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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발 LCC 재편]PEF를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④항공업 특수성 주목...안전 및 업종 이해도 핵심

조은아 기자공개 2023-02-10 10:12:13

[편집자주]

이스타항공이 최근 VIG파트너스를 새주인으로 맞았다. 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 그리고 제주항공을 제외하면 대부분 LCC에 사모펀드 자금이 투입됐다. 업계 전망은 분분하다. 사모펀드발 구조조정을 통해 업계 전반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란 긍정적 시선이 있지만 기간산업에 단기성 자금이 들어오는 데 따른 우려 역시 적지 않다. 더벨이 업계 안팎의 기대와 우려를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8일 08: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늘길이 열리고 있다. 고사 직전까지 몰리며 사모펀드로부터 자금을 투입받았던 저비용항공사(LCC)는 물론 물 들어올 때를 기다리며 열심히 노를 준비해왔던 사모펀드들 역시 이를 반기는 분위기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단기성 자금이 항공사에 수혈되는 데 따른 우려 역시 적지 않다. 항공사가 사모펀드 자금으로 운용될 경우 경영 환경의 불안정성이 초래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과거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왔을 때는 물론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KCGI'가 한진칼 지분을 매입하고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목소리를 내던 시기에도 제기됐던 문제이기도 하다.

사모펀드의 항공사 인수는 현행법상 문제는 없다. 항공안전법 제10조(항공기 등록의 제한)에 따라 외국인(또는 외국정부, 외국공공단체, 외국법인)이 지분의 2분의1을 소유하거나 그 사업을 사실상 지배하는 법인은 항공기를 등록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과거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등에서 사모펀드의 인수를 놓고 우려가 나왔던 이유는 당시 인수후보로 거명됐던 일부 사모펀드에서 외국 자본의 비중이 높았기 때문이지 사모펀드 자체가 문제가 된 건 아니었다.

다만 항공업의 특수성은 눈여겨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항공업은 국가 기간산업 중 하나로 국적사의 생존이 국가 경제와 국민 편익으로 직결된다. 이런 이유로 코로나19 3년 동안 고용유지지원금, 기간산업안정기금 등 국가의 지원으로 대부분의 항공사가 생존해왔다.

업계의 우려도 여기에서 출발한다. 사모펀드가 경영에 참여하게 되면 5~6년 안에 수익을 실현해야 하는 탓에 운항 안정성이 저해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안전문제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사모펀드는 단기 이익 실현이 우선 목적이기 때문에 항공사에서 가장 중요한 안전에 소홀히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런 우려는 어제오늘은 일은 아니다. 항공사가 매물로 등장할 때마다 항공업계 내부에서 곧잘 나오는 지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왔을 때도 나왔고 LCC에 사모펀드들이 자금을 댈 때도 나왔다. 다만 아직 현실화한 적은 없다. 세계적으로 사모펀드가 항공사를 인수해 운영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든 것으로 전해진다.

사모펀드는 항공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짧게는 5년도 안돼 수익을 거두고 나가야 하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항공사를 운영하는 곳보다 안전에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기울일 가능성은 물론 있다. 안전에 대규모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추론 역시 충분히 가능하다.

다만 사모펀드 내부에서는 너무 단편적인 추정일 뿐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하는 사모펀드 입장에서 재무구조 개선과 더불어 안정적 운영은 필수라는 설명이다. 안전 역시 항공사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기존 대주주만큼의 투자는 당연히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안전은 재무 여력과 동떨어져 생각할 수 없다. 항공사업법령은 소비자 보호와 항공기 안전 투자를 위해 운항 개시일로부터 3년간 운영비 등을 충당할 수 있는 재무능력을 면허기준으로 두고 있다. 사업계획, 모회사의 자금지원 여력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한다.

업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우려 역시 반론이 가능하다. 현재 국내 저비용항공사 대부분은 기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출신 임원들이 최고경영진으로 참여하고 있다.

VIG파트너스가 인수한 이스타항공의 경우 이번에 신임 대표이사로 조중석 전 아시아나항공 전무가 선임됐다. 조 대표는 30여년 동안 아시아나항공 한국지역본부장, 에어부산 경영본부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티웨이항공 역시 대한항공과 진에어를 거친 정홍근 대표가 이끌고 있다.

티웨이항공의 주요주주로 올라선 JKL파트너스는 과거 비슷한 사례로 팬오션을 인수해 재매각한 사례가 있다. 2015년 하림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국내 최대 벌크선사인 팬오션 지분 58%를 1조80억원을 주고 인수했다. 당시 너무 비싼 가격에 부실 기업을 사게 됐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팬오션은 경영 정상화에 성공했고 JKL파트너스는 세 차례 분할 매각을 통해 원금 대비 2.76배를 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VIG파트너스는 해운업이나 항공업 같은 기간산업에 투자한 적은 없다. 버거킹, 삼양옵틱스, 윈체, 바디프랜드, 본촌 등이 대표 투자기업이다. 기술과 시장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기 어렵고 대규모 자금을 필요로 하는 투자에서 벗어나 이해하기 쉽고 직접 경영에 참여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작고 가벼운 산업에 집중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보통 유통, 소비자, 금융 등이다.

이 기준에 따르자면 이스타항공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투입된 자금은 1400억원으로 그리 크지 않지만 산업 자체는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있고 쉽지 않다. 소비자 입장에선 가볍고 쉬워 보이지만 막상 경영하려면 워낙 변수가 많아 복잡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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