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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가 꿈꾸는 메타버스 은행 [thebell desk]

원충희 산업2부 차장공개 2022-07-29 11:25:43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7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얼마 전 은행지점을 오랜만에 들렀다. 스마트폰 뱅킹 앱에서 로그인 암호를 몇 번 틀리는 바람에 앱 사용에 제한이 걸리자 지점을 방문해 풀어야 했다. 평소에는 지문인식으로 자동 로그인하고 있어 패스워드를 쓸 일이 없었다. 더구나 요즘 패스워드 설정은 숫자, 영문, 기호를 섞어서 8자리 이상 하라고 하니 제대로 기억하기도 어렵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요즘 비대면 언택트 서비스가 많이 발달했는데 은행지점도 직접 방문치 않고 본인확인 및 앱 제한 푸는 방법은 없나. 테크업계에서도 비슷한 생각을 하는 이들이 있었나보다. 최근 SK텔레콤이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 은행점포를 설치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최근 하나금융그룹과 4000억원 규모의 지분교환으로 혈맹을 맺으면서 계획을 좀 더 구체화시켰다. 이프랜드 안에 하나금융그룹의 가상지점을 만들어 아바타를 통해 고객 상담을 진행하거나 메타버스 생태계 내 공동으로 결제서비스를 구축하는 방안이다. SK텔레콤 지분 매입주체로 하나카드가 나선 것도 결제서비스를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있다.

이프랜드는 최근 서비스 론칭 1주년을 맞이해 한층 진화한 형태의 '이프랜드 2.0'을 준비하고 있다. 올 3분기 중에 사용자 참여에 따른 보상시스템과 내부 경제시스템을 도입해 수익창출이 가능한 형태의 신규 서비스가 대거 출시될 예정이다. 메타버스 내 한 공간에 131명까지 모일 수 있는 매스서비스 특성을 활용, 방송사나 대기업, 금융권, 대행사, 학교, 지방자치단체 등 다양한 분야와의 제휴도 꾀하고 있다.

기존 이프랜드 1.0은 커뮤니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사람들을 모으고 메타버스 서비스에 익숙해지는데 집중했다. 가상이든 현실세계든 사람이 모이면 돈도 따라 모여든다. 입학 및 졸업식, 강의, 이벤트, 콘서트 등 각종 행사가 이프랜드 안에서 진행될수록 사람들은 메타버스 내 활동이 생활화된다. 자신을 대변하는 아바타를 꾸미고 메타버스 내 공간을 받아 점포를 꾸린다. 각종 콘텐츠가 만들어져 유통되고 이를 구매하기 위해 결제서비스를 이용한다.

이 과정에서 코인, 대체불가토큰(NFT) 등이 거래되면 콘텐츠 창작자들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일명 플레이투언(P2E) 시스템이다. 더 나아가 이프랜드 내 랜드(땅) 매매도 구상 중이다. 가상세계 부동산을 사고 판다는 게 이상할 수 있겠지만 해외에선 어느 정도 흥행한 서비스이며 국내에서도 일부 시도가 있었다.

전 세계를 강타했던 코인 열풍이 가라앉으면서 NFT나 메타버스 열기도 다소 식은 게 사실이다. 혹자는 가상자산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에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하지만 SK텔레콤 같은 빅플레이어들은 오히려 지금 더 적극적이다. 옥석가리기가 가능해진 시기이기 때문이다.

메타버스 세계에서 은행이 열리면 우리 삶은 어떻게 바뀔까. 호기심 반, 기대감 반으로 이프랜드 2.0의 성공적 론칭을 기원한다. 빠르면 올해 안에 메타버스 은행 속에서 가상의 아바타 뱅커를 만나고 있을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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