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늘어나는 부실채권…NPL 펀드 뜬다 보고운용 최대 규모 결성…아이파트너스 등 줄줄이 조성
양정우 기자공개 2023-01-18 14:03:06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3일 0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경기가 불황의 터널에 진입하면서 부실채권(NPL, Non Performing Loan)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대출 금리가 치솟으면서 투자 매력이 높아진 터라 국내 자산운용사가 잇따라 NPL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13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로 조성된 상품은 보고펀드자산운용의 '보고 NPL 일반사모투자신탁 3호'였다. 100억원 수준에 불과한 주식형 신규 펀드를 찾기 어려운 와중에 1390억원 규모로 조성을 마무리했다.
이 펀드는 서울 티마크그랜드호텔 명동(사진)의 대주단이 투자한 1380억원 규모의 근저당권부 부동산 담보대출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앞서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2016년 '하나대체투자 티마크그랜드 종류형부동산투자신탁 1호'를 통해 티마크그랜드호텔을 2132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이 펀드가 1380억원 규모의 담보 대출을 일으키는 방향으로 인수 구조가 짜여졌다.

하나대체운용은 펀드 만기(2021년 7월) 이전부터 매각을 추진했지만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여파에 여러 차례 무산됐다. 결국 산업은행을 비롯한 대주단은 대출만기 연장이 불가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편드는 2021년 9월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다. 그 뒤 채권양수도를 통해 기존 대주단의 채권을 인수한 게 바로 보고 NPL 3호다.
보고 NPL 3호의 수익자는 하나F&I, 유암코(연합자산관리), 키움F&I 등이다. 티마크그랜드호텔은 올해 재매각이 추진될 예정이다. 앞으로 재매각이 빠른 속도로 일단락될 경우 이 NPL 펀드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다. 운용업계에서는 매각에 실패해 경매 절차를 밟더라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 기회로 여기고 있다.

근래 들어 헤지펀드업계에서는 NPL 펀드가 줄줄이 결성되고 있다. 보고펀드운용은 보고 NPL 3호를 조성하기 직전에도 '보고 NPL 2호'를 440억원 규모로 만들기도 했다. 아이파트너스자산운용은 'IPARTNERS SS NPL' 시리즈 4개를 각각 60억~170억원 규모로 연달아 내놓기도 했다.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이 'NPL 1호'를 론칭한 것도 경기 불황의 기색이 짙어진 지난해 말이었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의 신용위험평가 결과에 따르면 부실징후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은 185곳으로 집계돼 전년보다 25곳 증가했다. 이자를 못 갚는 한계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는 신호가 뚜렷하다. 채무불이행에 빠진 업체가 증가하면서 은행의 대손비용이 높아지면 부실 자산의 정리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NPL 펀드의 투자 타깃이 크게 늘어날 수 있는 여건이다.
여기에 금리가 드라마틱하게 뛰어오르면서 대출이자도 가파른 상승세를 고수해 왔다. 차주의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지는 동시에 채권 회수율이 하락하면 역시 NPL 펀드가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녹록지 않아 건설사, 시행사 등이 자금난을 겪는 것도 NPL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NPL 펀드를 쥔 운용사는 올해 상반기를 본격적으로 매물이 출회될 시기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미리 투자금을 확보한 후 공격적으로 집행할 채비를 하고 있다. 투자시장의 큰손인 기관투자자도 NPL 상품에 출자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 우정사업본부와 새마을금고 등이 이미 출자를 단행했고 주요 연기금도 올해 투자에 나서고자 내부 검토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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