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A, 디스플레이 장비주 탈피 효과 가시화 [테크기업 밸류 분석]2차전지 물류·검사기 위주로 수주 급증, 올해는 유통부문이 반도체 앞설 듯
원충희 기자공개 2022-05-12 11:06:04
[편집자주]
테크(Tech) 기업은 원재료 가격과 판매단가에 따라 이익 변동 폭이 큰 경우가 많다. 정보기술(IT) 강국인 한국 테크기업들은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만큼 밸류에이션도 글로벌 추이에 따라 움직인다. 주가를 밀어 올리는 원동력은 실적이지만, 글로벌 시장 트렌드 변화 속에서 기업의 기존 사업과 신사업 전략 등이 방향성을 잘 맞춰가고 있는지를 투자자들은 평가한다. 더벨은 각 테크기업이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받고 있는지, 밸류는 어떻게 변해왔는지 살펴보고 앞으로 밸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요인과 변수는 무엇인지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0일 16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부분 장비주들이 그렇듯 SFA도 꾸준함보다 모멘텀에 따라 가치가 변동되는 업체다. 그러다보니 최근 5년간 주가는 3만~5만원대를 오르내리면서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대규모 신규투자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SFA의 기업가치도 하향세를 보였다.다만 반도체와 물류 자동화, 2차전지 등 비(非)디스플레이 매출이 70%대로 올라오면서 이제는 디스플레이 장비주로만 보기가 어렵게 됐다. 올해는 유통부문 실적이 디스플레이를 웃돌 것으로 전망되면서 사업다각화 효과가 밸류업으로 이어질지 주목되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디스플레이 매출 56% 돌파, 수주확정액은 70% 웃돌아
지난해 SFA의 매출 가운데 비디스플레이(글래스, 2차전지, 유통, 반도체 등) 매출이 56%으로 과반에 달했다. 5~6년 전만 해도 디스플레이향 매출이 70% 수준이었으나 이제는 44%대로 줄었다. 이 추세는 앞으로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수주 확정액 기준으로 비디스플레이 비중이 71%에 이르기 때문이다.
수주액 가운데 28%가 2차전지에서 나왔다. 디스플레이 수주액 비중(29%)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2차전지는 주로 물류솔루션과 인공지능(AI) 외관검사기, 비파괴 CT검사기 등의 장비에서 나왔다. 수주액은 전년대비 36% 증가한 규모다.

SFA의 2차전지 사업은 원재료부터 셀(Cell) 완제품에 이르는 제조 공급망 전반의 물류자동화설비 라인업 구축이다. 국내외 기업들을 대상으로 생산 전 공정에 대한 물류자동화설비를 풀턴키(Full Turnkey)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제조공정 장비도 일부 하고 있지만 검사기에 더 특화된 업체로 유명하다. AI 기술을 사용해 배터리 내부의 발열, 화재, 폭발 등 위험요인을 신속 정확하게 검사하는 3D 비파괴 검사기와 제품 출하 검사공정의 검출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AI 기반의 외관검사기 등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SFA의 2차전지 사업 전체로 본다면 물류시스템이 예전 디스플레이 장비처럼 주력이 됐다"며 "2차전지 장비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에 비해 마진율을 떨어지는 편인데 SFA는 그 중에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검사기 위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종합장비·스마트팩토리솔루션 회사로 리포지셔닝
SFA는 이제 회사 아이덴티티를 종합장비업체 겸 스마트팩토리솔루션 업체로 리포지셔닝하고 있다. 수년째 이어진 사업다각화는 그 일환이다. 디스플레이 장비는 전방산업과 외부환경 변화 등에 따라 투자 사이클이 있어 지속 성장이 힘들다. 5~6년 전만 해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인을 대량 확충하려던 중국업체들이 몇 년 전부터 투자를 많이 줄이면서 장비업체들도 한파를 맞았다.
특히 지난해는 삼성·LG디스플레이의 시설투자 기대감이 낮아지자 SFA의 주가 시세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다만 올해 들어 반등세를 보였는데 디스플레이 투자 기대감과 더불어 SFA가 사업다각화로 매출을 끌어올리면서 디스플레이 장비주 프레임을 벗어나기 위한 노력의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선 SFA가 디스플레이 장비 비중을 낮추면서 과거처럼 큰 규모의 수주를 받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소프트웨어(스마트화) 연구개발에 집중하면서 이를 설비 등에 반영해 스마트팩토리 사업 경쟁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사업 축이 이동 중이다. 올해는 유통부문 설비투자가 활성화되고 있어 반도체 부문을 앞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FA 관계자는 "자동화 기술은 원래 당사의 모태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데 어느 산업 분야든 간에 설비투자 동력이 활성화되는 분야가 있으면 뛰어들어 자동화 설비나 물류설비에서 먼저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시장을 어느 정도 장악을 하고 사이사이에 개별 공정장비군으로 포트폴리오 폭을 넓혀가는데 2차전지가 그런 식으로 확장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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