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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QT파트너스, 'PI첨단소재 인수 무산' 베어링PEA 장악 기회잡나 한국 투자 주도권 경쟁, 리스크 해소 차원 '통제 수준' 높일 명분 활용 관측

김경태 기자공개 2022-12-16 08:33:00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5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베어링PEA가 PI첨단소재 거래 결렬을 공식화하면서 EQT파트너스와의 내부 역학관계에도 관심이 쏠린다. 올 초 EQT파트너스가 베어링PEA를 인수하던 시기 업계에서는 한국 시장을 둘러싸고 양측 간 주도권 싸움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EQT파트너스 입장에서 베어링PEA가 PI첨단소재 딜 철회 과정에서 보인 행보는 카운터파트 리스크(Countpart Risk)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는 악재다. EQT파트너스는 현재 국내서 SK쉴더즈 투자를 진행 중이다. 다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피투자사 베어링PEA에 대한 통제 수준과 장악력을 높일 수 있는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5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베어링PEA의 PI첨단소재 인수는 홍콩사무소에서 근무하는 김한철 대표를 비롯한 한국 투자팀에서 담당했다. 올 들어 EQT파트너스가 베어링PEA를 인수한 뒤로도 마찬가지다. EQT파트너스의 별다른 개입 없이 베어링PEA 관계자들이 딜을 지속적으로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PI첨단소재 거래 결렬 이후 대응에서도 양사 간 온도 차이가 감지된다. 베어링PEA는 공시를 통해 적법하게 PI첨단소재 주식매매계약(SPA) 해제권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EQT파트너스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각자 다른 홍보대행사를 선정했고 EQT파트너스에서는 PI첨단소재 M&A 무산 대응에 관해 거리를 두는 듯한 분위기다.

앞서 올 3월 EQT파트너스가 베어링PEA를 인수한다고 공표한 뒤 시장에서는 한국 투자 활동을 두고 주도권 경쟁이 있을 것으로 봤다. 한국에서 다수의 투자를 진행한 베어링PEA가 우위를 점하고 있어 서상준 EQT파트너스 한국 대표의 입지가 애매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었다.

이 때문에 IB업계에서는 EQT파트너스와 베어링PEA가 각자 조단위 빅딜을 추진하면서 당분간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PI첨단소재의 경우 주가 하락, 금리 인상 등 여러 악재가 있었지만 EQT파트너스와의 역학관계를 고려할 때 인수 완결 가능성이 거론됐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딜이 불발되면서 상황이 변했다. 금융권에서 베어링PEA에 대한 카운터파트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오히려 EQT파트너스까지 불통이 튀기는 상황에 처했다. 실제 EQT파트너스가 추진하고 있는 SK쉴더즈 투자 거래가 영향권 아래 놓였다. SK쉴더즈 인수금융 제안을 받은 국내 시중은행들이 리스크 수준을 한층 높여 거래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일이 EQT파트너스가 베어링PEA의 기존 펀드와 신규 투자 활동에 대한 관여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EQT파트너스는 베어링PEA를 인수할 때 자율성을 부여하면서도 상하관계를 명확히 했다. 베어링PEA의 수장인 션 에릭 살라타 대표가 아시아 내 사모펀드 사업을 하되 크리스찬 신딩 EQT파트너스 대표에 직접 보고하도록 했다. PI첨단소재 딜 무산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베어링PEA에 대한 통제가 강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베어링PEA는 국내에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자산으로 애큐온캐피탈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 자산의 순조로운 투자금 회수(엑시트)와 EQT파트너스의 신규 투자 활동을 위해 카운터파트 리스크 해소에 나설 수밖에 없다. 베어링PEA 내부의 문제점들을 내밀하게 살펴보는 게 불가피하다.

이는 EQT파트너스의 이익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앞서 EQT파트너스는 베어링PEA의 기존 펀드에 관해서는 25~35%의 성과 보수 권리를 보유하기로 했다. 8호 펀드부터는 35%를 가진다. 베어링PEA는 애큐온캐피탈을 7호 펀드를 통해 갖고 있어 엑시트 성과에 따라 EQT파트너스도 수혜를 입을 수 있다.

PI첨단소재 딜 무산 책임공방은 장기전이 될 공산이 크다. IB업계에서는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와 베어링PEA가 위약금 등에 관한 법정다툼을 벌일 가능성을 제기한다. 통상 M&A 분쟁으로 인한 민사소송이 대법원까지 가는 경우 2~3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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