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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발 LCC 재편]비행기 못띄운 3년...모든 경영지표 악화일로③3년 동안 실적·재무 뒷걸음질...지난해 4분기부터 진에어·제주항공 등은 회복세 뚜렷

조은아 기자공개 2023-02-10 07:21:51

[편집자주]

이스타항공이 최근 VIG파트너스를 새주인으로 맞았다. 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 그리고 제주항공을 제외하면 대부분 LCC에 사모펀드 자금이 투입됐다. 업계 전망은 분분하다. 사모펀드발 구조조정을 통해 업계 전반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란 긍정적 시선이 있지만 기간산업에 단기성 자금이 들어오는 데 따른 우려 역시 적지 않다. 더벨이 업계 안팎의 기대와 우려를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8일 08: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팬데믹 3년 동안 저비용항공사(LCC)들은 규모를 가릴 것 없이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1위 제주항공뿐만 아니라 진에어, 에어부산 등 업계에 안착했던 곳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매출은 줄고 적자는 급증했다. 자본잠식이 아닌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재무구조도 악화일로를 걸었다.

지난해부터 서서히 회복세를 보였던 항공 수요는 올해를 기점으로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하늘길이 활짝 열린다고 해도 이미 일부 LCC는 기초체력이 약해질 대로 약해졌다. 이들이 폭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항공 수요에 제대로 대응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3년 동안 국내 6개 LCC들의 경영지표는 모두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국제선 운항편수는 2020~2021년 급격하게 줄어들었으나 지난해부터 회복하기 시작했다. 국내선의 경우 이동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만큼 운항편수가 그리 줄지 않았다. 오히려 국제선 수요를 국내선에서 일부 흡수하면서 국내선 운항편수가 늘어난 곳도 있다.

규모와 상관없이 실적 악화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매출은 운항편수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2021년까지는 급감했으나 지난해는 소폭 늘었다. 영업이익의 경우 코로나19 이전에도 출혈 경쟁의 영향으로 대부분 LCC들이 적자를 내고 있던 상황에서 코로나19까지 터지며 적자 폭이 급증했다.

개별 항공사를 따져보면 제주항공 운항편수는 국제선 기준(출발+도착) 2019년 5만2800편에서 지난해 9500편으로 줄었다. 그나마도 나아진 수치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에는 1년 동안 국제선 운항편수가 700편 수준에 그쳤다. 국내선은 그래도 3년 동안 2만~3만편 정도로 부침이 크지 않았다.


다른 LCC들도 마찬가지다. 진에어의 국제선 운항편수는 2019년 2만8000편 수준에서 지난해 6500편 수준으로 급감했다. 반면 국내선 운항편수는 오히려 늘었다. 국내여행 수요가 늘면서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 편수를 늘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티웨이항공도 국제선 운항편수는 쪼그라든 반면 국내선은 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에어부산도 국제선은 줄고 국내선은 이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비행기가 제대로 뜨지 못한 사이 실적과 재무구조는 큰폭으로 뒷걸음질했다. 제주항공 매출은 2019년 1조3000억원에서 2021년 2730억원으로 4분의1 토막났다. 영업손실은 2019년 320억원, 2021년 3171억원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 확실한 회복세를 보였다. 매출은 7025억원, 영업손실은 177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4분기엔 영업이익 187억원을 내며 15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441%다. 결코 좋다고 볼 수 없는 숫자지만 항공업 특성, 다른 LCC의 재무구조를 함께 봤을 땐 나쁘지 않은 수치다. 전년 말 588%보다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진에어 역시 2년 동안 매출이 내리막길을 걸었으나 지난해는 전년 대비 140%나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의 경우 영업이익 116억원을 내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내는 데 성공했다.

덕분에 연간 영업손실도 2021년 1852억원에서 지난해 672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재무구조는 지난해 3분기 완전자본잠식이었으나 10월 말 신종자본증권 620억원을 발행하며 벗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555%다.

나머지 항공사들의 상황은 매우 열악하다. 앞서 언급된 항공사는 오래 전에 출범해 이미 어느 정도 기초체력을 다진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를 맞았다. 제주항공의 경우 운항을 시작한 게 2006년으로 이미 17년 가까이 됐다. 업계 1위 LCC로서 경영 노하우 등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갔던 경험도 있다. 진에어는 대한항공 계열인 만큼 항공기나 인력 운용, 모회사의 직간접적 지원 등 3년 정도는 버틸 체력이 있었다는 평가다.

반면 첫 비행기를 띄우자마자 코로나19 사태를 맞았던 후발주자 3곳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는 상황이 더욱 심각할 것으로 추정된다. 플라이강원은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161억원, 영업손실 214억원을 거뒀다. 3분기 기준 자본잠식률이 175%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플라이강원은 재무구조를 개선하지 못하면 국토교통부로부터 사업개선 명령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업개선 명령을 받은 항공사는 2년 안에 자본잠식률을 50% 이하로 맞추지 못하면 사업자 면허 취소나 6개월 사업정지 조치를 받을 수 있다.

에어로케이의 2021년 매출은 51억원, 영업손실은 211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상황이 한층 심각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2021년 말 기준 자본잠식률은 123%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에어프레미아의 2021년 매출은 25억원, 영업손실은 384억원이다. 자본잠식률은 75%다.

이스타항공은 AOC(항공운항증명) 발급 지연으로 2년 이상 개점 휴업하면서 매출이 전무했다. 매달 수십억원의 막대한 고정비를 떠안으며 완전자본잠식에 빠졌으나 올 초 새 주인이 된 VIG파트너스가 1100억원을 투입하면서 한숨 돌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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