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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향 따라 달라지는 정책…금융책사 면면도 눈길 [금융위·금감원 어디로]⑤원승연, 이용우, 짙은 '진보성향' 정책 제시…윤창현, 금융사 자율·창의 부여 '주장'

김현정 기자공개 2022-03-07 07:59:10

[편집자주]

금융감독체계에 정답이 있을까. 기관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고 각 방안마다 장단점이 다르다.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쟁은 금융의 역사 속에서 반복돼 왔다. 백년대계까진 아니더라도 향후 20년 이상은 유지할 수 있는 완성형 금융감독 모델이 구축돼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대선을 앞두고 후보자들을 중심으로 금융감독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앞으로 금융감독체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더벨이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03일 09: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산업은 자체적으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독자 산업이지만, 일부 정권에서는 실물경제 지원이라는 하부 역할 정도로 인식된 적이 있다. 서민·취약계층 지원만 강조되면 금융 본연의 기능이 무시될 수 있다. 반대로 지나친 규제 완화는 금융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금융권은 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는 산업이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금융 산업 정책의 기초 틀을 짜고 있는 주요 대선후보 금융 책사들에 관심이 가는 이유다.

대선주자들은 본인의 성향 대로 정책 방향을 짠다. 그에 맞는 책사들을 곁에 두고 정책방향을 세운다. 본인의 성향이든, 책사들의 성향이든, 그에 맞춰 정책 방향이 갈린다. 대선 후보들의 곁에서 금융 정책에 대한 조언을 하고 있는 인사들과 그들의 행적 면면을 살펴보면 향후 정책 방향이 엿보인다.

◇원승연·이용우, 진보 성향 짙은 금융 전문가

원승연 명지대 교수(사진)는 이재명 캠프에서 선거대책위원회 금융경제특보단장을 역임하며 금융책사로 활약 중이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담당 부원장을 지낸 바 있다.

1964년생인 원 교수는 금융업력이 화려한 학자 출신 인사다. 성동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를 취득했다.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의 진보적 경제학자들과 교분이 두터우며, 대표적인 '정운찬 키즈'로 잘 알려져 있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서울대 경제학과에서 가르친 제자 중에는 원 교수 외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 홍장표 전 청와대 경제수석, 김상조 전 공정거래위원장,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 등이 있다.

원 교수는 생명보험협회 보험경제연구소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장기신용은행 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외환코메르츠투신운용 채권운용본부장, 신한BNP파리바 CIO(최고투자책임자), 교보투자신탁운용 CIO 등을 거쳤다. 16년간 쌓은 현업 경험이 추후 그의 연구물과 금융정책에 탄탄한 밑거름이 됐다.

2006년부터는 학계로 발길을 옮겼다. 영남대 경제금융학부 조교수,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를 역임하면서 11년간 교수 생활을 했다. ‘국민연금 기금의 국내 주식 영향력에 대한 연구’, ‘가계의 금융부채가 소득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 ‘국민연금 수익률과 재전건전성’ 등이 당시 그가 남긴 논문이다. 특히 6년 전인 2016년 ‘모델 금융감독법의 구조-기본 내용과 법안의 제안’이란 논문을 냈는데 금융정책과 감독기능의 분리가 필요하다는 최근 그의 주장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2017년 11월 금감원 자본시장담당 부원장으로 임명됐다. 자본시장 담당 부원장에 내부 승진이 아닌 외부 인사가 영입된 건 드문 일이었다. 그가 진보 성향의 학자 출신이라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가 대선 후보자 시절 주장한 금융감독체제 개편 작업을 주도할 인물로 평가됐다. 금감원에서는 DLF 사태, 라임자산운용 대규모 펀드 환매 중단 사태 등 자본시장의 크고 작은 사건들에 대한 감독·검사를 진두지휘했다.

2020년 6월 금감원에서 퇴임한 이후 같은 해 9월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로 다시 복귀했으며 최근 이재명 캠프 선대위 금융경제특보단장으로서 다양한 금융 정책에 대한 조언을 하고 있다. 더불어 이달 초엔 한국금융센터 연구소장으로 취임했다. 금융 중심 연구를 경제 전반으로 확대해 한국경제의 나아갈 방향과 정책을 제시하는 공적 연구 기능을 더 발전시킨다는 포부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 역시 이재명 캠프의 금융통으로 꼽힌다. 현재 이재명 후보 선대위 공정시장위원장을 맡아 당의 경제·금융 정책과 규제에 대한 접근법을 구상 중이다.

1964년생 이 의원은 강원도 춘천 출신이며 초·중·고등학교는 부산에서 나왔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수료했다.

