부품사와 소통하고 관리하는 실력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해외 전략지에 함께 진출해 글로벌 성장을 이뤄냈던 값진 역사도 공유하고 있다. 앞으로는 부품사들이 전동화 수준을 높여 고품질의 결과물을 생산해낼 수 있도록 독려하는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이를 누구보다 잘 인지하고 있는 현대차는 최근 정상빈 부사장을 새로운 노무 전문가로 선임하며 세대교체를 꾀했다. 정 부사장은 퇴임한 윤여철 부회장과 하언태 사장과 지난 4~5년간 노무관리에 있어 손발을 맞춰온 인물이다. 전기차 미국 현지 생산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노사관계는 전동화 전략의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요인으로 부상했다.
현대차가 노사관계의 '새판'을 짤 수 있을까. 지난해 말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개발해냈듯이 전동화 패러다임에 알맞은 노사관계를 새롭게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등에 업고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할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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