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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칼럼]기후변화소송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공개 2022-04-01 09:00:14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1일 09: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기후변화가 그 원인으로 여겨지는 자연재해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다. 독일의 홍수, 미국 서부 해안지역의 폭염, 호주의 덤불숲 화재 등이다. 이런 재해들은 인간의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미디어가 발달하기 때문에 더 부각되는 것일 수도 있지만 결과는 같다. 기후변화가 일상에서는 물론이고 자본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다. 투자자들은 이제 기후변화가 투자대상 자산의 가치에 미치는 영향에 민감하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일부 투자자들은 투자자산의 장기적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소송을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이런 소송을 ‘기후변화 소송’으로 통칭할 수 있는데 최근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ISS에 따르면 2017년까지 24개국에서 884건의 소송이 제기되었는데 2020년에 이르자 그 숫자가 38개국 1550건으로 증가했다. 대다수가 미국에서 제기된다.

점점 많은 수의 소송이 국제법이나 해당 국가의 헌법에 내장되어 있는 기본적 인권 개념에 기초해서 제기되고 있다. 관련 정보의 공개 확대 요구와 이른바 ‘그린워싱’을 비난하는 소송이 증가하고 있고 관련 기업이 기후에 끼친 위해에 대한 법률적 책임 추궁이 수반된다.

예컨대 2019년 2월 캘리포니아 전력회사 PG&E의 회사채 보유자들은 회사가 4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면서 전선망 보수에 관련된 기준과 조치를 적절히 공개하지 않아 빈번히 발생하는 들불 리스크에 대응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증권집단소송을 제기해 진행 중이다. 또, 2021년 4월 프랑스 마르세이유행정법원은 한 환경단체가 토탈의 바이오석유정제시설 허가를 취소해 달라고 청구한 소송에서 회사는 팜오일 생산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더 연구하라고 명령하면서 원고의 청구를 인용했다. 이 소송에서는 지방경찰청도 공동피고로 제소당했다.

2021년 5월에는 네덜란드의 한 환경단체가 로열더치셸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헤이그지방법원이 셸의 이산화탄소 배출은 네덜란드 민법상의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판결했다. 이 소송은 네덜란드 민법 제162조에 규정된 주의의무의 해석에 관한 소송이었는데 나흘간의 심리 끝에 법원은 동조가 규정하는 주의의무는 ‘3급’ 오염물질 방출에 대한 책임 부담으로 연결된다고 판시했다. 3급 방출이 회사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가장 큰 부분을 구성하기 때문이다.

법원은 셸이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2019년 대비 45% 줄이도록 명령했다. 셸의 생산시설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기후와 환경 변화를 일으켜 인간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고 건강을 손상시키는 손해를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셸은 그를 방지하기 위한 주의의무를 부담한다는 것이다. 미국 사법부도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을 발생시키는 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런 추세에 비추어 이제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에 있는 기업들이 기후변화와 관련된 소송을 당하게 될 리스크도 적절히 감안해서 자산을 운용해야 한다. ISS는 해당 리스크를 기존의 리스크관리에 편입시켜 함께 다루지 말로 별개의 새로운 리스크 유형으로 관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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