현대경제연구원, 현대그룹 종합기획실을 거쳐 현대자동차에서 전략기획과 M&A(인수합병)를 담당했다. 현대투자신탁증권에서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로도 근무했다.

금융권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전략 및 투자 분야 베테랑이기도 하다. 동원증권 재직 시절에는 동원그룹 금산분리를 주도해 한국투자신탁을 M&A를 이끌어냈다. 이후 한국투자금융지주로 적을 옮겼고 전략기획과 투자전략 등 업무를 맡았다. 한국투자증권과 한국투자신탁운용 임원을 거쳐 2016년 1월 카카오뱅크 공동대표이사로 부임했다.

카카오뱅크에서 근무한 2년여 동안 발굴의 능력을 선보였다. 설립 2년 만에 1000만 가입자 돌파와 흑자전환 등 그가 대표를 맡은 시기 이뤄진 일이다.

2020년 21대 총선 출마를 위해 갑작스레 퇴사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바 있다. 그가 포기한 52만주의 스톡옵션은 2021년 7월 카카오뱅크 기업공개(IPO) 공모가 기준 평가차익 176억8000만원의 가치를 지닌 것이었다. 그는 당시 “사회적 공물(公物)은 공물이고, 정치는 헌신인데 봉사할 기회가 온 것이 더 소중하다”며 “현장에서 경험한 혁신을 정치에서 실현해보려 한다”는 말을 남겼다.

이 의원은 최근 1~2년간 다수의 금융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가상자산업을 명확히 정의하고 이용자를 두텁게 보호하기 위한 ‘가상자산업법안 제정안’,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먹튀 사건 재발을 위한 ‘내부자 거래 사전신고제도’ 등의 법안이 그 예다. 금융정책과 감독을 분리해 감독정책과 감독집행기관을 일원화하고, 금융시장의 건전성감독과 영업행위감독을 분리하는 ‘금융감독기구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과 기획재정부 업무를 ‘국제금융’에서 ‘금융’ 전반으로 확대하는 ‘정부조직법’ 일부 개정안도 대표 발의했다.

◇'친시장적 관점' 윤창현, 현실과 맞닿은 금융정책 추진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사진)은 윤석열 캠프 선거대책본부(선대본) 정책본부의 부본부장을 맡으며 국민의힘 경제 관련 공약 전반을 조정하고 점검하는 일을 한다. 현재 윤 캠프 내 경제정책 전문가 중 금융 정책에 밝은 사람으로 그가 꼽힌다. 시립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에 한국금융연구원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을 지낸 자타공인 금융전문가다. 국회 정무위원회의 브레인이란 평을 받는다.

1960년생 윤 의원은 충북 청주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때 대전으로 이사와 초·중·고를 모두 대전에서 나왔다. 서울대에서 물리학 학사와 경제학 학사를 취득한 뒤 서울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를 졸업했다. 경제학 박사 학위는 미국 시카고대에서 취득했다.

한국에 귀국한 뒤 1993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으로 일했다. 2005년부터는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로 활동했다. 교수 시절에는 선물·옵션 등 금융투자와 관련된 논문을 주로 썼다. 그의 폭넓은 지식은 국회 정무위에서 십분 발휘되고 있다.

2012년부터는 과거 몸담았던 한국금융연구원으로 돌아와 제7대 한국금융연구원 원장에 올랐다. 원장 취임 후 3년 동안 정부의 금융정책 연구용역, 금융회사의 연구용역 등으로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힘을 쏟았다.

2015년부터 2년 동안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으로도 활동했다. 우리은행 민영화를 추진하면서 과점주주 매각 방침을 세웠다. 금융기관의 국제금융거래 능력을 강화하고 실물 경제의 잠재력을 활용할 수 있는 금융정책을 주장하기도 했다.

2020년 지역구가 없는 비례대표로 21대 국회에 입성한 뒤 줄곧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을 관할하는 정무위에서 활동해왔다. 친(親)시장적 관점에 입각해 금융감독, 가상자산, 가계부채 등의 이슈에서 여당과 정부를 다각도로 비판하고 있다.

관치 중심의 제재·징계보다는 금융사의 자율과 창의가 보장되도록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말한다. 아무리 금융이 규제산업이라지만 당국의 강도 높은 조치들이 ‘권고’라는 이름으로 단행되고 있음을 우려한다. 금융사들이 현실과 맞닿아 있는 그의 정책을 많이 지지하는 분위기다.

금융감독 개편과 관련해서도 실제 금융산업 현장에 있었던 경험이 많기 때문에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현재 윤석열 캠프에서 금융사고 예방에 방점을 찍은 금융감독기관 간 역할 개선이나 기능 조정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금감원의 지나친 권한을 제한할 방법을 구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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