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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HDC현산]아시아나 인수 실패 '전화위복'…유동성 대응력 여유현금성자산 약 2조, 재무구조도 안정적 자본버퍼 부담 없어

성상우 기자공개 2022-02-03 07:38:32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8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용평가사들이 HDC현대산업개발의 신용등급 하향 검토에 들어갔다. 광주 현장 사고 수습에 들어가야 할 비용을 정확히 추정하고 현금 보유고가 이를 감당할 여력이 있는지 제대로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다.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되면 현재 신용등급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HDC현산의 지난해 말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2조원 수준으로 당장 급한 불은 끌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과거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철회한 덕분에 남아있는 자금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실패가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3대 신용평가사가 모두 HDC현산을 신용등급 하향검토 워치리스트에 올렸다. 24일 나이스신용평가를 시작으로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가 각각 25일, 26일에 차례로 보고서를 냈다.

HDC현산의 회사채(무보증사채)와 기업어음에 대해 기존 'A+ 안정적', 'A2+ 안정적' 등급을 매기고 있던 한신평과 한기평은 이 모든 등급에 '부정적 검토' 단어를 달았다. 나신평 역시 HDC현산에 매기고 있던 장기신용등급(A+)을 비롯해 회사채(A+)와 기업어음(A2+) 등급 모두 감시 대상으로 등재했다.

신평사 세 곳이 모두 중점적으로 검토 중인 항목은 '유동성 대응력'이다. 당장 만기가 돌아오는 사채와 그동한 각 현장에서 발행된 부동산 PF유동화증권 익스포저에 대해 단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현금을 갖고 있느냐 여부다.

HDC현산이 그동안 자금보충약정을 제공한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 및 전자단기사채(ABSTB) 중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은 1조8600억원 규모다. 여기에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도 있다.

HDC현산의 현금 여력은 당장 급한 불은 끌 수는 있는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4970억원)과 단기금융상품(1조4395억원)을 합치면 2조원 수준의 현금화 여력이 있다. 4분기말 기준으로도 1.9조원 수준의 현금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유동성 대부분이 2020년 HDC현산이 아시아나 항공 인수를 위해 마련해놓은 자금이다. 당시 HDC현산은 인수 자금으로 2조원 이상이 필요했다. 이 중 주주배정 유상증자(3200억원), 공모 및 사모사채(4000억~5000억원), 금융기관 대출(5000억원대) 등을 통해 약 1조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다.

자금 조달 직후 HDC현산의 재무구조는 확 달라졌다. 2020년말 기준 단기금융상품이 약 1조49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불었고 ,현금성자산 역시 5000억원대로 늘어났다. 다만 단기간 내 차입금이 급증한 탓에 부채비율은 90%대에서 120%대로 높아졌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이 없었다면 HDC현산의 현금 버퍼는 1조원 초반대 수준에 그쳤을 것으로 보인다. 자금조달을 본격 추진하기 직전인 2019년 말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9000억원대다. 여기에 2020년초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의 현금흐름표상 순유입액(약 2100억원)을 더하면 가용 유동성은 약 1조1000억~2000억원 규모가 된다.

1조원대 초반의 현금은 PF유동화증권에 대한 차환 발행이 불가능해졌다고 가정했을 때 필요한 금액과 사채 만기분, 사고 손실 및 보상액 등을 합친 예상금액(2조원 초반대)에 훨씬 못 미친다. 회사채 발행 등 추가 조달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고금리의 은행 대출 정도가 가능한 선택지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이 없었을 경우 HDC현산은 현재보다 더 치명적인 유동성 위기에 빠졌을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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