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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겹친 앵커PE, 이번엔 카카오뱅크가 아픈 손가락 티몬·컬리 투자시점 대비 기업가치 4분의 1 수준, 주식담보대출 기한이익상실 위기

이명관 기자공개 2022-10-27 13:30:24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5일 13: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홍콩계 사모펀드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이하 앵커PE)는 최근 국내 투자에서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티몬과 컬리 등 이름값이 상당한 기업들에 투자를 했는데 모두 아픈손가락이 됐다. 최근엔 카카오뱅크조차도 골치거리로 전락한 모습이다. 한창 오름세였을 때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는데, 주가가 떨어지면서 기한이익상실(EOD) 지점을 넘어서는 지경에 이르렀다.

25일 IB업계에 따르면 앵커PE가 카카오뱅크 주식을 담보로 받은 대출의 EOD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LTV비율이 상당히 크게 상승하면서 EOD 트리거가 발동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EOD 사유 발생시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두고 앵커PE와 대주간 간 논의가 진행 중이다.

앵커PE가 카카오뱅크에 투자한 시가는 2020년 11월께다. 앵커PE는 카카오뱅크가 상장하기 직전 프리IPO 성격으로 진행한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1064만 주를 2500억원에 취득했다. 따로 차입을 일으키지 않고 블라인드 펀드 자금으로 충당했다.

앵커PE는 1주당 2만3500원에 카카오뱅크 지분을 인수했다. 전체 기업가치로 보면 8조6000억원에 투자가 이뤄진 셈이다. 이후 카카오뱅크가 상장하고 주가가 9만원때까지 치솟았다. 기업가치가 40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승승장구 한 것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앵커PE의 카카오뱅크 투자는 대박을 기대케 했다.

그러다 주가가 6만원대로 떨어졌다. 이때 앵커PE는 에쿼티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렇게 앵커PE는 작년 11월 보유 지분 2.24%(1064만주)를 담보로 2620억원을 빌렸다. 당시 담보가치는 6400억원 정도였다. 담보가치로는 충분했던 상황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해당 주식담보대출이 골치를 썩일 거라고 생각한 이는 없었다.

그런 이후부터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예상과 다르게 움직였다.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직후부터 주가가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그러다 최근 카카오의 블랙아웃 사태까지 겹치며서 주가가 크게 폭락했다. 현재 주가는 1만6000원대를 오가고 있다. 담보가치로 보면 1700억원 선이다. 이미 대출액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LTV 비율도 이미 세자릿수를 넘겼다. 약정에 따라 페널티를 부과받을 수 있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현재 LTV 비율은 140%대에 이른다. LTV 비율 책정에 나선다면 곧바로 EOD가 선언될 수 있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갑자기 오를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LTV비율을 낮추기 위한 방안을 선제적으로 앵커PE와 대주단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아직 마땅한 해결 방안을 찾지는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앵커PE로선 머리가 아플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보통 이런 경우엔 추가담보를 제공해 LTV비율을 낮추는 안을 택한다. 현금을 대거나, 카카오뱅크 지분을 추가로 매입해 담보로 제공하는 식이다. 그런데 사모펀드 성격상 이같은 방안을 택하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현재 주가를 고려할 때 LTV비율을 낮추려면 1600억원 이상이다.

이렇듯 홍콩에 기반을 둔 앵커PE는 국내 투자에서 최근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미 엑시트한 티몬의 경우 8600억원의 기업가치로 투자했는데, 엑시트했을 때 밸류는 2000억원 안팎까지 하락했다. 4분의 1 이상이 증발해버린 셈이다.

아직 포트폴리오로 보유 중인 컬리도 아픈 손가락이다. 앵커PE는 작년 12월 컬리에 2500억원을 투자했는데, 이때 책정된 밸류는 4조원이다. 현재 상장을 추진 중인 컬리의 밸류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 1조원도 비싸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다. 시장 눈높이를 기준으로 보면 티몬과 마찬가지로 4분의 1 가량 기업가치가 하락한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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