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4월 11일 07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뚝심, 굳세게 버티거나 감당해 내는 힘을 말한다. 주로 긍정적인 뉘앙스로 쓰인다. 그러나 사전적 의미에는 '좀 미련하게 불뚝 내는 힘'이라는 부정적 뉘앙스도 담겨 있다. 뚝심 있게 밀고 나가는 자세가 때로는 융통성 없음으로 읽힐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않는 뚝심은 치명적일 수 있다.교육업계는 대교를 강영중 회장의 뚝심이 일군 기업이라고 평가한다. 오프라인 방문교육의 원조인 소규모 과외방을 직접 운영하며 사업을 시작한 강 회장은 매출 1조원 안팎의 그룹을 만든 원동력이다. 그는 교육기업 빅3 오너 중 유일한 교사 출신 기업인이다. 영업맨 출신의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보다 교육에 대한 애착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대교그룹은 강 회장의 교육에 대한 뚝심을 앞세워 오프라인 교육사업 중심으로 사세 확장을 이뤄왔다. '눈높이', '차이홍' 등 회원제 방문학습지는 대교가 내세우는 대표 브랜드 중 하나다. 반면 웅진, 교원은 가전 렌탈 방문판매 등 교육 이외 분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하는데 집중하며 사뭇 다른 길을 걸어왔다.
대교의 오프라인 교육에 대한 뚝심은 코로나19 팬데믹 앞에서 주춤했다. 2020년 창사 첫 적자에 이어 2021년 2년 연속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웅진, 교원이 일찌감치 온라인 에듀테크 쪽에 공을 들인 것과 대조적으로 대교의 축은 오프라인에 있었다. 전국 700여개 러닝센터의 오프라인 사업모델은 비대면 거리두기의 코로나19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2010년대 후반 에듀테크 사업 투자는 경쟁 업체에 비해 늦어졌다.
대교의 뚝심에도 균열의 조짐은 있다.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조직을 150여명으로 꾸리고 외부 디지털 인재 영입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강 회장의 장남 강호준 상무와 차남 강호철 상무가 사업회사 대표, 지주회사 대표에 선임되면서 일어나는 변화들이다. 오프라인 교육을 일궜던 1960년대생 임원은 퇴진하고 1970년대생 젊은 디지털 인재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사업 쪽에서는 시니어를 타깃으로 한 신사업이 눈에 띈다. 교육업, 학원업 등 교육 사업만 영위해온 대교는 올해 시니어 사업에 발을 들였다. 시니어 인지활동 콘텐츠 판매, 장기요양보험 사업 등이다. 기존 유초등, 중등, 성인에서 중장년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교육기업을 꿈꾼다고 한다. 대교(大校)는 세상에서 가장 큰 학교를 비전으로 삼고 있다. 뚝심의 대교가 전 세대를 잇는 가장 큰 다리(大橋)로 발돋움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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