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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이전 상장사 분석]현서용 피엔에이치테크 대표, 오너십 강화 '초읽기'②투자와 상장 거치며 지분율 30%대로 희석, CB 콜옵션 발판 지배력 강화 '예상'

정유현 기자공개 2022-11-03 08:08:54

[편집자주]

지난해 유동성 장세 속에서 코넥스에서 덩치를 키운 기업들이 코스닥으로 이전했다. 총 13개 업체로, 코넥스 설립 후 가장 많은 규모다. 하지만 이전 상장 효과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더벨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들의 사업전략과 재무구조, 지배구조 등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1일 0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피엔에이치테크'는 창업주인 현서용 대표 중심의 지배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안정적인 지배 구조는 오랜 기간 공을 들여야 하는 신소재 개발 사업 특성상 외부 자금 조달을 용이하게 만드는 원동력으로 꼽혔다. 투자금을 발판으로 계단식 성장을 이뤄왔고 이 과정에서 현 대표의 지분율이 희석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지난해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을 하자 성장 과정을 지켜봐온 재무적투자자(FI)들이 '결실'을 맺으며 회수를 마쳤다. FI가 엑시트를 완료하면서 현재는 현 대표와 박갑환 부사장 중심으로 지배구조가 한결 간결해졌다.

FI가 자금회수를 마치자 현 대표는 최근 장내매수를 진행하는 등 지배력 관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하면 내년 도래하는 1회차 CB의 콜옵션 행사를 통해 지배력을 보완하는 것도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향후에도 현 대표가 지배력 보완 작업을 추가적으로 진행하며 최대주주로서 지위를 공고히 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10월 6일 기준 피엔에이치테크의 최대주주는 30.41%의 지분을 보유한 현서용 대표다. 7.52%의 지분을 보유한 박갑환 부사장의 지분을 합치면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37.93% 수준이다. 우리자산운용이 5% 이상 주주로서 6월 말까지 이름을 올렸지만 지난 8월 지분을 일부 정리하며 지분율이 3%대로 축소됐다. 5% 이상 주주는 현 대표와 박 부사장이 유일하다.

창업주인 현 대표는 1993년 오리온전기에서 액정표시장치(LCD) 개발을 담당하다 한국머크 OLED 사업부장직을 맡으며 OLED 사업과 인연을 맺었다. 2000년대 초기 디스플레이 시장은 LCD 중심이었는데 그 당시부터 OLED 기술과 사업 전략을 체득했다. 향후 OLED 중심으로 사업이 재편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OLED 소재 국산화 속도가 너무 더디다는 위기감에 2007년 피엔에이치테크를 설립했다. 1년 뒤 직장 후배였던 박갑환 부사장이 합류했다.

회사를 설립한 후 핵심 기술 인력을 확보하고 R&D에 집중 투자했다. R&D 인력의 70% 이상을 석·박사급 인재로 채웠다. 코넥스에 상장해 사업보고서가 공개된 2016년 시점부터를 살펴보면 매출액 대비 R&D 비용은 29%에 달한다. 디스플레이를 봐도 빛이 변하지 않고 선명한 화면을 보여 주는 고굴절 피복층(CPL), 장수명 블루호스트 등 핵심 소재를 개발할 당시 전폭적으로 비용을 투자한 영향이다. 2018년부터 14%대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업종 대비 R&D 투자 비용이 높은 편에 속한다.

수익 창출보다 R&D에 투자한 영향에 적자가 지속됐다. 한 대에 25억원이 넘는 소재 테스트 장비를 들이는 것도 부담이었다. 자금 압박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백기사로 아주IB투자가 등장했다. 2012년 한 해에만 두 차례 걸쳐 자금을 투입했고 4년 뒤에서 후속 투자를 단행했다.

아주IB투자가 중심을 잡아준 덕분에 추가로 다수의 투자자들을 모집할 수 있었다. 아주IB투자 외에도 산은캐피탈, 우신벤처투자, HB인베스트먼트, 대성창업투자, KB인베스트먼트, 아이온자산운용 등이 현 대표의 리더십과 기술 성장성에 베팅했다.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코스닥 상장까지 단행하는 과정에서 현 대표의 지분은 감소할 수 밖에 없었다. 2015년 감사보고서 기준 현 대표의 지분율은 56%대로 낮아졌고 코스닥 이전 상장 전인 2020년에는 38%대로 하락했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을 거치며 현재 지분율이 30%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지만 오너십과 리더십은 여전히 공고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분율이 경영권을 위협받는 수준은 아니지만 최대주주 측은 최근 지배력 확대를 위한 움직임을 개시했다. 최근 현 대표는 박 부사장과 함께 코스닥 상장 후 처음으로 장내 매수를 통한 지분 매입 행보에 나섰다. 현 대표와 박 부사장이 각각 8247주, 2000주를 장내 매수를 진행했다. 주가 하락에 대한 최대주주 측의 책임 경영 일환으로 볼 수 있지만 낮은 주가를 발판삼아 지배력 강화를 위한 기지개를 편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추가적으로 장내 매수를 진행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이벤트는 남아있다. 지난 6월 200억원 규모로 발행한 1회차 CB에 매도청구권(콜옵션)을 최대치인 37% 수준으로 걸어놨기 때문이다. 최대주주인 현서용 대표와 특수관계인 박갑환 부사장이 콜옵션 행사 주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콜옵션 행사를 위해서는 자금력 확보가 필수다. 보유 현금을 활용하거나 주식담보대출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 콜옵션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스닥 상장 후 2년간의 보호예수 기간에 따라 현 대표와 박 부사장은 내년 2월까지 주식 활용이 불가능한 상태다. 내년 5월부터 콜옵션 행사 기간이 개시되는 만큼 보호예수 기간 해제 후 주식담보대출 등을 통해 지배력 강화에 나설 수 있다.

피엔에이치테크 관계자는 "현 대표는 엔지니어 출신으로 세부 경영 사항에 대해서는 전문가를 선임해 위임하고 R&D의 큰 흐름을 잡고 감독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여기에 근본에 집중하자는 철학을 바탕으로 기술 개발과 꾸준히 흑자를 낼 수 있는 기업이 되도록 큰 틀에서 체질개선 작업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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