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잰걸음' 마켓컬리, 앵커에쿼티 자금회수 플랜은 실적 개선·지배구조 개선 노력 필요, 엑시트 불확실성 고조
김선영 기자공개 2022-02-17 09:24:35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6일 10: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이하 마켓컬리)가 상장에 난항을 겪으면서 핵심 투자자 '앵커에쿼티파트너스(이하 앵커에쿼티)'의 투자금 회수 고민 또한 커질 전망이다. 앵커에쿼티는 지난해 마켓컬리가 진행한 프리IPO에 참여, 투자를 단행했다.마켓컬리는 적자 누적과 지배구조 개선 문제를 넘어서야 하는 상황이다. 투자금을 수혈받더라도 지분 희석 이슈가 뒤따를 수 있다. 올 상반기를 목표로 하는 마켓컬리의 상장 여부에 따라 앵커에쿼티의 엑시트 운명 또한 결정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마켓컬리 측에 상장예심청구에 앞서 경영권 보완 등을 요구했다. 앞서 마켓컬리는 김슬아 대표의 경영권 방어 작업을 진행해왔다. 주요 주주들을 대상으로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 체결 등을 놓고 협상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앵커에쿼티는 마켓컬리에 2500억원을 수혈했다. 마켓컬리는 이 과정에서 4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앵커에쿼티에 앞서 같은 해 7월 시리즈F 라운드를 통해 2254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시리즈F 투자에서 2조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후 다시 앵커에쿼티를 투자자로 확보하면서 1조5000억원 이상의 몸값을 더 올린 셈이다.
마켓컬리가 FI(재무적투자자)로부터 높은 몸값을 인정받으면서 상장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앵커에쿼티는 2018년도부터 마켓컬리 투자를 염두에 두고 스터디를 지속해왔다. 식자재 유통 및 F&B 섹터 투자를 통해 관련 인더스트리에 대한 높은 관심을 이어왔다는 게 투자 업계 관계자의 후문이다.
앵커에쿼티는 지난 2016년 팽이버섯 생산업체 대흥농산 경영권 지분을 인수한 후 볼트온(Bolt-on) 투자를 통해 종합 식자재 기업 '데일리푸드'를 설립했다. 식자재 유통 종합 채널 등을 구축하기 위해 포트폴리오기업 넵스톤홀딩스와의 컨소시엄 결성으로 미니스톱 인수를 저울질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HMR(가정 간편식) 기업 프레시지 바이아웃(경영권 인수)과 커피 프랜차이즈 투썸플레이스 엑시트를 성사시켰다. 관련 섹터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신선식품 배송 기업인 마켓컬리 투자 역시 속전속결로 이뤄졌다는 게 투자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다만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과 달리 마켓컬리는 현재 적자 폭을 줄이지 못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K-유니콘' 요건으로 상장에 나서더라도 향후 실적 개선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잇단 외부 자본 유치로 김슬아 대표 지분마저 희석되면서 지배구조 개선 역시 상장까지 해소해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진행된 마켓컬리 상장 작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앵커에쿼티의 엑시트 작업 역시 난항이 예상된다. 상장예심청구를 위해선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등 경영권 보장 지분이 20%를 넘어야 한다. 지난해 두 번에 걸친 투자유치로 김 대표 지분율이 6%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영권 보장을 위한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
마켓컬리는 상장까지 경영권 보장 지분 20% 확보와 실적 개선 관문을 모두 넘어서야 한다. 국내 증시 입성이 무산될 경우 앵커에쿼티를 포함한 FI의 엑시트 작업에도 난항이 따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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