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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산업 주주님들께 [thebell note]

성상우 기자공개 2022-03-22 10:45:05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7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대구·경북 지역사회는 한 중견건설사 내부에서 벌어진 경영권 분쟁 탓에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화성산업이라는 상호의 이 회사는 전국 기준으론 수백개 건설사 중 한 곳이지만 대구 지역사회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은 꽤 크다. 창업 60주년을 넘기는 동안 이 지역에 아파트를 수없이 깔았고 과거 동아백화점을 경영하면서 지역민과의 정서적 친밀도도 높여왔다.

이번 분쟁의 구도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창업주 2세 형제간 경영권 다툼이다. 10년 넘게 유지돼 온 장남 이인중 명예회장과 차남 이홍중 사장의 공동 경영 체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이 명예회장 아들인 이종원 회장 측 얘기를 들어보면 이렇다. 이제 전문경영인 체제로 넘어가자는 이 명예회장 뜻에 따르기를 거부한 이홍중 사장이 반기를 들면서 분쟁의 트리거가 당겨졌다.

이사회는 이 사장의 연임을 막았다. 그러나 그는 주주제안 방식으로 자신을 사내이사로 셀프 추천하며 부활했다. 이제 화성산업의 운명을 가를 마지막 관문은 이달말 열리는 주주총회다.

이 회장 측 논리는 간단하다. 이번 주총에서 이사진을 쇄신해 최종 목표였던 전문경영인 체제의 초석을 다지겠다는 것이다. 본인 역시 종국적으론 주주로 돌아가겠다고 한다. 그동안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성장해왔지만 회사가 전국 단위로 사세를 키워가는 만큼 대형 건설사들이 채택한 글로벌 스탠다드를 이식해야한다는 위기 의식도 깔려있다.

이 회장이 제출한 사내이사 추천명단에 톱티어 건설사인 현대·대우건설 임원 출신 인사가 포함돼 있는 이유다. 지난 수십년간 총수 일가 위주로 꾸려져 온 '가족기업' 형태의 지배구조에도 메스를 대야한다고 봤다.

여기에 반박하는 이홍중 사장 측의 논리도 들어볼 만 하다. 회사가 대구지역에서 성장해 온 과정을 직접 일궈낸 장본인들이 바로 현재의 임원들이라고 강조한다. 이들보다 화성산업의 사업 현안과 내부 사정을 잘 파악하고 있는 이가 어디 있겠냐는 얘기다. 외부 출신 인사들을 이사회에 들일 필요가 없다는 게 이들의 결론이다. 이번에 주주제안으로 올린 이사 후보 명단 역시 지역사회와 내부 출신 인사들로 채워졌다.

양측이 내세우고 있는 논리는 어차피 각자 주관적이다. 최종 판단은 결국 주총에서 주주들이 내린다. 그때까지 진흙탕 싸움은 끝나지 않을 듯 하다.

다만 주주들 선택의 기준은 단 한곳에 맞춰져야 한다. 어느 쪽의 비전이 체질개선과 중장기적 성장에 더 적합할지 여부다. 화성산업은 단순 개인회사가 아니다. 9000여명 주주들이 나눠갖고 있는 상장사다. 철저히 회사 밸류에 도움되는 쪽에 표를 던지는 것이 주주 본인들을 포함해 회사와 임직원들이 모두 공생할 수 있는 길이다.

역사적으로 국가든 기업이든 문을 닫고 지키는 조직보단 외부에 개방하고 받아들이는 조직이 생존과 성장에 성공한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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