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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약품, 오너회사 '안국건강'과 거래 단절 최대주주 어진 부회장, 어광 대표와 갈등…올해 양사 매입·매출 전무

최은진 기자공개 2022-12-21 08:11:51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9일 16: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안국약품이 관계사인 안국건강과 거래관계를 완전히 끊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매입거래가 있었지만 올해는 전무하다. 안국건강은 안국약품의 오너일가가 경영하는 회사라는 점에 주목된다. 양사의 거래관계 해제 배경으로 오너일가의 갈등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국약품이 공시한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특수관계자인 안국건강과의 매출 및 매입 거래내역은 제로(0)다. 안국건강이 설립된 이후 줄곧 안국약품의 매입거래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거래관계가 전무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안국약품이 안국건강의 제품을 매입해왔다는 얘기다. 지난해에는 2억6281만원의 매입거래가 있었다.


안국건강은 안국약품의 관계사로 분류된다. 안국약품의 창업주 고(故) 어준선 회장의 차남 어광 대표가 경영하는 회사다. 어 대표가 54.44% 지분으로 최대주주고 안국약품이 29.98%로 2대주주다. 안국약품은 어 회장의 장남 어진 부회장이 22.68% 지분으로 최대주주다. 장남은 본사격인 안국약품을, 차남은 신사업인 안국건강을 각각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안국건강은 1993년 안국약품 내 식품사업부로 시작해 2002년 독립 자회사로 설립됐다. 당시 안국약품은 2억4000만원을 출자해 지분 54.1%를 확보했다. 어 대표는 안국건강 설립 때부터 대표이사로 이끌었다. 이후 2013년 안국약품이 보유지분 절반가량을 어 대표에게 2억원에 넘기면서 계열분리를 이뤘다.

안국건강의 주요 사업 아이템은 건강기능식품 제조 및 판매다. 눈·코·유산균·콜라겐 등을 주요 아이템으로 내세우고 있다. 안국건강은 안국약품에서 분리하기 전인 2012년까지만 해도 매출 70억원을 기록하고 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계열분리한 지 10년만에 매출이 10배 이상 늘어난 505억원을 벌어들이며 순이익은 124억원으로 확대됐다. 안국약품이 연간 벌어들이는 순이익보다 10배나 규모가 크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290억원, 순이익은 15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양사의 거래관계가 갑작스레 끊어진 배경으로 업계는 형제갈등을 꼽는다. 올해 3월까지만 해도 안국약품은 어 회장과 어 부회장 공동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됐다. 그러나 3월 어 회장이 사내이사직을 자진사임하고 8월 숙환으로 별세했다. 사실상 올 초부터 안국약품은 어 부회장 단독 체제에 돌입한 셈이다. 그간 창업주가 구심점이 되며 소액이나마 이어온 양사의 거래관계가 창업주 별세로 완전히 해제된 것으로 보인다.

안국약품 오너일가는 현재 어 회장의 지분 상속을 두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어 회장이 보유한 안국약품 지분은 20.53%로 적잖은 수준이다. 그간 장남인 어 부회장 중심으로 지분승계가 이뤄진 만큼 어 대표 등 오너일가들이 이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어 대표가 보유한 안국약품 지분은 단 3.8%에 그친다.

또 다른 관점에서는 안국건강이 안국약품의 도움없이도 자립할 정도로 성장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반면 안국약품은 수년째 수익성이 악화된데다 화장품 등 신사업 역시 부진한 상황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오너 2세들이 각각 독립적으로 회사를 운영했지만 안국건강의 성과가 눈에 띌 정도로 성장했다"며 "양사 거래관계가 해제된 건 오너일가의 관계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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