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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인사 풍향계]잠행 길어지는 손태승 회장…장고 이유는⑦물밑선 경영활동 매진, 연임 등 해법 찾기 분주

고설봉 기자공개 2022-12-27 08:07:36

[편집자주]

우리금융그룹이 흔들리고 있다. 손태승 회장을 중심으로 쌓아올린 지배구조에 금융 당국이 메스를 들이대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이사회는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손 회장이 상황을 어떻게 수습하는지 지켜보고 있다. 이와 맞물려 우리금융 경영진 및 계열사 CEO 인사는 무기한 연기되는 모습이다. 손 회장의 연임 여부가 우리금융 지배구조 안정화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 경영진과 CEO 인사를 좌우할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 더벨은 2023년 우리금융 인사를 조망하고 그룹을 이끌어갈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6일 16: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사진)이 사라졌다. 라임펀드 중징계 확정 이후 장고를 거듭하며 수면 아래 머물고 있다. 지난 16일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를 계기로 연임 등에 대한 입장을 피력할 것이란 세간의 예상은 빗나갔다.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도 손 회장의 뜻을 존중한다는 측면에서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당장 내년 3월로 다가온 손 회장의 임기 만료에 대비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 일정 등에 대해서도 발표를 미루고 있다. 손 회장의 결단이 서기 전까지 이사회가 나서지 않겠다는 뜻이다.

손 회장과 우리지주 이사회의 잠행이 길어지면서 금융권과 당국 등에선 의도 파악에 진땀을 빼고 있다. 당국 수장들은 최근 발언 수위를 높이며 손 회장과 이사회를 압박하고 있지만 오히려 우리금융 쪽에서 문을 더 굳게 걸어잠그면서 힘이 빠지는 모습도 연출된다.

손 회장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중징계 처분이 26일을 기점으로 50일을 넘겼다. 지난달 9일 금융위원회는 제20차 정례회의에서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 손 회장에 대해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확정했다.

중징계 처분 이후 손 회장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잠행에 들어갔다. 우리지주 이사회도 손회장의 뜻을 존중한다며 한발 물러서 있다. DLF 사태 때처럼 행정소송을 벌일지도 알수 없는 상황이다. 또 손 회장의 연임 추진 여부도 오리무중이다.

특히 지난 16일 이사회를 기점으로 손 회장과 사외이사들의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깨지면서 세간의 예측은 힘이 빠졌다. 오히려 그 이후 당국 수장들의 발언이 거세지는 등 손 회장의 연임을 저지하기 위한 압박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물밑에선 손 회장의 대내 활동이 한층 치밀하게 이뤄지고 있다. 오히려 손 회장은 경영행보엔 속도를 내고 있다. 대외적으로 목소리를 크게 내지는 않지만 수립된 경영계획에 맞춰 비은행 자회사 인수합병(M&A), ESG 경영활동, 이사회 및 과점주주 설득 등 착실히 수행하고 있다.

우선 손 회장은 이사회와 과점주주들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16일 이사회에선 라임펀드 중징계 경과 발표 및 평가 등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객관적으로 사외이사들이 해당 사안을 평가하고 과점주주들에 전달하는 과정이 진행 중이다.

과점주주 대부분이 손 회장의 경영성과 등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는 만큼 라임펀드 중징계의 부당함에 대한 손 회장의 주장에 힘이 실릴 것이란 전망이다. DLF 중징계 취소 소송에서도 손 회장이 대법원 최종심에서 승리한 만큼 명분도 있다.

과점주주 설득 작업과 병행해 손 회장은 그동안 지속 추진해왔던 비은행 자회사 M&A 등을 추진 중이다. 우리금융은 시장에 매물로 나온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자 최종 선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경쟁 입찰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딜(Deal)에서 우리금융은 금액과 조건 등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또 ESG 경영 활동도 지속적으로 이행하고 있다. 이달 11일 손 회장은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우리금융미래재단 임직원들과 함께 영등포구 소재 쪽방촌에 연탄을 배달했다. 대외적으로 보도자료를 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처럼 이사회와 손 회장의 장고가 길어질수록 라임펀드 중징계 이슈도 함께 수면 아래로 끌어 내려지는 모습이다. 부정적 이슈가 함께 묻히면서 손 회장의 거취를 둘러싼 다양한 전망들도 힘을 잃어가고 있다.

손 회장의 라임펀드 중징계 발표 뒤 무수히 생산되던 우리금융그룹 차기 회장 후보군 하마평도 최근 몇주 더 이상 진전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사회가 손 회장과 함께 행동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연임에 대한 기대감도 엿보인다.

더불어 손 회장은 입장 표명을 내년으로 미뤘다. 다만 정확한 시점을 밝히지 않으면서 데드라인도 만들지 않았다. 시간적으로 여유를 확보한 손 회장은 라임펀드 행정소송, 연임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이 물밑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는 방안과 명분을 강구한 뒤 회추위의 회장 후보자 선임 데드라인에 맞춰 발표할 것이란 전망이다. 입장 표명과 함께 당국에도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뵌다. 라임펀드 소송 결과 손 회장의 유죄가 나오면 즉시 회장 직에서 물라난다는 등의 연임의 조건을 제시하고 라임펀드 중징계에 대한 행정소송 명분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손 회장이 라임펀드 중징계에 대해 굉장히 억울해 하고 있고, DLF 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면서 이러한 마음은 더 확고해졌다”며 “과점주주와 이사회 등에선 손 회장에 대해 우호적인만큼 손 회장이 충분히 장고해 결정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손 회장의 장고가 끝나는 시점에 우리금융 지배구조와 인사 등 문제가 일시에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전까지 우리금융의 인사 시계는 멈춘채 해를 넘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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