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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4.0 리오프닝]"ESG는 글로벌 메인스트림으로 가는 지름길"⑪우상현 신한은행 런던지점장, "IB 드라이브·ESG 선제대응 박차"

런던(영국)=한희연 기자공개 2022-10-26 07:27:44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시대에 따라 진화해 왔다.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에 주력하는 3.0 시기를 지냈다. 코로나19를 지내며 변화된 금융 환경 속에선 '리오프닝'이란 이름으로 또 다른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더벨은 주요 금융사들이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글로벌 전략과 글로벌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8일 09: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 런던지점은 최근 몇년간 새로운 기능을 계속 추가하며 업그레이드를 꾀해 왔다. 현지의 다양한 기회를 스펀지처럼 흡수해 해외 네트워크의 강점을 담뿍 살리기 위함이었다.

2019년엔 GIB데스크를 설치, IB기능 강화를 꾀하기 시작했고 2021년 이를 GIB팀으로 격상했다. 같은해 GMS데스크를 설치해 증권운용 등 자본시장 기능 강화도 추진했다. 올해에는 주재 심사역을 파견, 딜 추진 과정에서의 속도와 전문성을 높이려 하고 있다. ESG데스크를 설치한 것 또한 상당히 중요한 변화 중 하나다.

새로운 기능은 단순한 추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심화, 발전되고 있다. 최근에는 EMEA(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을 모두 아우르는 헤드쿼터 역할을 요구받고 있어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GIB, GMS, ESG데스크 등 도입한 조직의 기능을 더욱 구체화시켜 나가면서 '행동'으로 보여주려 34명의 직원들이 똘똘 뭉쳐 협업하는 중이다.

런던지점을 이끌어나가는 우상현 지점장은 EMEA의 지역 헤드(RH: Regional Head)를 겸하고 있다. 런던을 비롯한 독일, 두바이, 카자흐스탄, 폴란드, 헝가리 등 신한의 EMEA 내 네트워크를 아우르는 역할이다.

신한은행은 해외 지역별로 몇개의 권역을 묶어 RH를 정해 이를 총괄하도록 하고 있다. RH는 예산이나 인사권 중 일부를 가지면서 속한 지역의 브랜치들이 서로 협업해 최대한 시너지를 내도록 독려하게 된다. 지역별로 시너지 도모를 제도적으로 공식화한 셈이다.

우 지점장은 1995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기업금융과 IB, 글로벌(해외 M&A 지분투자) 업무에서 전문성을 키워왔다. 런던지점에 오기 직전에는 IB부문에서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업무를 오래 담당했다.

최근 한국계 은행 해외 네트워크에는 예전과 달리 IB나 글로벌 부문에서 역량을 키운 인물들이 주로 배치되곤 한다. 특히 신한은행은 자본시장 딜이 많은 런던지역에서 IB강화에 공들이는 중이었다. IB전문성으로 무장한 우 지점장이 런던으로 오게된 것도 이런 트렌드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 런던지점 직원들

그는 2020년 2월 런던지점장으로 발령받은 후 2021년 1월 EMEA RH가 됐다. 올해 들어서는 ESG금융을 개척해야 하는 역할도 추가로 부여받았다. 지점장 발령 후 2년여간 GIB팀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데 주력했다. 올해 들어서는 새로 부여받은 ESG금융 기능을 구체화하는데 공들이고 있다. 신한금융은 특히 ESG금융에 전사적으로 앞장서고 있는데 한국에서 뿐 아니라 글로벌에서도 이같은 가치를 함께 추진해 나가고 있다.

런던지점은 지난해 7월 전문가를 영입, ESG데스크를 설치했다. 현재는 인력을 보강, 3명의 인원으로 팀의 형태를 꾸리고 있다. ESG테마를 주도하고 있는 유럽지역에 ESG 조직을 갖추면서 관련 글로벌형 ESG금융을 꾸리려는 복안에서다.

사실 ESG에 관한 논의는 국내보다 유럽 등 해외시장이 더욱 활발한 상황이다. 한국도 해당 이슈의 중요도를 인지하고 이제 막 준비를 해 나가려는 상태지만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유럽은 탄소배출권 이슈 등 ESG의 주요 테마와 관련해 많은 논의가 이미 선행됐고 구체적인 제도 등이 이미 만들어지고 있다.

신한금융은 ESG논의의 선진시장인 유럽을 점찍었다. ESG 트렌드를 섭렵하고 스터디하는 조직을 선제적으로 꾸리고 미리 대비하자는 차원에서 글로벌 ESG데스크를 설치했다. 특히 전초기지를 런던으로 삼아 탄소배출권 제로시대를 만들어가는 얼라이언스 등에 참여하고 이를 리드하려 하고 있다.

지난 1년여간 ESG금융을 위한 제반작업과 리서치 등을 수행했다면 이제 좀더 구체화된 단계로 넘어가는 시점에 섰다. ESG 관련 딜에 직접 만들어내 투자하고 적극적으로 컨설팅하는 등 실질적인 액션이 동반되야 한다는 얘기다.

우 지점장은 "점점 ESG금융을 했다고 자랑하는 시대가 아닌 ESG금융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ESG금융으로 이미 포장돼 있는 딜을 하는 게 아니라 직접 가치를 발굴하고 딜을 만들어 나가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이 ESG금융을 점찍고 선제적으로 노력하는 것은 ESG가 전 세계적인 새로운 트렌드이자 글로벌 금융 메인 스트림으로 진입하기 위한 지름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흔히 선진 금융시장에서 한국의 은행들은 아직 메인스트림에 진입했다고 얘기하긴 이르다. IB강화를 외치며 빠른 속도로 흐름을 따라가고 있으나 아직은 '리더'보다는 '빠른 팔로워' 수준이라는 진단이다.

하지만 ESG금융에서는 입장이 다르다. ESG는 이제 막 논의가 시작된 거대 담론이기 때문에 ESG금융을 키우기 위한 국제기구의 얼라이언스나 이니셔티브 등에 팔로워가 아닌 리더로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이제 막 구성되기 시작하는 이너서클에 일찌감치 합류해 메인스트림에 안착할 수 있는 여지가 큰 셈이다.

실제로 최근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또한 ESG관련 여러 국제 회의의 주요 세션에 초청돼 발표자로 다수 참여하고 있다. 아시아의 한 국가가 ESG에 관심을 갖고 발빠르게 제반 제도를 강화하는 것이 해외에서도 눈에 띄었고, 노하우와 경험을 공유받기 위한 러브콜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우 지점장은 "ESG금융은 한국계 금융기관이 글로벌 메인스트림으로 갈 수 있는 지름길"이라며 "과거엔 ESG를 먼저하는 게 손해라고 느끼는 경우도 있었을 테지만 이제는 ESG를 하지 않으면 위험해진다는 위기 의식을 갖고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전했다.

전세계적으로 ESG에 대한 논의는 뜬구름 잡는 얘기가 아닌 구체적인 액션이 동반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ESG가 처음 논의됐을 때만해도 정치적 해석도 일부 있었으나 이제는 경제적 이익으로 넘어서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먼저 나아간 곳들부터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고 이를 지키기 위해 경계를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 경계안으로 빠르게 들어가지 않는다면 때를 놓치게 된다는 진단이다.

그는 "신한 내부적으로도 올해부터는 ESG금융을 실행해야 할 때(Time to Action)로 여기고 피부로 와닿는 여러 실천을 행하고 있다"며 "이런 노력들이 모여 우리나라 금융기관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어 간다는 점을 인식하고 소명의식을 지닌채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 ESG보고서(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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