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 M&A로 '운송장비 제조업' 꼬리표 뗐다 거래소 분류 '업종변경' 마무리, 바이오사업 추가한 지 33개월만
최은수 기자공개 2023-01-02 08:22:37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8일 17:5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수합병(M&A) 전략으로 제약바이오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HLB가 업종 전환에 성공한 모습이다. 약 3년 전부터 정관에 바이오 사업을 추가해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 꼬리표를 떼는 시도를 했다. 다만 그간 한국거래소 매출 규정 문턱에 걸려 무위로 돌아갔다. 그러나 작년 에프에이를 흡수한 후 헬스케어사업부를 신설하며 전환점을 만든 모습이다.한국거래소는 지난 22일 HLB의 산업분류를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에서 '의료용 물질 및 의약품 제조업'으로 변경했다. HLB가 2020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에 바이오 사업 목적을 추가하며 업종 변환을 시도한 지 약 33개월 만이다.
HLB는 2008년 최대주주가 진양곤 회장이 된 후로는 바이오 사업에 집중해 왔다. 더불어 적극적인 M&A를 통해 2022년 3분기 말 기준 7곳의 상장사와 38개의 비상장사를 거느린 바이오그룹으로 거듭났다. 시가총액 규모는 4조원이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임상 3상을 마치고 FDA 품목허가를 앞둔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회사로 성장했다. 시장에서도 HLB를 사실상 바이오 기업으로 평가하게 됐다.
그럼에도 HLB는 3년 가까이 업종 변경에 실패했다. 계속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으로 분류됐다. 이는 대내외적 회사 경쟁력 저해 요인으로 인식됐다. 회사의 근간엔 구명정이나 중소형 선박 등 조선업이 남아 있던 영향으로도 풀이됐다. 사명인 HLB 또한 현대라이프보트(Hyundai Life Boat)의 앞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조선사업 부문에서 연간 백억원 안팎의 매출이 난다. 한국거래소는 특정 사업의 매출이 전체의 50%를 넘어야만 업종 전환을 허용했다. 상용화 전까진 이렇다할 매출을 내기 어려운 바이오 사업의 특성에 발목을 잡혀 장기간 업종전환을 이루지 못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HLB는 M&A와 함께 자회사를 통한 위얌신약 개발에 주력해 왔는데 이점은 산업분류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바이오 사업 특성 탓에 수천억원의 투자를 단행했음에도 KRX 헬스케어지수에조차 포함되지 못했던 점은 줄곧 시장 관계자들의 입길에 올랐었다"고 말했다.
HLB는 M&A로 성장한 회사답게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이라는 주홍글씨를 지울 때도 M&A를 활용했다. 지난해 10월 에프에이 주식 일체를 인수하기 위한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하며 업종전환의 토대를 다졌다. 에프에이는 체외진단 도구, 예방 세정제, 동물의약외품 등을 제조 및 판매하는 회사다.
HLB는 올해 초 에프에이를 흡수합병한 뒤 헬스케어사업부를 신설했다. 회사는 올해 헬스케어사업부의 약진에 힘입어 3분기까지(별도 기준) 매출액 1440억원, 영업이익 353억원을 냈다.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718% 늘어나며 영업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특히 올해 3분기 기준 HLB 전체 매출 중 약 80%가 바이오 부문에서 창출됐다.
HLB 관계자는 "바이오 업종 변경은 많은 변수들로 일정이 지연되긴 했지만 그간 진 회장 및 경영진들이 주주들에게 공언한 결과를 달성했다"며 "업종 변경과 리보세라닙 신약허가신청(NDA) 절차가 가시화될 경우 새 모멘텀 확보와 섹터 ETF 운용사의 관심도 또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경남제약 품는 휴마시스, 유통네트워크·진단키트 '시너지'
- [Company Watch]글로벌텍스프리, 프랑스 자회사 '적자 전환'
- [Red & Blue]'주목도 높아지는 폐배터리' 새빗켐, 침묵 깨고 반등
- [HLB '리보세라닙' 미국 진출기]시장 우려 불식 나선 진양곤, 갑자기 마련된 기자회견
-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 '경영권 지분 매각'으로 선회
- 한양, 만기도래 회사채 '사모채'로 차환한다
- 동인기연, 'GS 출신' 30년 베테랑 전호철 상무 영입 '성장 방점'
- 에스트래픽, 적자 '일시적 현상'... 2분기 수익개선 기대
- [Company Watch]'자회사 회생신청' 투비소프트, 성과 없는 신사업
- '크라우드 펀딩' 와디즈, '테슬라 요건' 상장 추진
최은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HLB '리보세라닙' 미국 진출기]시장 우려 불식 나선 진양곤, 갑자기 마련된 기자회견
- [HLB '리보세라닙' 미국 진출기]허가 불발, CRL 수령…진양곤 회장 "리보세라닙 문제 아냐"
- [베일 벗은 통합 셀트리온]셀트리온, 짐펜트라가 신약? 혁신신약 '오픈이노베이션' 말곤 답없다
- [HLB '리보세라닙' 미국 진출기]아바스틴 왕위 잇는 '간암 타깃' 올인, '병용'으로 길 열었다
- 유한양행, '넥스트 렉라자 찾아라' 기술교류 활발
- [이오플로우 '인슐렛' 소송 청신호]이오플로우, 골리앗과 미국 대결 우위…빅딜 불씨 되살린다
- 뉴라클사이언스, 상장·M&A 옵션 건 '프리 IPO' 유치
- [thebell note]바이오 '스타 애널리스트 CFO 시대'의 일몰
- 대웅제약, 편두통 보톡스 '플라시보' 부담에도 3상 간다
- [베일 벗은 통합 셀트리온]통합 후 첫 실적, 역대 최대 매출? 착시효과 해소는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