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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쑥 크는 펀드 수탁시장, 인력 부족에 '골머리' 업무 과중에 직원 기피…베테랑 찾기 '하늘에 별따기'

양정우 기자공개 2022-11-08 08:12:28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1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본시장의 꽃' 펀드 조성에 수반되는 수탁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전문 인력 구인난이 이어지고 있다. 수탁 비즈니스의 성장 여력과 무관하게 업무 강도가 높은 특성상 인력 수급의 불균형이 심해지고 있다.

1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수탁 파트의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을 필두로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증권업계가 수탁 시장에 진출하면서 오히려 인력 유출을 우려해야 하는 처지다.

펀드 수탁은 한마디로 자산운용사 등 다른 금융회사를 위해 증권과 채권 등의 자산을 보관하고 관리하는 업무다. 펀드 수탁사는 계약을 맺은 운용사의 지시를 받아 자산을 취득하거나 처분에 나선다. 이런 펀드 인프라를 제공하는 동시에 운용을 감시하는 역할도 부여받았다.

자산의 보관과 관리는 얼핏 보면 단순 업무로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업무 난이도가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투자 자산의 매매와 자금 결제를 수행하면서 실물의 보관 관리, 권리 행사 등을 수행하는 건 기본 업무다. 여기에 집합투자재산 평가의 공정성과 기준가 산출의 적정성을 확인하고자 회계 처리를 소화해야 한다.

위탁자의 운용 행위가 법령, 신탁 약관 등에 위반되는지 여부도 꼼꼼하게 뜯어봐야 한다. 라임자산운용과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사태가 터진 후 운용 행위 감시에 대한 의무가 대폭 강화됐다. 위탁 자산에 대한 대여 거래를 관리하면서 외국환 인증, 세금 관리, 보고서 제공 등 부가 서비스도 제공해야 한다.

이런 과중한 업무 탓에 통상적으로 수탁 파트는 직원이 배정받기를 꺼려하는 부서로 꼽혔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전체 운용자산 규모가 1300조원 대를 넘어서면서 2013년(621조원)보다 2배 이상 껑충 뛰었다. 펀드 시장(일임 포함)이 성장했다는 건 그만큼 수탁 시장도 커졌다는 뜻이다. 결국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수탁 비즈니스를 지속적으로 키워야 하는 입장이다.


수탁 시장 전반에 인력난이 이어지면서 구조적으로 베테랑급 인사가 나오기 힘든 것도 문제점으로 여겨진다. 수탁 파트에 오랜 기간 근무하는 인력이 드물기에 공정성, 적정성 등 경험을 토대로 가치 평가의 판단이 필요한 영역을 소화하는 데 애먹고 있다. 이 때문에 수탁업에 수십 년 간 종사해 노하우를 가진 직원의 몸값도 오르는 추세다.

WM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형 시중은행의 수탁 파트 인사가 증권사 등으로 자리를 옮기자 금융사 간 갈등 관계가 형성되는 일도 생겼다"며 "그만큼 수탁 시장의 구인난은 실무 일선에서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문제"라고 말했다.

1997년 시중은행이 펀드 수탁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후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주요 5개 은행이 시장을 지배해 왔다. 하지만 이 그들만의 리그에 증권사가 대거 진출할 기세다. NH증권은 이미 수탁 비즈니스를 정식 론칭했고 그 뒤를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이 뒤쫓고 있다.

아직 수탁 시장의 구인난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증권사까지 참전을 선언하면서 인력난이 한층 더 심화될 전망이다. 수탁업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경험이 많은 인사가 반드시 중추 역할을 맡아야 하는 터라 스카우트 기회를 노리는 곳도 늘어날 전망이다. NH증권은 이미 조직을 완비했으나 후발 주자의 경우 인력 확보가 가장 먼저 넘어서야 할 난관인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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