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출발 나선 포스증권]파운트 업고 모바일 공략…윈윈전략 통할까④IT 기술 접목, 시너지 기대감…일각선 회의론도
이돈섭 기자공개 2022-04-05 08:08:15
[편집자주]
온라인 펀드 판매 특화 증권사로 시작한 한국포스증권이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다. 빈약한 경쟁력으로 '만년 적자' 꼬리표를 달았지만, 인공지능(AI) 투자 솔루션 업체인 파운트(fount)가 지분을 인수하면서 명실상부한 핀테크 증권사로 탈바꿈할 준비를 하고 있다. 더벨은 새 주인을 맞은 포스증권의 현재 상황을 점검하고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4일 14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포스증권이 인공지능 투자 솔루션 스타트업 파운트를 새로운 주주로 맞아들이기로 하면서 두 회사 간 시너지 효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파운트의 독보적 IT 기술이 포스증권에 이식되고 포스증권 사업영역이 파운트의 앞마당이 되면 상호 상승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올해 초 포스증권은 사업확대 차원에서 400억원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보통주 800만주를 액면가액 5000원씩 기존 주주와 제3자에 각각 절반씩 배정했다. 제3자 배정을 받은 곳은 인공지능 투자 솔루션 업체 파운트. 파운트는 이번 증자 참여로 포스증권 지분 23%를 확보, 2대주주에 올라서게 된다.
당시 계획한 일정대로라면 지난달 관련 절차가 모두 마무리 됐었어야 했지만, 코로나 확산 여파로 대주주 승인조차 확보하지 못했다. 파운트 측은 올 상반기 증자 절차를 마무리하기로 했지만, 경우에 따라 마무리 시점은 올 상반기를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 전망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파운트 등과 같은 핀테크 솔루션 스타트업들은 지금껏 사실 콘텐츠 프로바이더 역할에 치중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증권업에 진출함으로써 고객 계좌를 자체 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채널 확장 측면에서 상당히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파운트의 이번 증자 참여로 기대되는 두 회사 간 시너지 효과는 다양하다. 우선 포스증권 입장에선 파운트의 핀테크 기술을 흡수할 수 있다. 포스증권은 애당초 온라인 펀드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성장해온 기업인 만큼, 모바일 비대면 채널 역량 강화는 필연적 과제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여타 증권사에 비해 펀드 판매 잔고 비중이 현저히 낮은 점을 감안하면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따르는 상황이다. 포스증권은 맞춤형 상품 큐레이션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서비스로 사업 보폭을 확대하는 한편, 연금전문 VIP 채널을 구축하는 등 차별화 전략도 함께 구사하고 있다.
파운트 입장에서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수 있다. 2015년 설립된 파운트는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자문 서비스에 주력해왔다. 모바일 앱에서 계좌개설부터 투자실행, 리밸런싱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말 기준 파운트 가입자 수는 30만명, 운용규모(AUM)는 1조3570억원 수준이다.
순이익 기준 흑자 달성은 이루지 못한 상태지만, 현재까지 총 750억원 규모 자금을 투자받아 파운트자산운용과 파운트투자자문, 파운트인슈어런스 등 자회사를 잇달아 설립하면서 사업 보폭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핀테크 회사 틀을 벗어나 금융업계 전반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포스증권이 계열사로 더해지면 상품 판매와 고객 확보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포스증권은 수수료가 가장 저렴한 S클래스 펀드를 판매하고, 퇴직연금 사업자로 IRP 서비스 등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에 파운트 입장에선 시너지 효과를 노려봄직하다.
파운트 관계자는 "회사 설립 때부터 일종의 금융그룹과 같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청사진으로 그려왔다"면서 "아직 회사 자체가 실적을 거두기보단, 투자를 진행하는 단계기 때문에 뚜렷한 실적을 내진 않았지만 이번 증자 참여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 사업 협력 논의를 위해 지난 2월에는 파운트와 한국포스증권, 한국포스증권 최대주주인 한국증권금융이 디지털금융협력 위원회를 구성한다는 내용의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김영빈 파운트 대표와 홍인기 한국증권금융 전무, 김욱중 포스증권 대표가 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디지털금융협력 위원회에서 이들 세 임원이 정기적으로 만나면서 사업 협력에 대한 구체적 논의를 진전시키고 있다"면서 "모바일 비대면 채널에서 파운트와 포스증권이 모두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우선된 주제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포스증권 지분 인수를 주도한 것은 김영빈 파운트 대표로 알려져 있다. 김 대표는 1983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와 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 2012년부터 2014년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시니어컨설턴트로 일했고 2015년 파운트를 설립해 현재까지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두 회사의 시너지가 찻잔 속 태풍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형 금융회사들이 판매 네트워크를 장악하고 있는 현 상황 속에서 포스증권이 그간 적자폭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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