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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설' 나오는 티빙·시즌, 현실화 가능성은 공식적으론 CJ ENM·KT, 콘텐츠 협력이 우선…통합까진 해결과제 '산적'

김슬기 기자공개 2022-05-30 13:16:27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7일 14: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토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Over The Top)인 티빙(TVING)과 시즌(seezn)의 통합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올해 3월 CJ ENM이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관련 내용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현재 OTT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만큼 별도의 플랫폼을 유지하는 것보다는 통합하는 게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양사 모두 콘텐츠 측면에서는 협력하는 게 맞다면서도 OTT 통합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OTT 통합을 구체화하더라도 현실적으로는 시일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티빙은 주주구성이 다양해서 이해관계자 합병비율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분 희석이 불가피하다. 또한 합병 후 양사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가 그대로 합쳐질지도 미지수다.

◇ '정해진 바 없다'는 양사, 협력은 '진행형'…OTT 통합 가능성 열려있다

27일 최근 제기되고 있는 티빙·시즌 통합설에 대해 CJ ENM 관계자는 "여러가지 사업 협력을 논의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합병은)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KT 관계자 역시 "시즌-티빙 통합 관련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티빙은 2010년 10월 CJ ENM의 티빙 사업부문이 물적분할하면서 설립됐다. 시즌은 '올레tv 모바일' 서비스를 모태로 하며 2019년말 시즌이라는 이름으로 정식 론칭된 후 2021년 8월 KT에서 분사, KT의 완전자회사인 KT스튜디오 지니 산하로 편입됐다. 양사 모두 OTT 사업 확대를 위해 OTT사업을 분사시켰다.


양사 통합설은 이미 KT에서 시즌이 분사될 당시부터 흘러나왔다. 시즌이 별도 법인으로 있는게 외부 투자를 받거나 향후 합병 논의 가능성까지 고려했을 때 더욱 유리했다는 계산에서다. 이미 CJ ENM와 KT의 인연은 끈끈했다. 현재 KT스튜디오 산하의 지니뮤직은 엠넷닷컴을 운영하던 CJ디지털뮤직을 흡수합병하면서 현재의 체제를 갖추게 됐다. 현재 CJ ENM은 지니뮤직 지분 15.45% 보유하고 있다.

올해 3월 CJ ENM이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 투자를 단행하면서 통합설에 불을 지폈다. 또 4월 열린 'KT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 사장이 "아직 CJ ENM 측과 협력관계와 관련해 정확히 정해진 바는 없다"면서도 "국내 토종 OTT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고 검토 중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양사는 미디어콘텐츠 사업 전반에 걸쳐 공동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사업협력위원회를 조직했다. 이달 초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인 윤경림 사장과 CJ ENM 강호성 대표를 중심으로 킥오프를 진행했고 음악, 콘텐츠, 미래사업 등을 주제로 양사가 협력할 수 있는 아이템을 발굴해나갈 계획이다.

◇ 통합시 주주 구성은, 티빙 주주 설득이 우선

올해 OTT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한만큼 두 플랫폼의 통합은 양사에 도움이 된다는 평이다. 다만 문제는 현재 티빙의 주주 구성이 복잡한만큼 어떤 조건으로 플랫폼 통합을 성사시킬지다. 합병이 되면 결국 KT스튜디오지니 역시 티빙의 주주목록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현재 티빙 최대주주는 CJ ENM으로 56.94%의 주식을 가지고 있다. 2대 주주는 '미디어그로쓰캐피탈제1호(15.78%)'다. 해당 SPC는 JC파트너스 자회사 제이씨지아이(JCGI·JC Growth Investment)가 설립했다. 스튜디오룰루랄라중앙(SLL)이 14.85%, 네이버가 12.42%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시즌의 주주구성은 단촐하다. KT스튜디오지니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현재 CJ ENM이 가지고 있는 티빙 지분에 대한 장부가액은 932억원이다. 티빙 지분 100%에 대한 장부가액은 1637억원 정도다. KT스튜디오지니는 지난해말 기준으로 KT시즌의 장부가액을 342억원으로 집계했다. 단순히 장부가액으로만 보면 시즌의 가치는 티빙의 5분의 1수준이다.

양사가 해당 비율로 통합이 된다고 하면 KT스튜디오지니가 가져갈 수 있는 지분은 16% 정도인데 이렇게 되면 기존 주주들의 지분 희석이 불가피하다. JCGI와 SLL, 네이버는 지금까지 각각 2500억원, 1131억원, 574억원을 티빙에 투자했다. KT 입장에서도 되도록이면 시즌의 가치를 높게 평가받는 게 중요하다.

◇ 홀로서기 쉽지 않은 '시즌', 콘텐츠 공급에 우선순위…티빙, 웨이브 의식했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4월말 기준 MAU(안드로이드OS+iOS)는 티빙 387만, 시즌 144만이다. 단순 계산하면 통합시 MAU는 530만명으로 웨이브(433만명)을 뛰어넘고 넷플릭스에 이은 2위 사업자로 올라서게 된다. 다만 현실적으로 통합 후 시즌의 가입자가 티빙으로 100% 흡수되는 것은 쉽지 않다는 평이다.

그럼에도 통합을 이야기하는 것은 MAU 외에도 시너지가 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KT는 별도로 OTT 플랫폼을 끌고나가고자 하는 의지가 크지 않았다"며 "현실적으로 SK스퀘어와 공중파 3사(KBS·MBC·SBS)가 운영하고 있는 웨이브와 CJ 계열과 JTBC 계열 프로그램을 가져가고 있는 티빙에 비해 시즌이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는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시즌은 CJ 계열 프로그램에 대한 이용료를 내는 것보다 KT스튜디오지니에서 만든 오리지널 콘텐츠를 티빙에 제공하고 이에 대한 대가를 받는 편이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또한 티빙 입장에서는 수월하게 KT 가입자를 확보하는 동시에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는 통로가 하나 더 생긴다. 1분기말 별도 기준 CJ ENM의 현금성자산은 644억원이다.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큰 돈을 베팅한 것은 이유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KT는 요금제에 따라 시즌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향후 플랫폼 통합이 진행되면 시즌이 아닌 티빙으로 선택지가 바뀌는 것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 티빙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낮아지더라도 통신사와의 결합이 필요하다. 경쟁사인 웨이브는 SKT를 등에 업고 MAU를 늘리는 전략을 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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